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늦은 6시.
밤딸기와 난 쉐르쥬를 태우기 위해 순천으로 향했다.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이번 여행에서 반드시 버리고 와야 할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남강휴게소에서 우동과 김밥을 사이좋게 나눠먹고, 쥐포도 한마리 사먹었다.
남강휴게소를 갈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정말 이쁜여자 없다.-_-;
한시간 반가량 걸려 순천에 도착했는데, 밤이라 그런지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를 두어대 볼 수 있었다.
참 나쁜 사람들이다. 때치!
쉐르쥬를 기다리기 위해 으슥한 지하 게임방으로 갔다.
섹시한 아줌마가 사장이었다.
밤딸기가 커피를 뽑았는데, 프림이 안나왔다.
그래서 난 국산차를 눌렀는데, 아예 안나왔다. -_-;
섹시한 사장 아줌마가 새 커피를 빼주셨다. 오..섹시해..
딱 20분지나니까 쉐르쥬로부터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참고로 게임방은 1시간단위로 계산한다는..-_-;;
간만에 만난 쉐르쥬는 변해있었다.
머리도 많이 길어있었고, 더 여성스러워졌다. +_+
우리는 다시 차에 올라타고(차 지붕에 아님 -_-;) 밤길을 달렸다.
국도를 타고 올어라운드가 있는 강진으로 달리고 또 달리고..
한시간 가량 가니 보성이 나왔다.
녹차밭이 있는 보성.
언젠가 꼭 가보리라 생각했던 보성 녹차밭..
30분쯤 더 가니까 강진이 나왔다.
강진 버스터미널 앞에서 전화를 하니, 두시간 기다렸다던 어러라가 나왔다.
차를 세워놓고, 술마실곳을 찾았다.
눈에 딱 들어온 고급스런 레스토랑...
...앞에있는 투다리.
동네 양아치들의 집합소였다. -_-;
자리가 없어(얼마나 다행인지..) 좀 더 가니 호프집이 나왔다.
다음은 종업원과 우스기의 다이얼로그이다.
우스기 : 스페셜이 뭠미꺼? 머머 나옴미꺼?
종업원 : (*^*^%$()*)()&*&%dalkjfoeiyh(*&(*^
우스기 : 예?
종업원 : 튀김*(^&%^&$%)(*)(%^
우스기 : 훈제치킨 주이소.
-_-;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무르익던 분위기는 문제의 투다리로 이어졌다.
첨엔 사방에 있던 양아치들에 조금 쫄기도 했으나, 술이 벌~거이 된 밤딸기가 아랑곳 않고 큰 소리로 떠드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떠들어댔다.
10시방향에는 양아치와 그의 애인이 뽀뽀를 쉴새없이 하고있었다.
밤딸기한테는 4시방향이다.
근데도 그걸 봤다고 한다.
밤딸기는 옆에도 눈이 있다.
전라도 술 '천년의 아침'과 '잎새주'의 깔끔함을 맛본 뒤, 우리는 노래방을 찾았다.
맥주를 시키니, 물통에 담아준다. -_-;
노래 한곡이 끝나고, 화면에 '독도는 우리땅'이 나온다.
풉.. 독도는 우리땅..
우스기 : 누고? 이거 예약한 사람?
아무도 예약 안했다.
알고보니, 그 노래방 이름이 '독도는 우리땅'이었다. -_-;
노래방에서 자~알 놀고, 이제 어러라 집으로 들어가야 할시간.
택시를 타면 10분거리인데 만원줘야한단다.
그돈이 아까워서 우린 차를 가지고 가기로했다.
시속 20km. -_-;
밤딸기는 소심하다고 막 그랬지만, 세명의 목숨을 담보로 광란의 질주를 할 수는 없었다.
어러라 : 여그 단속 많이 한당게요~
모두 : -_-;
어러라 : 여그 사람 많이 죽었당게요~
모두 : -_-;;
앗!
쩌~그 100m 전방에 보이는건 경..광..등..
잠시 차를 멈추고, 우리는 긴장했다.
어쩌지..어쩌지..
거기서 차를 돌릴 순 없었다.
차를 버리고 도망갈곳도 없었다.
의심을 사지 않아야했고, 다시 차를 몰았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켁~
경광등만 있었다.
경찰차는 없었다.
경광등 앞에 트럭있었다. -_-;
휴~
어러라는 자기집 담을 넘었다.
온 동네사람 다 깨도록 오만 소리를 다 내며 넘었다.
집에는 할머니만 계셨다.
어러라 집은 참 좋다.
왜?
술이 억수로 많다. -_-v
어러라와 난 간단히 한잔 더 하고, 옥매트위에서 어라라와 첫날밤을 맞았다.
밤딸기는 쉐르쥬와 첫날밤을 맞았는데, 무슨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아하하하하~
이튿날.
알고보니 전부 9시전에 눈을 뜨긴했으나 다시 다들 잠들었다.
일어난 시각 11시. -_-;
써프라이즈한다.
여기서 정말 쇼킹한 이야기 항개 소개.
두 남자아이는 어릴적 둘도없는 친구였다.
그중 한 아이가 일본으로 이민을 갔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된 한국아이는 일본 여자아이와 펜팔을 하게된다.
펜팔을 하던 그 일본여자아이가 한국으로 온단다.
일본 여자아이는 기대이상으로 이뻤고, 둘은 사랑하게되었다.
하지만 남자는 군대를 가야했고, 그래서 약혼하자그랬다.
다음날 대답해준다는 여자는, 이튿날 꽃이 활짝 핀 화분을 가지고 나왔다.
그녀의 일본이름은 바로 그 꽃이름이었다.
그 꽃은 암,수 양성을 지닌 꽃이라한다.
자신은 양성을 지녔다고한다.
바로..어릴적 그 친구라한다.
남자는 여자를 피하게되고, 여자는 남자를 잊지못해 계속 따라다니고 연락을 취한다.
그러던 중 남자는 백화점을 가는길에 여자로부터 호출을 받는다.
망설이다 공중전화박스로 들어가 이제 연락하지 마라고 말하고 나오는데,
백화점이 무너진다.
정말 써프라이즈다.
그 이야기때문에 우리는 하루종일 "일본갔다온나"놀이했다. -_-;
점심을 대충 사먹고, 해남 땅끝마을로 향했다.
어러라는 멀미를 한다.
어러라의 가족은 멀미를 한다.
어러라의 삼촌은 부산 모 대학 합격을 하고도 멀미때문에 등록을 포기했다고 한다. -_-;
그래서 우리는 계속 오바이트 이야기를 했다. 잘했제?
한시간 가량 가니까 해남 땅끝마을(토말)이 나왔다.
먼저 전망대에 올라 흐린날 경치를 만끽하고 사진도 찍었다.
전망대를 내려와 바닷가도 거닐고, 배위에 올라 사진도 찍고, 등대가서 사진도 찍고..
여자 세명이 놀러왔다.
내 사투리를 듣고는 웃어샀는다. 1/3 넘어왔다.
하룻밤 더 묵고싶었다아하하하하~
시간관계상 오래 머물진 못하고, 아쉬움을 남긴채 땅끝마을을 뒤로했다.
다음 찾은곳은 어러라의 집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나오는 청자박물관.
원래는 청자 만들기 체험을 할 예정이었지만, 시간관계상 관람으로 만족해야했다.
보다가 놀라운걸 발견했다.
어러라도 보고 놀래서 밤딸기에게도 알려줬다.
그건..바로...
전시된 청자앞에 죽은 모기. -_-;
어떻게 들어가서 죽었을까.. -_-;;
어?
쪽바리가 사진을 찍으려고한다.
어러라, 우스기 : 안되는데...
하지만 아직 사진을 찍기전이라 심증만 있을뿐 물증이 없어 계속 그 주위를 맴돌았다.
앗!
여자가 사진을 찍었다.
일본여자라면 못알아듣는 표정을 지을꺼라 생각하고, 일본말도 생각해놨다.
우스기 : 여기서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예.
여자 : 어머! 그래요? 누가그래요?
우스기 : 저기 밑에 적히 있는데예.
여자 : 그래요?
그렇다 왜?
나는 빨리 1층 안내 데스크로갔다.
우스기 : 여기 관리하시는분이 누구심미꺼?
사람들 : 예. 말씀하드라고잉~
우스기 : 저기 위에 일본사람들 사진찍는데예.
관리 1 : 올라가봐!
관리 2 : 후다닥~
호호호~
오데 감히 쪽바리가 사진을 찍어!
박물관을 한바퀴 돌고, 전망좋은곳을 찾았다.
거기 이름이 '전망좋은곳'이다.
정말 전망좋은곳이다.
남해에서 보기 힘든 수평선이랑, 넓게 퍼진 갯벌..
비록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각자의 눈에 그 장관을 담았다.
금빛물결..갯벌..정말 장관이었다...
어러라의 부모님이 와 계셨다.
근처 식당으로 가서 한정식을 먹었다.
정말정말정말 맛있었다.
여름에 다시 놀러오면, 그때는 숯불에 고기도 구워먹고 그러자고 어러라의 어머니와 약속을 했다.
아쉬움만 잔뜩 남기고..우린 강진을 떠났다.
돌아오는길은 무겁다.
다시 시작되는 일상과, 아직 다 버리지 못한 찌꺼기가 못내 두려웠나보다.
그보다 더 두려운건...
쏟아지는 졸음이었다. -_-;
밤딸기는 아예 잔다. -_-;;
세시간동안 광란의 질주를 하니, 마산이 보였다.
회색하늘 핸님과, 민뜨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우린 꼼장어에 쏘주한잔 하며 정모를 마무리했다.
정말 좋았고..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정모였다...
매번 정모할 때 느끼는 거지만,
추억은 찾는자의 것이다.
또 하나의 추억을 새기고
이렇게 월요일은 맞았다.
강진에서 우리를 맞이해주고 챙겨준 어러라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멀리 수원에서 힘들게 내려와 함께해준 쇠주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내 친구 밤딸기에게도 고맙고,
잠시지만 뒤풀이에 참석해준 우리핸님 회색하늘핸님과 내 친구 민뜨에게도 감사드린다.
다음 볼 그날 까지 모두들 건강하고,
아...또 떠나고싶다...^^v
카페 게시글
식도락가 이야기
두우번 죽이는 거라고
2004. 2. 정모 예고편 - 2003. 2. 정모후기
우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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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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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재미났겠어요...아하..후기 읽느라.....10분 걸린것 같아요..ㅋ 자꾸만 방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리...담엔 저도 꼭 참석해야징..?!~
그러고보니 내가 낙향한지 벌써 일년이 되었군....
핸님과의 첫날 밤 잊지 못할거에요~~ㅋㅋ
ㅁ...뭔 일 있었더냐? -_-;
어러라 처녀가 아니었군... 나한데 처녀행세를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