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축구' 진풍경 ◈
이탈리아 로마를 연고로 하는 AS 로마와 라치오는 오랜 축구 라이벌이지요
2010년 라치오가 홈에서 인터밀란과 맞붙었는데
홈팬들이 대놓고 원정팀을 응원했어요
홈팀 라치오가 이길 경우 숙적 AS 로마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지요
열성 홈팬은 경기 전부터 “똑바로 져라”고 했어요
라치오 선수 중 아르헨티나 출신만 상황을 모르고 열심히 뛰었지요
이긴 원정팀 선수와 진 홈팬이 함께 만세를 불렀어요
이란도 축구에 진심이지요
바로 옆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홈 경기나 다름없어 많은 이란 팬이 경기장을 찾았어요
그런데 잉글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이란 팬들은
이란 대표팀을 향해 야유를 보냈지요
상대가 골을 넣으면 환호하기까지 했어요
당시 이란은 히잡을 쓰지 않았던 여대생이 의문사한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던 시기였지요
이란 선수들도 국가 제창을 거부하며 팬들과 마음을 맞췄어요
1990년 평양에서 ‘통일 축구’ 대회가 열렸지요
분단 이후 첫 체육 교류였어요
능라도 경기장에 15만 관중이 운집해
“조국 통일” “조국은 하나” 등을 외쳤지요
선수들끼리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함성이 컸다고 하지요
지금은 북에서 ‘통일’만 꺼내도 처벌 대상이 되고 있어요
2019년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남북 예선전은
21세기에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무중계·무관중·무취재로 진행됐지요
손흥민이 “안 다치고 온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고 할 만큼
북한 선수들은 거칠었어요
20일 수원에서 열린 수원 FC 위민과 북한 내고향 축구단 경기엔
5700여 관중이 들어왔지요
이 중 2000여 명이 세금 3억원을 받아 모인 ‘남북 공동 응원단’이라고 하지요
이들은 “남북 모두 응원할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팀이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자 더 큰 소리로 응원했어요
우리 선수가 페널티킥을 실축했는데도 도리어 환호성을 질렀지요
경기 후 수원 감독은 “저희가 대한민국 축구팀”이라며
“경기 내내 섭섭했다”고 했어요
마치 원정 경기를 치른 듯했던 수원 FC 위민 선수들도 그랬을 것이지요
이 경기를 TV로 본 사람들이 “저 응원단이 어떤 사람들이냐”고 궁금해 했어요
정부는 이 응원단에 국민 세금 3억원을 지원하면서도
그들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요
각종 시민단체들이 모인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하게 알기는 어려운 일이지요
지금 정부는 남북 문제에 안달을 하고 있어요
김정은 비위 맞추는 일이면 가리는 게 없지요
그 응원단이 우리 선수들이 아닌 북한 팀을 응원한 것도
그런 일환이란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