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뭔지
내가 졸업한 대학 총동창회 서울 서부 고양 파주 지부 부회장을 맞고 있어서 그런지 동창이라지만 전혀 왕래도 없는 선배라는 사람이 자식 결혼식이라면서 갑짜기 손 전화 문자로 연락을 했다. 이해는 잘 안 되는데 결혼 식장에 오라는 건 무슨 심사인 건지?! 그것도 식장이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닌 멀리 서울에 강남이라는데..
1006. 청첩장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청첩장이라면 좀 왕래가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기왕이면 식장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게 정상이 아닐까?! 하기야 요즈음은 성의도 하나 없이 무슨 전자 청첩장이라면서 그저 핸드폰으로 문자가 오는 거지만..
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래도 손 전화를 해 축하 한다고 해주었다. 미리 양해를 구한다면서 식장이 멀기도 하고 내가 결혼식에 입고 갈 변변한 양복도 구두도 없어 아무튼 내 처지가 엉망이라서 가기가 좀 힘들다고 구차한 변명을 했었지만 요즈음 날 더운데 아무렇게나 가볍게 입고 운동화를 신으면 된다고 하면서 집요하게 재차 오라고 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양복에 운동화를 신는 다나 뭐라나! 를 강조 하면서.. 실은 난 신고 갈 그 운동화라는 것도 마땅한 것이 없는데.. 후후! 순간 난 "내 상황은 전혀 고려를 않고서 그저 봉투 하나 받아내려는 심사인 거구나!" 라는 생각이 다 들었다. 그 결혼식에 가 봐야 "축하 해주어야 할 결혼식이 원망에 소리들로만 난무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후후!
결혼식이란 게 가까운 친지들을 불러 "결혼 합니다." 라고 알리고 기왕이면 "축하해 주세요!" 라는 정도면 되는 거지.. 축의금을 받아내려는 게 목적이라면 아예 안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기야 어디 축의금 뿐인가?! 무슨 예단이니 뭐니 경제적으로 반듯히 이득을 보려고 한다면 그건 아니올시다 가 아닐 런지! 한마디로 쌍놈들이나 그러는 거라고 언제 누군가에게 들은 적이 있었는데.. 하긴 뭐 아주 오래 전 일이지만 전라도 남원에서 결혼 식을 한다며 일면식도 없는 동네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청첩장을 보내 받은 적도 있었는데.. 후후!
아무튼 일요일 낮에 선배라는 사람을 만나 점심 대접을 했다. 그 동안 자제분 키우시누라 얼마나 힘이 드셨겠냐 면서 수고 하셨다는 말과 함께 결혼 식에 못 갈 거 같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물론 봉투도 하나 건냈고.. 그랬더니 더 이상 오라는 소리가 싹 없어졌다. 오히려 날 더운데 강남까지 안 오셔도 된다면서.. 뭐가 어떻튼 간에 부디 결혼식이 있다는 신랑 신부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왕이면 애도 많이 낳고..
글. 고 사리
첫댓글 단체문자 보냈을 거예요. 굳이 연락 안 하셔도 될 것을... 마음이 약하셔서 ㅎㅎ
아무튼 더위 건강 잘 챙기셔요.
뭐 전화만 했나요. 일요일 낮에 만나 점심 대접도.. 그리고 봉투도.. 아무튼 한국사람들 집요 해요. 봉투 건냈더니 더 이상 오라는 소리가 없더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