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의보살無盡意菩薩은 누구일까? 'Aksayamatir-Bodhisattvah' '아크사야마티르 보디사트바'로서 대방등대집경 제27권에 나오며 그의 뜻이 다함 없는 보살이란 의미다 달리 무진혜보살無盡慧菩薩이며 무량의보살無量意菩薩이라 하는데 역시 지혜가 다함 없는 보살이고 한량없는 생각을 지닌 보살의 뜻이다
사바세계는 감인대堪忍待의 세상이다 견디고 인내하고 기다림의 세상이다 이를테면 무진무여無盡無餘다 다함 없고 남음 없는 중생들을 단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제도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마음을 내되 위로는 부처님의 공덕을 구하고 아래로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므로 소위 '무진의보살'이라 명명한 것이다
대방등대집경 무진의보살품에 의하면 보살은 동으로 무수억 세계를 지나 불현국不眴國이란 세계가 있고 현겁賢劫에 출현하는 16존尊 그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한다 무진은 ‘다함 없다’는 말로 무량과 같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보현보살이 아닌 보현불이란 부처님이 계시는데 이 보현불을 모신 보살 중 한 분이다
불현국不眴國은 어떤 나라일까? 이른바 어지럽지 않은 나라다 눈 깜짝일 순眴 자를 놓고 '어지러울 현眴'으로 새기는데 이는 불현국에서 나온 새김이다 견디고 참고 기다려야 하는 사바세계는 그야말로 어지러운眴 세상國이다 그러나 불현국은 어지럽지 않다 무진의보살이 머무는 곳이고 나아가 보현불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 모든 법은 다 영원하지 않다 꿈夢과 같고 허깨비幻와 같으며 거품泡 같고 그림자影 같으며 이슬露 같고 번개電와 같다 이는 무진이 아닌 진盡이다 다할 진盡은 언젠가 다하지만 무진이기에 결코 다함이란 게 없다 생로병사生老病死가 그러하듯 생주이멸生住異滅과 함께 성주괴공成住壞空의 법칙 속에 진盡은 있으나 무진無盡이란 없다
그래서 '무진의보살'의 뜻은 소중하다 무진의보살은 영원히 다함 없다 사람의 행동은 다함이 있다 사람의 언어도 다함이 있고 사람의 마음도 다함이 있다 행동과 언어와 마음이 흔들릴 때 그 세상은 어지러울 수 있겠으나 보현불이 머무는 청정한 불현국에는 어지러움이 없고 안존이 있을 뿐이다 무진의보살이 있는 곳이 불현국이다
무진의보살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관세음보살의 공능을 드러낸다 바로 이 점에 보살의 덕이 배어 있다 평범한 이는 자신을 드러내거나 때로 남을 헐뜯음으로 인하여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한다 하나 무진의보살은 매우 아름답다 누구보다 먼저 남을 드러냄으로 인해 제 그림에 스스로를 찬탄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정신세계를 고양시키고 있다
무진의보살의 주처가 불현국이며 사바세계 동쪽에 위치해 있다 헤아릴 수없는 무수억이라 한다 같은 지구 위에 있는 나라라면 모를까 지구를 떠나 무수억 밖의 나라라면 세존 법석에는 어떻게 참석했을까 서방정토에 머무시는 아미타불이 사바세계 중생들을 교화하고자 십만억十兆 불토를 단숨에 달려오듯 무진의보살도 같은 거리 동방정토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참석했을까?
무진의보살이 법화도량에 참석하여 관세음보살의 공능을 찬탄하고자 서가여래 세존께 예를 올린다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시계 역방향으로 세 번을 돈 뒤 정중하게 자리에 앉아 법을 묻는다 이런 상황의 '그때'가 중요하다 무진의보살이 법을 묻는 그때를 오늘날 우리가 숨 쉬고 사는 세계로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최첨단 과학은 낱낱이 만들어내고 있다
오늘이 음력으로 4월 보름날이다 여름夏 안거安居가 시작된다 다가오는 7월 보름날까지 선가禪家에서는 한철 석 달을 출입을 자제한 채 화두에 전념한다 무진의보살이 서가모니 부처님 전에 관세음보살에 대해 묻고 답하던 그때尒時가 무엇을 뜻하는지 하나의 화두로 듦은 어떠할런지? 책상 위 책상 아래 놓인 시계조차도 플랑크 시간으로는 무한 차이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