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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잠사 박물관을 다녀와서...
경부고속도로를 운행하다가 보면 천안과 청주의 중간에 옥산이라는 곳을 지난다. 부산쪽은 옥산휴게소가 있고 서울쪽으로는 얼마전에 휴게소가 없어 졌다.
여기서 고속도로 너머 청주쪽으로 보면 하얀 누에 조형물이 커다랗게 세워져 있고 전광판으로 한국잠사박물관이라고 깜빡이는 모습을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오늘은 한국잠사박물관을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잠사박물관을 가려면 청주IC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청주IC에서 청주역쪽으로 조금 가다가보면 왼쪽 고속도로쪽으로 안내판이 있는데 진입로는 의외로 좁다. 그래서 놓치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한국잠사 박물관의 외관은 아주 현대적인 감각으로 지어진 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사라는 업종 자체가 주는 엔틱한 느낌 때문에 도리어 낯설어 보이기도 하다.
잠사박물관을 들어가서 처음 만나는 조형물...
관람은 2층을 시작으로 해서 1층으로 이어지는데 2층의 전시관 첫머리를 장식한 역사관 잠사의 역사는 생각보다는 길다. 우리나라 고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신라때부터 국가에서 잠사(누에치기)를 권장했다고 기록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옛 그림들에서도 잠사가 우리들의 생활에 녹아있음을 쉬이 알수있게 해준다. 덴마크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중에서 뽕따고 누에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풍속화가 신윤복의 그림에도 누에치기 그림은 자주 등장한다.
심지어서는 궁중에서도 이 잠사(누에치기)를 권장하기 위해서 왕비로 하여금 친히 뽕을 치는 행사인 왕후친잠례를 시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의 잠실도 예전부터 잠사가 크게 성했던 곳임을 알수 있다.
알에서 부화되어 에벌레로써 1령..2령등의 나이를 먹고 다시 고치(번데기)가 되었다가 일정한 시기에 고치를 뚫고 나와 다시 나방으로 우화하여 알을 낳고 죽는 누에의 일생이 몇장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누에는 어느정도 나이를 먹게되면 입에서 비단실을 뽑아내어 고치를 만드는데 고치를 다 만들고 자신은 고치속에서 우화를 기다리는 동안이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비단의 소재를 제공하는 시기가 된다.
고치를 삶아서 누에가 감아놓은 비단실을 다시 풀어서 사용하는데 이때 남은 번데기는 우리가 시장에서 흔히 볼수있는 것이다.
잠업(누에치기)에 사용된 도구들이다. 뽕을 따서 운반하는 망태부터 실을 빼는 도구까지 여러가지가 전시되어 있다.
누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이 사실응 여기와서야 비로소 알았는데 역시 사람은 죽을때까지 배워야 한다.
제사(製絲)기구들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품들이다. 제사란 누에고치로 부터 봅아낸 가는 비단실을 우리들이 사용할 수 있게 여러가닥으로 꼰다던지 염색을 한다던지 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물레같은 것을 이용해서 제사를 했다.
그 결과물인 비단실을 베틀로 짜서 만든 비단천이다. 비단은 동양과 서양의 주요한 교역물이기도 했기에 이 비단을 거래하던 길을 실크로드라고 한다.
드라마 "해신"에서도 보이듯이 비단은 당시 당나라에서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여 인삼이나 은을 많이 주고 구입해야만 했으므로 왕실이나 귀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을 정도로 귀했다.
신라에서도 잠사를 권장하여 후기에 생산이 되기는 했으나 서민들에게는 비단옷은 지금의 로또와 진배없을 만큼 귀한 물건이였다.
서민층을 착취한 귀족층의 대표적인 공산품이기도 했다. 뽕닢을 따고 누에를 길러서 밤새워 실을 뽑고 베틀을 움직여도 정작 생산자에게는 소용이 닿지 않는 특별한 물건이였던 셈이다.
요즈음은 웰빙음식으로 누에가 뜨고 있다. 누에와 뽕나무는 동의보감에도 여러차례 등장할 만큼 특별한 약효를 가지고 있다. 특히나 현대인의 대표적 질병인 당뇨등에도 누에나 뽕나무는 중요하게 쓰인다.
그래서 관련 상품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이곳은 잠사인들의 조합에서 운영하는 탓에 특정한 약품이나 건강식품, 공산품을 선전하는 것이 아니라 뽕,누에와 관련된 모든 상품을 망라해서 전시하고 있다.
요즈음의 트렌드인 "웰빙"에 충실하게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박물관 안내하시는 분의 지도로 고치로 부터 실을 뽑는 과정을 실습하는 가족들이다. 처음으로 누에고치를 본 둘째와 막내가 눈을 반짝이고 있다.
위로 부터 보통의 누에들... 1령부터 2령..3령에서 이제 다 자란 누에까지 모두 한곳에 넣어두고 있다. 안내원의 권유에 따라 만져보니 감촉이 너무 부드러워서 마치 솜사탕을 만지는듯 하다.
그 밑에는 요즈음은 색깔이 있는 사료를 먹여서 몸 색깔도 물이든 누에들이다.
처음에는 무서워 하던 막내가 한번 만져보더니 놓을줄을 모른다.
지금은 화학섬유에 밀려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잠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 숫자를 줄여가는게 현실이다. 예전에 밭둑에 심어두었던 뽕나무도 지금은 돌보는 사람이 없어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한다.
비단은 아주 고급천으로 값도 비싸다. 그래서 대중화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제는 부가된 상품들...예를 들어서 건강식품등을 통해서 다시 한번 잠사업이 부흥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
→ 원문보기 : http://blog.daum.net/roadtour/49263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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