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고철 정차역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간단히 몇자 적어봅니다.
호남선 KTX는 항공기를 경쟁상대로 해야 한다는 얘기를 밑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잘못하면 우등고속버스에도 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안-논산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논산 이남행 고속버스의 소요시간이 30분 가량 줄어들고 요금도 2천원 가량 인하되었습니다.
(승용차나 화물차와는 달리 고속버스는 민자고속도로를 이용하더라도 도로공사가 지은 고속도로와 똑같은 킬로당 요율로 승차권 가격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서울-전주/익산의 경우 2시간 30분대, 광주의 경우 3시간 30분대면 도착한다고 하죠.
요금은 서울-광주 우등고속 승차권이 2만원이 채 안된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서울-광주 새마을호 일반실 요금은 평일에 2만3천원, 주말에 2만7천원인데, 소요시간은 4시간을 넘어갑니다.
한마디로 호남방면 새마을호는 우등고속버스에 비해 시간면에서나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얘깁니다. (주말의 고속도로 정체를 제외한다면..)
천-논 고속도로 개통 이전에도 호남방면의 철도 대 버스 이용비율은 3:7 정도로 철도가 불리했지만 이젠 그나마 더 떨어질 것 같습니다.
(참고로 호남방면의 경우 철도 이용객이 버스의 절반 가량 밖에 되지 않으므로, 전체적으로는 수도권-호남간 교통수요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예로 서울-광주간 우등고속버스 배차시간은 평일에도 5분이고 주말에는 더 짧지요.)
그럼 KTX가 호남방면 철도의 경쟁력을 다시 회복시켜 줄것인가??
2004년부터 2015년까지는 호남선 KTX가 대전에서부터 기존호남선을 이용하여 달리는데, 철기연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천안, 서대전, 익산 3개역 정차시 광주까지 2시간 40분이 걸릴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철기연에 문의한 바로는 KTX는 가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정차역 1개가 추가될 때마다 10분 이상이 더 소요된다고 하더군요. (KTX의 가속도는 1.7, 신칸센 700계의 가속도는 2.7입니다.)
따라서 정차역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최소 10분을 더해야 하므로 선택정차식으로 논산, 김제, 정읍에 번갈아가며 정차하더라도 1개역 추가정차시 2시간 50분 이상 걸리는 셈입니다. (2개역 추가정차시엔 3시간 이상입니다)
KTX의 요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서울-부산간이 4만원~5만원 선 이라는 얘기가 있으므로 대강 예상해보면 서울-광주간은 최소한 3만원선으로 예상됩니다.
(솔직히 3만5천원 가량은 받을 것 같긴 하지만 최소액으로 잡아봤습니다)
자 이제 KTX와 우등고속버스를 비교해봅시다.
요금면에서 KTX가 최소한 1만원 가량 비싼데, 소요시간면에서 30분 밖에 차이가 안 난다면 KTX의 참패는 필연적이겠죠.
이것은 목포와 익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산과 전주는 KTX 이용시 당분간 익산역 환승이 불가피하므로 더욱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호남선 방면만 KTX 요금을 싸게 해 줄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므로, KTX는 오로지 중간정차역을 최소화하여 소요시간을 줄이는 것만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입니다.
인구 10만에 미치지 못하는 장성, 정읍, 김제, 논산, 두계, 나주, 함평역은 서울직통 태극호와 무궁화호+KTX 환승으로 유도하고, 꼭 필요하다면 하루에 너댓차례 전역정차 KTX를 운용하는 편이 상생의 길이라 생각됩니다.
이상입니다.
카페 게시글
① 한국철도 (영업, 정책)
호남선 KTX, 우등고속버스에 이길 수 있나?
이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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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1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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