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가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절기 입추(立秋)와 더위가 물러선다는 절기 처서(處暑)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달포 동안 내리 이어진 불볕더위가 좀체 수그러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한낮에는 해가 모든 걸 태워버릴 듯 이글거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더위를 타 흐느적거립니다.
<농가월령가> 7월령(양력 8월)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칠월이라 한여름 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늦더위 있다 해도 계절을 속일쏘냐. 빗줄기 가늘어지고 바람도 다르구나/ ...기름지고 연한 밭에 거름하고 깊게 갈아, 김장할 무 배추 남 먼저 심어 놓고, 가시울타리 미리 막아 잃지 않게 하여 두소’
김장이란 배추나 무와 같은 채소를 소금에 절인 뒤 양념에 버무려 김치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김치는 세계에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입니다. 예전에는 겨울철에 푸성귀를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김치를 담가 항아리에 담아두고 겨울철 반찬으로 삼았습니다.
예로부터 농촌에서는 <농가월령가>에서 권장하고 있듯 처서 절기를 전후하여 무와 배추를 파종합니다. 무와 배추의 생육기간은 70~90일 정도 됩니다. 따라서 첫서리가 내릴 즈음인 11월 중순에 김장하기 위해서는 8월 하순께 심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무는 씨앗을 뿌리고, 배추는 싹을 틔운 모종을 옮겨 심습니다,
무와 배추는 서늘한 날씨에 잘 자라는 채소입니다. 특히 배추는 냉해에는 강하지만 병충해에 약합니다. 그래서 어린 배추가 뿌리를 내리면 웃거름을 듬뿍 주고, 배추벌레가 잎을 갉아 먹을 때면 바로 잡아 없애야 배추가 튼실하게 자랍니다. 앞으로 장마 때 배수만 잘 시킨다면 석 달 뒤 속이 꽉 찬 배추를 수확할 수 있을 것입니다.
8월 넷째 주 일요일인 8월 25일에는 법인의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탄현교육관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텃밭에 배추 모종과, 쪽파를 파종하고, 연못을 뒤덮은 수련, 부레옥잠, 붕어마름을 솎아내는 한편. 텃밭 울타리에 무성하게 자란 환삼덩굴을 뽑았습니다. 찌는 듯한 늦더위 속에 열심히 땀 흘린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