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생명의 중심이며 사실상 모든 것의 핵심입니다. 에너지 없이는 움직일 수도 없고, 번식할 수도 없으며,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폭발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화석 연료 형태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화석 연료는 식물, 해조류, 기타 고대 유기체에 화학적 형태로 저장되어 있는 태양에너지입니다. 이 화학 배터리들이 충전되는 데는 수백만 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는 불과 수 세기만에 이 배터리들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습니다. 가용 에너지가 풍부해지고 에너지 천장이 높아지면서 인류는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화석 연료의 채굴과 가공, 사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 에너지의 개발은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1919년에는 석유 1배럴로 최소 1,000배럴의 석유를 더 발견했지만 2010년에는 석유 1배럴을 투입하여 단지 5배럴의 석유를 발굴할 수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희망을 걸고 있는 재생에너지의 투자 대비 에너지 수익률(EROI)은 화석 연료보다 훨씬 낮은 2~4 정도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경우 현재의 전력 소비량을 충족하려면 미국의 도로가 차지하는 면적보다 더 많은 태양광 패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바람의 EROI는 약 4에서 16까지 매우 가변적이며 햇빛보다 훨씬 불규칙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과 평화, 이를 통해 창출되는 새로운 문명의 유지를 위해서 인류는 다음 단계의 에너지원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인류가 갖고 있는 현재 기술 중에서 에너지 천장을 극적으로 높이고 풍요의 다음 단계로 진입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술은 핵분열 기술입니다. 핵분열은 어떤 화석 연료보다 풍부하고 친환경적이며 EROI가 75로 매우 높습니다.
핵분열 기술은 중기적으로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용한 기술로서 가용성, 에너지 밀도, EROI, 수익 대비 초기 비용 측면에서 모든 조건을 충족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핵분열 기술에 대해 폐기물과 안전성 측면에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핵 연료는 놀랍도록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핵 폐기물의 절대량은 아주 적습니다. 사용 후 핵 연료는 다른 원자로에서 재사용하거나 건식 저장 용기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 형태의 건식 저장 용기는 0.5인치 강철과 20인치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는데 일반인이 특별한 보호 장비 없이도 안전하게 그 옆에 서 있을 수가 있습니다.
핵 발전소의 안전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체르노빌, 스리마일섬, 후쿠시마 등 사고가 발생했던 세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는 모두 초기 기술인 비등경수로형 원자로를 사용했습니다. 비등경수로형 원자로는 전력을 사용하는 데 사용되는 물과 원자로의 열을 순환하는 데 사용되는 물이 밀폐된 장치 안에서 섞이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덜 안전합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이후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들은 핵 반응으로 가열된 물과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물을 분리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훨씬 더 안전합니다.
최근의 원자로 설계는 크기가 더 작고 안전성이 높으며 유연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는 하나의 용기에 냉각재 펌프를 비롯한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담아 일체화시킨 원자로로서 축구장 하나 혹은 두 개 정도의 크기에 불과합니다. 현재의 일체형 핵 발전소 설계에 비해 SMR은 비용을 줄이면서도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분열 기술만으로 인류가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수준의 에너지 풍요를 달성하려면 핵융합 기술이 필요합니다. 핵융합 기술은 원자를 쪼개는 대신 두 개의 수소 원자를 헬륨으로 융합해 핵분열보다 더 큰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핵융합 기술은 방사성 폐기물이 없어서 깨끗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인류가 핵융합에 성공한다면 바다를 담수화하여 깨끗한 물을 얻을 수가 있고, 소행성을 채굴해 희소 광물을 획득하고, 태양광 패널로 된 다이슨 구조물을 건설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핵융합의 도래가 향후 30년 이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너지 천장이 낮아지고 효율성 혁신이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이 압박은 사회에 균열을 일으키고 심지어 사회를 파괴하게 됩니다. 이번 세기는 우리가 에너지 천장을 더 높여 우주를 여행하는 은하계 문명이 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에너지 자원이 서서히 고갈되고 기후가 변화한 지구에 갇혀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야만의 시대로 되돌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사)지역산업입지연구원 원장 홍진기 드림
첫댓글 인간이 원시적인 삶으로 다시 돌아가 살기전에는 원자력의 필요한 에너지는 인간의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