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테마여행] 세계 5대 갯벌에 드는 강화 갯벌을 찾아서 <강화도 여행>
햇님이 쨍쨍 눈인사를 하면 아이들의 등쌀에 어른들은 괴로워진다.
맘껏 놀게 해주고 싶지만 공부도 해야 하고 학원도 가야 하니 마음은 편치 않다.
그렇다면 어찌할까. 고민하지 말고 강화도 갯벌로 훌쩍 떠나자.
눈이 질리도록 갯벌을 보고, 또 갯벌에서 진흙밭을 뛰며 갯것을 쫓다 보면
몸과 마음이 자연과 하나가 된다. 하늘과 갯벌만이 펼쳐지는 그곳에서 교과서를 덮고도
더 높은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이것이 진정한 생태 체험 학습이다.
1 DAY : 눈 길 닿는 곳, 그 너머도 갯벌 |
주말을 이용해 혹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강화 갯벌을 찾아보자. 사실 인천광역시는 서해에 위치하고, 서해안을 따라 갯벌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 또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많다. 그렇다면 굳이 강화 갯벌로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화 남단 해안도로를 따라가노라면 그 답을 절로 알게 된다.
강화도에 들어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는데, 동막 해변과 강화갯벌센터 등 강화 남단으로 가기 위해서는 강화대교보다 초지대교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발아래로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대명포구를 내려보며 초지대교를 건너 좌회전을 하면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절로 손이 가 창문을 열게 되니 짭조름한 갯내음이 일순간에 달려든다. 그리고 두 눈 가득 갯벌이 들어온다. 펼쳐지는 갯벌은 끝이 없는데 눈길 닿는 곳 그 너머도, 그리고 그 너머도 온통 갯벌이다. 끝없는 갯벌은 하늘과 맞닿아 있으니, 이곳은 갯벌과 하늘만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넓은 갯벌에 놀라게 되는데, 그 크기는 여의도의 52.7배에 달한다. 강화도 갯벌은 아마존, 지중해, 일본해와 더불어 세계4대 갯벌 중 하나이며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되어 있으니, 이만하면 강화갯벌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이렇게 15km쯤 달리면 동막 해변 바로 전, 분오리돈대에 닿게 된다. 분오리돈대는 조선 숙종 때 한양으로 이어지는 뱃길을 보호하고 또 적군을 감시하기 위해 강화 최남단에 쌓은 돈대로, 세 면이 절벽으로 되어 있어 동막 해변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탁 트인 전망 또한 훌륭하다. 밀물 때라면 갯벌의 웅대한 광경을 또 한번 볼 수 있다. 끝없는 갯벌은 햇살을 받아 흑단 같은 빛깔로 태고의 건강미를 뽐내고, S자로 구불구불 흐르는 갯골은 원시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발밑 선창에는 비스듬히 서 있는 통통배와 새우잡이 배인 멍텅구리배가 물이빠진 갯벌 위에 걸려 오도가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다.
분오리돈대에서 내려다보이 는 동막 해변은 돗자리 깔고 김밥을 차려놓고 가족끼리 오순도순 쉬기 적당한 곳이다. 하늘로 쭉쭉 뻗은 수백 년 묵은 노송 숲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바다보다 한 단 높은 송림에서 동막 해변의 모래사장과 갯벌이 한눈에 들어오니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에도 좋다.
밀물 때는 모래사장의 폭이 채 10m가 안 되지만, 썰물이 되면 1,800만 평 규모, 직선거리 4km의 갯벌이 펼쳐지니 바다와 갯벌, 모래사장과 솔밭이 어우러진 최고의 휴식 장소다. 사유지였던 동막 해변은 2003년 강화군이 매입하여 샤워장과 화장실 등을 신축하고 180대를 주차할 수 있는 노상 무료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적다.
하지만 갯벌을 바라보고 감탄만 하면 반만 즐기는 것이다. 바지를 걷어올리고 갯벌로 나서면 발가락 사이로 보드라운 개흙이 밀려 올라온다. 검은 개흙을 뒤집어쓰고 사는 칡게, 가무락조개, 쌀무늬고둥, 갯지렁이 등이 부지런히 도망치니 갯것들과의 숨바꼭질이 신난다. 그러니 집에서 출발할 때 여벌의 옷과 모래놀이 세트를 잊지 말고 챙기도록 하자. 모래성을 쌓고 물길을 내며 놀다 보면 그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강화 갯벌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니 게나 조개등을 잡았더라도 관찰한 후 갯벌에 놓아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동막 해변에서 갯벌 놀이를 하려면 물때 시간을 반드시 점검하고 가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물때를 찾아볼 수 있는데(www.w365.com), 조석간만 코너에서 외포리를기준으로 강화 남단의 물때를 알 수 있다.
이제 동막 해변 옆으로 즐비한 맛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강화갯벌센터(032-937-5057, http://tidalflat.ganghwa.incheon.kr)로 넘어가보자. 강화갯벌센터는 여차리 갯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자연 친화적인 통나무를 이용해 만들었다. 밀물, 썰물의 드나듦을 알 수 있는 수족관과 저어새 모형 전시관등 갯벌의 생태를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가족 단위의 경우 나뭇조각을 이용해 꽃게, 물고기 등 핸드폰 고리나 목걸이 만들기, 철새 탐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갯벌에 사는 생물들과 갯벌의 소중함 등을 배우고 체험하게 된다. 인터넷 사전 예약은 필수다. 강화갯벌센터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월요일은 휴관이다.
강화갯벌센터에서 나와 시간을 고려해 장곶돈대의 낙조를 감상하거나 선수포구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선수포구는 밴댕이잡이 어선이 정박하는 곳으로 신선한 밴댕이 요리를 먹을 수가 있다.
2 DAY : 매혹의 드라이브가 기다리고 있는 석모도 |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했던가. 찬란한 아침 해가 떠오르는 여름에는 늦잠을 잘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잠자기엔 시간이 아깝다. 강화도에서는 더욱 그렇다. 강화도는 우리나라 서해안을 통과하는 나그네새들이 쉬어가거나 번식하는 곳으로 여차리, 장화리, 선두리, 분오리, 동막리 등지에서 철새를 볼 수 있다. 이들은 러시아 동북부 일대와 동남아시아, 멀리 남반구의 호주까지 오간 다. 이중 여름에 볼 수 있는 새들로는 검은머리물떼새, 백로, 해오라기, 쇠물닭, 중대백로, 저어새 등을 비롯해 노랑부리백로, 도요새 등이 있다. 강화 갯벌과 습지에는 새들의 먹이인 게, 갯지렁이, 새우, 어류, 어패류 등 연체동물과 갑각류들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철새 탐조시에는 향수나 소리
나는 옷을 피하고 멀리서 망원경 등을 이용해 관찰하면 된다.
아침식사는 펜션 혹은 인근 식당에서 한뒤 바로 옥토끼우주센터를 찾아가보자.2007년 5월 문을 연 옥토끼우주센터(032-937-6918, www.oktokki.com)는 막연하게 꿈꾸던 우주에 대한 생각을 실제 정보로 바꿔주는 과학체험 공간으로, 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달에서 사용되는 월면차와 인공위성, 우주선 모형 등 우주시설 장비 500여 점이 실물과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다. 우주화장실, 우주샤워실 등 우주인들이 우주선 안에서 생활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특히 한국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 씨가 타고 갔던 소유즈 우주선의 모형이 전시돼 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우주인 체험 공간이다.
우주선이 대기를 통과할 때 느끼는 어지러움과 요동을 체험할 수 있는 원반체험기, 무중력체험기, 우주로 쏘아올려지는 소형우주선 등을 직접 타수 있다. 우주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워크북이나 핸드폰 고리 만들기 등도 할 수 있다. 해설은 매시간 20분과 40분에 전시장 입구에서 시작한다.
옥토끼우주센터에 오래 머문다면 이곳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고, 아니면 다음 장소인 강화풍물시장에서 점심 먹는다. 강화터미널 옆쪽으로 자리한 강화풍물시장은 입구 왼쪽에 강화 특산물인 순무와 인진쑥과 고수풀 등을 파는 채소·김치 가게가, 오른쪽에 강화 속노란고구마 등을 파는 가게가, 뒤쪽으로 숭어에 가무락조개와 주꾸미 등을 파는 어물전이 자리하고, 2층은 식당가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상설시장이지만, 달력의 끝자리가 4일과 7일인 날엔 주차장에 천막들이 들어서 전통 5일장이 열린다. 5일장 장터엔 트로트 메들리가 울려퍼지고, 즉석튀김, 장어구이, 고무장갑, 속옷·양말 장사는 물론이고 돌을 파는 장사까지 등장해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니 기왕이면 장날 에 맞추어 강화를 찾아볼 일이다. 무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넓다. 돌아갈 때는 강화대교를 이용하면 된다.
참고자료 : 열번째 행성 / 한국여행작가협회 지음 / 『바다, 섬, 도시의 낭만 인천테마여행』 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