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정 때, 그래도 이 땅보단 뭔가 나을 듯해 만주로 갔단다. 그리고 뙈놈들 한테 갖은 무시 다 당하다가 내 나라가 독립됐단 소리 듣고, 이고 지고 업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 왔단다.
그때 우리 어매는 외할매 어깨 위에서 두만강을 건넜단다. 그래, 우리 어매는 만주에서 태어났다. 어느 놈들 논리라면 뙈년이겠구나, 어쨌든 중국 땅에서 태어났으니.. 누구는 일본에서 태어났고, 그래서 친일파라니 그렇겠구나.
1917년 태어난 박정희도 만주로 갔고 일본군인이 되었다. 그래서친일파 라더구나.
그런데 그가 태어났을 때 그가 속할 나라는 단 일본뿐이었다. 태어난 게 태어난 자의 죄 인거냐?
너희들은 부모를 골라서 나라를 골라서, 태어날 수 있었더냐? 태어난 게 어매 잘못이냐?
박정희 잘못이냐 ? 못 먹고 못 살아 찢어지게 가난하고 조국도 없던 그 시절이 잘못 아니더냐 ?
청나라로 끌려갔던 여인들이 고향이라고 돌아와서 환향녀로 매도되어 지금도 그 이름이 남아있지~ 화냥년 ! 지켜지지 못해 피해 받은 그들이 잘못 이더냐? 못지켜준 나라의 잘못이 아니냐?
일제 때 이 나라의 꽃다운 처녀들이 성 노예로 끌려갔다고 분개하더라! 그게 누구 잘못이냐? 그녀들만의 잘못이냐? 일본 놈의 잘못이냐?
그러지 않게 지켜줄 나라가 없어지게 된 탓 아니냐? 그런데 나라를 일제에 넘기고도 이씨 왕가 일족들은 일제가 망하는 그날까지도 호의호식했다 하더라. 그래 우리 외할매는 수꼴이었다. 아니 우리 할매도 할부지도 수꼴이었다. 나라가 없다는 건, 지킬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지.
그래, 너희들이 비웃는 늙어서 죽어야 하는 80~90대는 내 나라가 없어 서럽던 그런 분들이다.
그래서 그분들은 경험으로 안다. "내 나라"라는 게 큰 울타리라는 것을- 나라가 없이는 나도 없다는 것을...
그래서 안보, 안보 하며 지팡이를 짚고 꼬부라져서라도 태극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이제 80을 앞둔 우리 어매는 말한다. 나무껍질 벗겨서 먹어 봤냐고?
부황이 들어 온몸이 퉁퉁 부어봤냐고? 배가 고파서 종일 울기만 하는 아이를 바라만 볼수밖에 없었던 부모의 애끓는 심정을 너희가 아니?
쌀,보리 한줌에 고구마 줄기를 한 솥 넣어 풀죽 끓여 그것도 맛있다고 허겁지겁 먹여봤냐구?
전염병이 한번돌면 픽픽 죽어 가마니짝 덮여 지게에 져 나가던 사람을 본 적은 있냐구? 공부하고 싶어도 학교가 없던 그 시절을 듣기나 해봤니? 그런시절 있었다는거, 바로 니 할매 할배 시절였다는거 알기는 하니?
미국? 양키? 우리 어매는 그런 거 모른다. 시골 초봄, 누렇게 떠서 다 죽어가다가 학교에서 배급으로 나눠준 우유가루를 멀겋게 죽을 끓여 먹고 설사를 할 망정 그 덕분에 살았다더라.
우리 어매도 6.25는 이제 가물가물 하다신다. 벌써 70년 전 일이다. 그 미군들이 아니었으면 지금 인천이고 부산이고 광주고 다 김정은 장군님이 다스릴 "조선"이라는거 알기는 하니?
그래도 우리 어매는 단 하나는 안다. 배고픔이 사람을 얼마나 짐승으로 만드는지를!
우리 아배는 말한다. 5.16혁명을 국민들은 너무 반겼다고..
전쟁은 끝났지만, 먹고 살길은 막막하고 일자리,농사지을 땅뛔기 한뼘없어 못 먹고 못살던 국민들은 죽지못해 살고 있었는데, 민주주의 하겠다던 윤보선이 장면도 가난구제 못하고 패 갈라서 싸움질만 하고있었는데,
4.19 다음에 나라는 되레 난장판! 데모 천지가 되었고..
그래서 그때는 또 한 번 세상이 뒤집어 졌으면 좋겠다는 악에바쳐 있을때 그럴 때, 난장판인 나라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배고픔을 면하게 해준게 5.16이고 박정희였다는거 너희는 모르지?
그래! 그래서 우리 어매도 아배도 태극기를 들고 나섰다!
너희들이 말하는것처럼 늙어 빠져서 뇌가 마비되어서, 세뇌되어서가 아니라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말아야겠다는 신념으로, 내 손자 손녀에게는 그런나라 물려주면 안된다는 일념 뿐이었다. 그래도 이만큼 살게 해주어서 감사하다는 은혜 갚음도 있었고.. 그 뼈저린 경험 때문에도.
첫댓글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나그네인생님
~감사합니다 ~샬롬~!!~~ㅎㅎ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