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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세차게 비가 내리고 장면이 바뀌며 어두운 곳에서 수갑을 차고 얼굴을 가린 사람들을 보여준다. 내레이션으로는 “한 방울의 더러운 물이 전체를 흐린다”거나, “남만 탓하고 있을 수 없다” 등이 나오며 “모두 함께” 부정부패 추방에 앞장 서줄 것을 강조한다. 실제 1993년 3월에는 부정부패 추방운동본부가 출범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④ 1996년∼2000년
경제살리기
1997년 말 발생한 IMF 외환위기 이후 공익광고는 경제살리기의 주제가 전체 제작 편수의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1998년 4월께 방영된 <의자>도 이 같은 외환위기 극복 내용을 담고 있다. 광고는 세 개의 다리만 있는 의자가 중심을 잃고 쓰러진다. 그러다 이 세 개의 다리에서 조금씩 잘린 나무가 하나의 다리로 완성되어 다시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의자로 일어서는 내용이다. 당시 정부는 “경제 파탄의 직접 책임이 국민에게는 없지만, 물가나 실업 사태 등으로 어느 가정이든 피해를 볼 것이라면서 난국 타개를 위해 국민들이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출산장려 운동
공익광고에서 ‘가족계획’은 그 내용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주제이다. 1986년 <한 자녀 가족>과 1988년 <한 자녀 시대> 등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1980년대에는 ‘둘도 많다’며 ‘한 명만 낳자’고 외치던 시기였다. 그러다가 90년대를 거치며 2000년에 들어서는 상황이 반전됐다. 저출산 장려 덕분인지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국가 단위에서 출산을 다시 늘리려는 운동이 펼쳐졌다.
⑤ 2010년~2020년
스마트폰 중독 경고
2010년대에는 1990년대의 약물(마약)중독과 물질중독의 주제를 넘어서는 ‘행위중독’ 개념이 등장했다. 바로 ‘스마트폰 중독’이다. 2013년 공익광고제 대상 수상작인 <묵념>에서도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 친구를 만난 자리에서도, 학교 체육 시간에도, 심지어 결혼식장에서도 스마트폰만 바라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묵념’으로 표현했다. 광고는 ‘고개를 드는 순간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순간이 있다’는 걸 강조한다.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흔히 ‘보이스피싱’이라 말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또한 2010년대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한 이슈 가운데 하나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당황하게 한 다음에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등의 수법을 쓰는 사기범죄이다. 정부와 언론, 사법당국에서 예방 및 대응 캠페인을 시작해 범죄 예방을 홍보하고 있다. 2015년 방영된 공익광고 <의심이 안심입니다>에서는 “ㅇㅇㅇ님의 통장이 범죄에 사용되어...” “취업을 축하드립니다~” 등 실제 보이스피싱·스미싱 범인들의 목소리와 범죄 사례를 통해 경각심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