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이라는데 교복을 입은 걸 보니 사립학교에 다니는 듯한 동춘.
학원을 일곱 군데나 다니고 심지어 미래를 위하여 페르시아어까지 배웁니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말이 없고, 반에서도 약간 왕따인 듯 싶은데 정작 동춘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수련회 날 홀로 숙소에 남겨졌던 동춘은 우연히 막걸리 한 병을 발견하게 되고
막걸리가 발효할 때 나는 소리가 자신이 창의과학수업 때 배웠던 모스부호라는 사실을 알아채립니다.
자신이 배우는 페르시아어로 막걸리가 내는 소리 해독에 성공하는 동춘,
막걸리가 알려준 것은 놀랍게도 로또 4등 당첨번호.
초등학생이 살 수 없는 로또를 동춘은 동네 남자 영진의 도움을 받는데 알고 보면 이 남자는 동춘의 외삼촌.
서울대학교를 나왔지만 모든 걸 뿌리치고 자연인처럼 살고 있는 남자입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동춘은 엄마가 다 쏟아버린 생수통에 조금 남은 막걸리를 부여안고
막걸리가 알려준 곳으로 갑니다.
그 동안 아이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동춘의 엄마, 아빠는 아이를 정신과에 데려가지만 정신과 의사 역시 동춘부모의 편.
학원을 많이 보낸다고 질책을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의사는 "지금이 중요한 때입니다.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합니다."고 하네요.
막걸리통을 들고 막걸리가 가르쳐준 곳으로 가는 동춘.
그동안 동춘이 사라졌다고 난리가 나고 경찰까지 동원되지만 동춘은 무사히 목적지인 양조장에 도착하고.
막걸리가 말합니다.
"나를 한 모금 마셔 봐."
동춘이 억지로 막걸리를 한 모금 마신 순간, 그때부터 막걸리는 모스 부호가 아니고 동춘의 머릿속에서 직접 말을 걸어옵니다.
어찌보면 황당하기만 한 스토리인데요.
이 속에서 우리의 지나친 사교육 열풍, 공부의 짐에 눌려 억압 받는 아이들을 잘 표현하고 있어요.
<영화평>
- 평론가 송영애 - 언뜻 보면 어린이가 주인공인 밝은 동화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사교육 문제를 비롯해 여러 문제를 강하게 풍자하는 잔혹동화.
- 해외 영화 매체 Windows on Worlds - 동춘이 어른들이 답해주려 하지 않는 질문들로 가득 차 있다는 점에서 따뜻하면서도 서늘한 탐구를 담아낸 작품. 막걸리가 동춘의 유일한 친구라는 점이 꽤 애처롭게 다가온다.
- 국내 평 - 작품이 말하려는 의도는 명확하지만 만듦새가 살짝 아쉽다.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어린이를 잘 그려냈다. 결말의 설명 방식이 다소 작위적이다.
첫댓글 재밌게 본 영화^^
예, 주인공 동춘의 해말간 얼굴이 자꾸만 생각나요.
왜 하필 막걸리였을까요?
막걸리여야 하는 이유가 있었을까요?
그래야 하는데...
아마 발효하는 과정을 눈으로 지켜볼 수 있고 그때 나는 소리가 모스 부호랑 비슷하다는 점에서 설정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