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작은 상자들과 큰 상자
*<위조된 우상의 다섯 가지 원리>(1~2)
유전정보는 지적 행위자를 전제해야 설명이 가능하다. 이 사실은 이미 키케로가 간파한 바 있다. 키케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태양계의(太陽系儀, an orrery)나 시계 등과 같이 기계에 의해 움직이는 어떤 것을 볼 때, 이 고인 물이 이성의 작품임을 의심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경이로운 회전속도로 일정하게 움직이는 천체가 이성, 특히 초월적인 신적인 이성의 활동에 의해 초래된 것을 어떻게 의심할 수 있는가? 우리는 신을 보지는 못하지만, 그의 작품을 묵상해 보면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는 인간을 보자. 인간은 인격적 존재다. 인격적 존재라함은 생각하고, 느끼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지닌 의식적 행위자로서, 맹목적이고, 자동적인 힘에 의해 작동하는, 의식이 없는 원리나 실체와는 다른 것이다. 인간은 인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간을 산출한 제일원인은 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간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제일원인은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반면에 우상은 인격적 존재(someone)가 아니라 사물(something)이기 때문에(시 115:5~6. 렘2:27) 인간의 기원이 될 수 없다. 인간이 인간보다 기능이 열등한 사물로부터 기원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논리의 극치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반계시의 증거를 외면하고 눌러 버렸다(롬 1:18, 21, 28),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사람이 마약을 소지한 증거가 분명하게 제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약을 소지한 사실을 잡아떼면 "의도적 외면"(willfull blindness)의 죄를 범하는 것이다. 이처럼 물리적 세계와 인간의 본성에 창조주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증거를 인정하지 않고 또한 적절하게 반응하기를 거부하면 그는 "의도적 외면" 곧 인식론적인 죄를 범하는 것이다. 인류 역사는 하나님이 인류에게 찾아와서 자신을 알려 주시지만, 인류는 하나님을 알기를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줄다리기의 역사다. 하나님이 부르실 때 하나님을 피하여 숨었던 아담과 하와의 행동(창2:9, 10)은 인류 역사 전체에 나타나는 줄다리기를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이상원, 《프란시스 쉐퍼의 기독교 변증》, p19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