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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비례대표 경선,청년 여성, 소셜 아티스트, 현장 활동가 도전 돋보이다
청년, 예술, 탈핵-탈송전탑, 동물권, 기본소득,주거권, 대안교육, 사회적경제… 녹색당 비례대표 경선의 열쇳말구자상, 이계삼, 황윤, 김영준, 신지예, 김주온 등 출마‘누적득표제’ 실험 거쳐 12월 6일경 당선자 및 순번 확정
청년, 예술, 탈핵-탈송전탑, 동물권, 기본소득, 주거권, 대안교육, 사회적경제······. 현재 진행중인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의 열쇳말들이다. 기성 정당에 비해서는 적은 규모인 6명의 후보가 등록했지만 이들이 상징하는 바는 울림이 크다. 김주온, 신지예, 김영준, 황윤, 이계삼, 구자상 등 후보자들은 열띤 추천에 힘입어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을 개시하였다.
우선 이번 경선에서는 ▲ 녹색당의 활동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탈핵-탈송전탑운동의 대변자들이 출마했다는 점 ▲ 동물권과 주거권을 상징하는 후보들이 나타났고 이들이 모두 예술인이라는 점 등이 눈에 띈다. 또한 ▲ 청년 후보의 ‘자연스러운 등장’도 두드러졌다. 지난 15일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회가 의결한 청년비례대표 후보 선출 연령선 ‘만 45세 이하’를 적용하자면,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6명 중 5명이 ‘청년’인 셈이다. 녹색당은 그러나 청년 연령 기준을 ‘35세’에 두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청년 후보는 김주온·신지예 후보 2명. 신지예 후보는 만 25세이며, 김주온 후보는 아직 만 24세지만 내년 비례대표 후보 등록 이전에는 피선거권을 가지게 된다.
▶ ‘사회적경제’, ‘기본소득’ 대표하는 청년 여성 후보 신지예·김주온
독일의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인 녹색당 소속 안나 뤼어만을 떠올리게 하는 20대 청년이자 여성인 신지예·김주온 후보. 이들은 단순히 연령상의 청년을 상징하지는 않는다.
현재 대학원에서 문화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주온 후보는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지난해 6월 15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총회에 참가해 <한국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과 기본소득>을 발표하는 등 한국 기본소득 운동의 대표적인 활동가이다. ‘모든 시민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올해 3월 녹색당 대의원대회에서 당론으로 공식 채택된 바 있으며, 김 후보는 이에 힘입어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와 녹색당 양쪽에서 기본소득운동을 더욱 활발히 펼쳐왔다.
신지예 후보는 마포구에 위치한 ‘오늘공작소’ 대표로 사회적경제 CEO와 공동체운동가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예전 사회적기업 ‘이야기꾼의 책공연’에서 재직했고 2013년에는 서울시 사회적경제 아이디어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도 ‘청년 주거’, ‘청소년인권’과 ‘탈학교’, ‘대안교육’ 등을 상징하고 있다. 2004~2005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를 지내다 제도권교육 바깥으로 나아간 이후 하자작업장 학교를 다녔으며, 현재는 서울시 청년정책위원회 주거분과위원장으로도 활동중이다.
▶운동과 예술에 경계가 있으랴… 동물권과 영화감독(황윤), 주거권과 음악인(김영준)
예술가 당원들의 경선 도전도 흥미롭고 고무적인 대목이다.
‘하늘소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음악인 김영준 후보는 밴드 앨범 2개, 개인 앨범 3개를 발매했고 10여개의 앨범에 작곡자, 편곡자, 연주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영화감독 황윤 후보는 현대 산업사회를 성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어왔으며,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우수상, 부산국제영화제 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서울환경영화제 대상 등을 수상했다.
두 예술인 후보는 작품 활동 안팎에서 사회 문제에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결합하며 각기 ‘주거권’과 ‘동물권’ 확립에 크게 이바지했다. <한강에서 녹차라떼를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콩나물국만 먹는 이유> 등 풍자적 작품을 내놓았던 김영준 후보는 전국세입자협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주거권과 세입자 권리를 확립하는 사회운동을 전개해왔다. 황윤 후보는 영화 <작별>, <침묵의 숲>, <어느 날 그 길에서>로 동물원 문제, 위기의 야생동물, 로드킬 등을 다루었고, 올해 나온 다큐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공장식 축산과 지나친 육식의 폐해를 일깨우며 동물권 운동사에 큰 획을 그었다.
▶탈핵-탈송전탑-에너지전환의 대변인, 구자상과 이계삼
최근 영덕 신규 핵발전소 백지화 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녹색당답게 탈핵-탈송전탑 운동의 대변인들이 비례대표 경선에 후보로 등록했다. 한국 환경운동의 산 증인 구자상 후보와 밀양송전탑반대운동에 투신했던 이계삼 후보가 그들이다.
이계삼 후보는 2001년부터 11년간 중등 국어교사로 재직했던 교육자이자 교육운동가이기도 하다. 또한 <녹색평론>, <우리교육> 등 각종 매체에서 빛나는 필치로 독자들을 감동시켰던 문필가이며, 2009년 풀뿌리협동조직인 ‘밀양두레기금너른마당’을 창립한 풀뿌리 운동가이다. 2012년 2월 교직을 그만두고 농업학교를 준비하던 도중 밀양송전탑반대 주민의 분신 사망을 계기로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환경’, ‘생태’보다 ‘공해’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던 1985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 부산지부 간사를 맡은 구자상 후보는 한국 환경운동의 역사를 한몸에 담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 사무처장과 대표를 거친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녹색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지난 2012년 총선 부산 해운대·기장을에 출마해 ‘핵발전소 폐쇄’를 역설했다. 현재 부산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며, 부산시민햇빛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이다.
▶12월 5일 투표 마감. ‘1인 2표 누적득표제’ 초유의 실험
여섯 후보는 내주 이어질 지역 순회 토론회 등 선거운동을 소화하게 되며 투표는 11월 30일 9시부터 12월 5일 24시까지 진행된다.
이번 경선에는 ‘1인 2표 누적득표제’라는 사상 초유의 투표방식이 도입돼 또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투표자 1인이 2표를 갖는 1인 2표 누적득표제는 각 투표자가 2명에게 각 1표씩 투표할 수도 있고 1명에게 2표를 투표할 수도 있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고안한 당규정비소위위원회는 그 장점으로 ‘직관적 선호반영’, 즉 투표 제도를 금세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선호도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을 들었다.
녹색당 비례대표 경선 당선자와 그 순번은 12월 6일 발표될 예정이며, 이와 함께 비례대표 후보들의 치열하고도 명랑한 선거운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2015년 11월 1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