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m.kin.naver.com/mobile/qna/detail.nhn?d1id=11&dirId=1111&docId=347111660&qb=7KG07J6s7ZWY64qUIOuqqOuToCDqsoPsnYAg7JWE66y0IOydtOycoCDsl4bsnbQg7YOc7Ja064KY7IScIOyXsOyVve2VqCDsho3sl5Ag7KG07J6s66W8IOydtOyWtOqwgOuLpOqwgCDsmrDsl7DtlZjqsowg7KO964qU64ukLg==&enc=utf8§ion=kin.ext&rank=2&search_sort=0&spq=
존재의 의미에 대한 회의감을 어떻게 다루나요
이제 막 20살이된 예비 새내기고, 전 어렸을때부터 존재라는주제에 대한 의문이 많았습니다.초등학교 1, 2학년즈음엔 이별이랑 죽음을 무서워해서 밤마다 부모님을 붙잡고 죽지말라고, ...
m.kin.naver.com
무의미를 아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작성자님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거칠게 말하면 인간이란 찰나 있는 유기물 덩어리이며, 삶은 기회조차 아니죠.선택할 수 없는 탄생을 맞이한 우리는 진화로 형성된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입니다.그 길은, 우리가 의식하기 전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죠. 지능, 성격, 겉모습,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발달......교통사고라도 크게 나면 아등바등 이어 온 시간과 생명에 부여된 무거운 가치가 우습게 모든 것은 끝납니다.아랍 문명이 남긴 거대 석상은 소량 폭약에 형체 없이 사라지고, 수백 년 이어져 온 성당은 불타 무너져 내립니다.오세아니아 대륙이 잉태한 생명의 신비함이, 불 속에서 숲과 함께 우리가 모르는 새 사라지고 있습니다.사랑은 번식욕에 이끌린 착각이고, 도덕은 필요에 의해 도입된 것이며 아무리 수학이 발달해도 어떤 공리는 증명할 수 없지요.의미의 껍질을 아주 벗겨내면 남는 것은 없습니다.그러나 그건 불가능하죠. 아무리 파헤쳐도 닿는 데가 있습니다.예컨대, 저는 사랑이 생긴 진화의 과정을 알면서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미각과 포만감이 그저 살아가기 위한 자극이라도, 야심한 새벽 나가 먹은 국밥에 뜨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가 행복감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행복감이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합니다.이렇게, 존재가 가진 한계는, 실존을 바라볼 때 잊을 수 있습니다.실존은 순간에 있습니다. 무의미 속에서 순간은 이어집니다.순간에 어떤 의미를 쌓느냐, 그것이 실존하는 사람의 특권입니다.어떤 식으로든 작성자님은 세상을 해석하고 있으며, 무의미마저 하나의 의미로 쓰인다는 점을 스스로도 아실 겁니다.즉 작성자님이 모든 의미를 지워낸 그 자리에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이미 직접 지은 의미입니다.그러니 선택할 수 있습니다.모든 것이 꾸며진 의미라면 어떤 신기루를 어떻게 좇을 것인지.be가 가짜라면 적어도 어떻게 ing할 것인지.도무지 멈출 수 없는 삶의 달리기는, 목표에 다가가는 것이 아닙니다.목표란, 달리게 하는 원동력일 수 있어도, 결국 잘 달리기 위한 마인드세팅에 불과하죠.그러니 차라리 춤 같은 것입니다.우리는 ing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까요.산타클로스가 가짜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에도 유년의 크리스마스는 참 두근댔습니다.앞으로도, 산타의 상징에 설령 아무 실체 없더라도 모든 이의 크리스마스는 풍요롭겠죠.물리학에 뜻이 있었다 하셨죠.만약 다시 물리학을 공부하게 된다면, 중요한 것은 어떤 원리나 배움 자체가 아닙니다.원리로 나아가는 과정, 그 지향 속에, 마땅히 찾고자 하는 세계가 열릴 것입니다.신기루에 닿을 수 없을지라도 신기루를 사랑하는 길은 작성자님의 삶에 있기 바라며,두 줄 요약 들어갑니다.1. 그런 것(X as it)은 없다.2. 그러는 것(X being it)만이 있다.늘, 좋은 게 좋은 겁니다. 1대1 질문 환영합니다.2020.02.13.
첫댓글 언제 읽어도 위로되고 참 좋은 글이다
위로되고 너무 좋다
첫댓글 언제 읽어도 위로되고 참 좋은 글이다
위로되고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