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41권》
45. 마왕품魔王品
[5 - 3]
아난이 아뢰었다.
"어떻습니까? 세존이시여, 그가 스스로 범행과 3승乘의 행을 닦는다면 그런 사람은 어디로 나아가게 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네 말과 같이 나는 항상 3승의 행을 말한다. 과거와 미래를 비롯한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모두 3승의 법을 말한다. 아난아, 알아야 한다. 어떤 때가 되면 중생들의 얼굴과 수명은 갈수록 못해지고, 몸이 쇠약해지고, 위신이 없어지며, 온갖 성냄, 질투, 어리석음, 간사함, 거짓, 의혹이 많아지고 소행이 진실하지 않게 되리라. 혹 근기가 날카롭고 빠른 자가 있다하더라도 여기저기서 다투고 서로 싸우면서 주먹이나 기왓장, 돌이나 칼이나 몽둥이로 서로를 해칠 것이다. 그때의 중생들은 풀을 잡아도 곧 칼이 되어 그들의 목숨을 끊을 것이다.
그 중에서 자애로운 마음을 행하는 중생들은 성냄 없이 그런 변괴를 보다가, 모두들 곧 두려운 생각이 들어 다들 그 나쁜 곳을 버리고 달아나 산이나 들에서 살면서, 스스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가지 법의를 입고 위없는 범행을 닦으며 자기를 극복할 것이다. 그래서 번뇌가 있는 마음을 없애고 해탈을 얻어 곧 번뇌가 없는 경지에 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저희끼리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원수를 이겼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들을 가장 훌륭한 자들이라 하느니라."
그때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들은 어느 부류에 속합니까? 즉 성문의 부류입니까, 벽지불의 부류입니까, 부처의 부류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바로 벽지불의 부류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그들은 다 온갖 공덕을 짓고 온갖 선善의 근본을 행하며, 청정한 네가지 진리를 닦고 모든 법을 분별하기 때문이다.
선한 법을 행한다는 것은 바로 자애로운 마음이다. 왜냐하면 어짊을 실행하고 자애로움을 행하면 그 덕은 넓고 크기 때문이다. 나는 옛날에 이 자애로움과 어짊의 갑옷을 입고 악마의 권속들을 항복받았고, 나무 밑에 앉아 위없는 도를 성취하였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자애로움이 가장 제일이고, 자애로움이 가장 훌륭한 법임을 알 수 있느니라. 아난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가장 훌륭하다고 부르는 것이다.
자애로운 마음을 쓴다는 것은 그 덕이 이와 같아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니 부디 방편을 구해 자애로운 마음을 닦도록 하라. 아난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