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당학교 책 읽어주기 2학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짝꿍인 민선씨랑 9시에 만났어요.
비가 온 뒤 활짝 갠 날씨에 기분도 새롭습니다.
현관 안에서 3학년 4반 현주랑 지영이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건넸어요.
지영이는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현주는 심통이 잔뜩 나서 아는 체도 안하네요.ㅜㅜ
미술실에서 이정미 쌤이랑도 인사를 나누고 차도 마시며 준비를 합니다.
첫 시간에 3학년 4반에 먼저 들어갔습니다.
이 학급은 이번 학기에 돗자리를 깔고 책 읽어주기를 하기로 했어요.
8월 말에 2학기 목록을 짜기 위해 모였을 때 나온 얘기인데, 우선은 4반만 이런 방식으로 진행해 보기로 하셨답니다.
아이들이 책상에서 내려와 돗자리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기다리고 있네요.
방학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누다가 아까 심통 났던 현주 차례가 되었어요.
아까 현관에서 섭섭했다고 말하니까 그새 기분이 풀어진 현주가 미안하다고, 좋아한다고, 악수 하자고, 애교를 부립니다.^^
오늘 가져간 책은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와 <비가 오는 날에...>입니다.
먼저 <누가 내 머리에...>를 읽었습니다.
아이들 모두 재미나게 듣고 분위기도 무척 좋았습니다.
혜당 친구들에게 읽어주기 적합한 책인 듯 합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즐겁게 함께 읽었습니다.
비가 죽죽 오는 그림을 보고 시원이는 머리카락 같다고 합니다.^^
이 반 친구들은 비가 오는 날에 주로 잠을 자거나 집에서 컴퓨터를 한다고 해요. 나도 그런데...^^
돗자리 위에서 읽어주니 더 오붓한 느낌이 들었고, 책 읽기가 끝난 뒤에도 책장을 넘겨가며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3반에 들어갔습니다.
이 반은 돗자리 대신 의자를 뒤로 전부 빼서 둥그렇게 자리를 만들어 기다리고 있었어요.
7명 친구들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며 인사를 나누니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방학동안 이름을 잊었을까봐 걱정했는데, 얼굴을 보니 또 생각이 나네요. 다행이었습니다.
여기서도 <누가 내 머리에...>를 먼저 읽었습니다.
이 반에는 저하고 쿵짝이 잘 맞는 수정이가 있어서 그런지, 3반이랑 다르게 제가 자꾸 장난을 걸게 됩니다.
책을 읽은 뒤 그림책 속 소똥, 말똥, 토끼똥 그림들을 아이들 손에 묻혀주려 하니 애들은 피해다니고...
결국 다같이 선생님 얼굴에 묻혀주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좋았어요.
글이 적으니 아이들이 다 같이 소리내어 읽기도 하고, 그림도 큼직해서 시원했습니다.
마지막에 '이렇게 비가 오는날, 아빠는 지금 무얼 할까?' 하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모두 아빠가 회사에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아빠는 아무리 비가 와도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한다네요.
그런데 현정이가 "아빠 날라리다!!" 하고 외치는 거예요.
선생님께 제가 아는 날라리와 같은 의미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합니다.
현정이 때문에 선생님들이랑 아이들이랑 한참 웃었습니다.
오늘 가져간 책 두 권 모두, 두 반 아이들 모두에게 읽어주기 적합한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기분 좋게 2학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8월 말 목록 짜는 날에도, 오늘 2학기 시작하는 날이라고, 잊지 않고 와 주신 대표님의 격려에 더 힘이 납니다.^^
첫댓글 수고했어요!! 또 다른 출발~~ 같이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