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기록의 산실, 문학경기장
지난 10월 2일 문학경기장이 열광으로 들끓었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이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28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아시안게임에서 통산 4회(공동 우승 포함) 우승에 성공했다. 이러한 역사적인 장면을 문학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은 눈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문학경기장에서 이뤄진 역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학경기장에선 한국 축구의 많은 역사가 이뤄졌다.
-
- 2002년 6월 14일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대표팀이 환호하며 경기장에 슬라이딩하고 있다./조선일보DB
문학경기장은 지난 2001년 12월에 완공됐고 이듬해 4월 중국과의 A매치로 첫 공식경기를 가졌다. 그리고 2002 월드컵. 대한민국의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전이 문학경기장에서 열렸다. 당시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 파울레타, 세르지우 콘세이상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우리가 밀렸지만 후반 25분 박지성의 환상골이 터지며 1-0 승리를 거두었다. 2승 1무로 조 1위가 된 대한민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6강이 확정된 장소가 바로 문학경기장이었다.
이후 문학경기장에서 대한민국 경기는 2003년 아시안컵 예선으로 다시 열렸다. 당시 우리나라는 베트남, 오만을 각각 5-0, 1-0으로 꺾었다. 마지막 상대인 네팔을 상대로 16-0 대승을 거두었다. 박진섭이 5골, 우성용이 3골, 김도훈이 3골을 터트리는 등 한 경기에서 세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16-0은 우리나라의 A매치 최다 골 승리로 남아있다. 시원한 골 잔치로 쓰여진 최다 골 승리 기록도 문학에서 나왔다.
-
- 지난 2일 인천문학축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한국 임창우가 결승골을 넣자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조선일보DB
그리고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이 열린 문학경기장에서 대한민국이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은 이란과 함께 아시안게임 축구 최다 우승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또 무실점 우승은 이번이 두 번째 인데 1951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인도가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당시 인도는 세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일곱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우리나라의 기록이 더 값지다. 또 단 한 번의 무승부도 없이 모두 승리를 거둔 적은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문학에선 이렇게 또 하나의 역사가 쓰여 졌다. 축구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선수들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문학경기장엔 승리의 기운이 흐르는 듯 하다. 실제로 대표팀은 첫 경기인 말레이시아전을 포함, 총 네 경기를 치렀는데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