치열했던 스물 콘서트 티켓팅이 끝나고, 6년230일 같은 긴 기다린 끝에 어느새 찾아온 콘서트 당일.
전날 설렘이 극치에 달해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불면증에 시달렸지만,
나의 하루하루는 최고가 될 걸 알기에 기분 만큼은 Fly to High 였다.
문뜩 콘서트 장으로 출발하기전 체크 해본 일기예보.
콘서트 전후로 짧은 비 예보가 잡혀있었다. 역시 우천여신이라서 그럴까.
‘비 오는날 듣기 좋은 노래는 윤하 노래밖에 없지...’ 라고 생각하면서 작은 우산을 하나 챙겼다.
올림픽공원에 도착하자 현수막에 걸린 포스터 속 바다아이가 나를 반겨주었다.
공원에는 수많은 사람들(피플)로 인해 퍼레이드 느낌이 물씬 풍겼다.
비록 소나기가 금방 이라도 내릴 것 같은 먹구름이 껴서 날씨는 흐렸지만,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서 아주 상쾌했었다.
드디어 공연장에 입장.
첫 눈에 보인 압도적인 광경(View)이 단숨에 나를 사로잡았다.
‘말도 안돼’
비현실적인 무대 규모에 나도 모르게 현실을 부정해버렸다.
얼마나 멋진 공연이 펼쳐질지 감히 상상이 가질 않았다.
공연에 집중하기 위해 휴대폰을 Airplane Mode로 바꿨다. 이 시간 이후로 아무도 나를 찾아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윽고 불이 꺼지고, 속으로 마음의 준비를 위해 1,2,3을 외쳤다.
우렁찬 환호와 함께 반짝, 빛을 내는 의상을 입은 나의 Hero 윤하님이 등장했다.
웅장한 P.R.R.W는 순식간에 관객을 사로잡았다.
‘아 이게 바로 이머시브 사운드 인가?’
첫 소절부터 귀에 꽂히는 사운드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이어서 부르는 Black Hole과 물의 여행은 그저 Just Listen 하라는 듯 오직 윤하님만 부를 수 있어 아무도 따라 부르지 못하는 성역과도 같이 느껴졌다.
오프닝 멘트 후 불러주는 My Song And... 는 마치 팬들에게 프로포즈하는 듯한 멋진 세레나데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상상도 못한 셋리스트들의 향연.
앨리스를 불러주는데 마치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소스 파스타를 먹는 듯 했다.
일렉기타를 꺼내서 어린 욕심을 불러주는데 내 심장을 Touch하는 듯한 울림이 있었다.
중간에 피아노를 치며 Audition을 부르는데, 데뷔초의 풋풋함이 느껴졌었다.
Black Rain과 Break Out으로 밴드 세션을 소개하는 모습은 이번 공연 중 최고의 퍼포먼스였다.
Supersonic을 듣기 위해 오늘만 기다려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너무나 좋았었다.
그 작은 체구의 폭발적인 성량은 체조 전체를 가득 채우고도 남았을 정도로 한계가 없었다(No Limit).
이번에는 파란빛 레몬 느낌의 의상으로 갈아입고 지금이 제일 좋아을 불러주었다.
곡 제목대로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좋았었다.
계속해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히트곡들을 불러주었다.
언제나 들어도 신난 혜성과 비밀번호486은 오랜 시간을 함께한 Best Friend 같이 느껴졌다.
C2024YH로 바뀐 살별을 부를 때 ‘가자(Go)!’라고 외치는 윤하님 때문에 정말로 무대로 달려나가고(Run) 싶을 정도로 흥겨웠었다.
흥이 극에 다른 공연장은 이번에는 의탠딩으로 진행했다.
신나는 댄스와 함께 부르는 Rock Like Stars.
터프한 여성 록커로 변모해 관객의 마음을 하나 하나 One Shot으로 저격해버렸다.
텔레파시를 부를 때 ‘Hey Hey’ 떼창은 체조 지붕을 날려(Fly) 버릴 정도로 우렁찼다.
그리고 의탠딩 공연의 끝판왕 오르트 구름으로 축제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모두가 신날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여실히 깨닫는 순간이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본 공연 마지막 곡 사건의 지평선.
관객 모두 약속이라 한 듯, 사건의 지평선의 하이라이트를 떼창했다.
앵콜곡은 스물콘의 하이라이트 스무살 어느 날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는 윤하님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모든 아픈 슬픔들은 이제 괜찮다며 노래로 관객을 치유해 주고 있었다.
두번째 앵콜곡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으로
힘겨운 겨울을 지나는 우리에게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봄은 있었다라고 말해준다.
기다리다 20주년 버전을 마지막으로 한 겨울 밤의 공연이 끝났다.
꿈 같은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을 빠져나오니, 비가 내리는 밤(Rainy Night)이었다.
챙겨 온 작은 우산을 꺼내 펼친 뒤 한 우산 아래서 빗소리를 들으며 집(Home)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오늘의 공연을 조용히 곱씹어 보았다.
국내 최초 이머시브 사운드를 도입하는 어려운 일을 해낸 윤하님이 너무나 대단해보였다.
윤하님은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정상에 서 있는 희망(Hope)같은 가수이면서,
삶에 지쳐 실의에 빠진 우리들을 노래로 구원(Rescue)해주는 구원자(Savior)같은 가수이다.
이 소중한 기억을 가지고 내일도 맑은 하늘처럼 열심히 살아가야 겠다.
Tanks To 윤하님. 잘 지내시길 바라며 다음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