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탈장수술을 제일 잘 하는 병원
이학원: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12월 28일 오후 4시, 지난 2년 동안 나를 괴롭혀온 오른 쪽 불두덩 위 서혜부
탈장 수술을 했다.
2년 전 서울대병원에서 전립선암으로 42회의 방사선치료를 받은 3개월 후
걷기운동을 하는 동안 이 부분에 조그마한 혹 같은 것이 나오는 것 같다가
도 쉬거나 자고나면 괜찮아, 방사선 치료 후유증이겠거니 하면서 지켜보기
로 했다. 6개월 뒤 방사선 주치의를 찾아 이야기를 했으나 위치만 확인하고,
별 것 아닌 양, 아무 말이 없어서 괜찮은 것으로 여기고 나왔으나 날이 갈수
록 불거지는 크기가 커지는 느낌이었고, 걷기 불편한 정도가 잦아졌다.
그렇다고 전립선암 치료로 고생하는 아내에게 참을 만 한 이 증상으로 다시
진찰을 받고 치료를 받겠다고 말할 염치가 없어서 그 날 그날을 참으며 보
내보기로 했다. 무상보 송명자 선배님 말씀대로 돈 많은 기생 덕도 볼 수 없
는 처지라 그 나쁜 전립선암도 치료가 잘 되어가는 판국인데, 이 것도 그냥
없어지리라는 기대를 하며 1년을 지냈다. 견딜 만 했기 때문이다.
춘천에 개업한 후배 의원에게 가서 진찰을 받으니 탈장 증세라고 하여 주사
를 맞고 약 처방을 받아 오랫동안 치료를 했으나 증상만 약간 완화되었지
걸으면 증세가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라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3개월 마다 만나 상담 진료하는 전립선암 주치의를 만나 증상과 경과를 자
세히 말하고 다시 진찰을 받았다. 탈장이 틀림없고, 약물 치료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길이라면서 같은 병원 내 외과 의사를
소개해 주었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소개 받은 그 의사를 검색해 보니
박사과정의 젊은 외과 전문의였다.
탈장 부위에 따라 수술 난이도가 큰 차이가 있다는 정보를 알았다. 나의
탈장 부위가 가장 난이하다는 서혜부 부위라서 탈장 전문의가 필요했다.
55세~60세 전후의 노련한 탈장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걱정을 좀 덜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미 탈장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춘천의 모 종합대학 병원에
서 맹장을 복강경으로 수술을 시작했으나 여의치 않아 수술 도중에 다시
맹장 부위를 째고 수술을 끝마쳤다. 맹장 수술을 복강경 수술로 할 필요
가 없었는데 대학 부속병원이라 수련의들의 실험대상이 된 것이다.
3개월 뒤 배꼽 부위가 조금씩 부풀어 올라와 재진을 하였더니, 탈장 증세
라 하여 재수술을 받았다. 탈장을 막기 위하여 탈장 구멍 부위에 인공막을
넣어 덮었으니 앞으로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완벽하게 되었다고
장담을 하였다.
그 후 재발은 없었으나, 살 속에 인공막으로 사용된 폴리프로필렌 메쉬
(polypropylene mesh)가 체내 조직과 유착을 일으켜 이질감이 느껴졌고,
몸을 움직일 때 마다 수술 부위가 좀 껄끄럽다는 느낌을 주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대학 종합병원에서 배꼽탈장(제대탈장) 수술을 하는 동안 전신 마취를
하였고, 수술 처음에는 외과과장이 시작은 했으나 나중에는 수련의 제자
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기 때문에 걱정을 하였는데 그 걱정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 결과 지방 종합대학 의과의사 실력에 대한 불신이 은연중에 팽배해
졌다. 간단한 맹장 수술도 제대로 못하고, 배꼽탈장 수술도 제대로 못하는
외과 의사가 외과과장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당장이
라도 서울로 이사를 가고 싶었다. 지방에 산다는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수술비용을 들이고도 저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다는 것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 것인지 절감했다.
나이 들어 오히려 대도시로 모여드는 노인인구가 질 좋은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함이고, 질 좋은 문화적 혜택을 받기 위함일 것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터어키 속담처럼, 탈장수술
에 인공막을 넣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내가 경험을 했는데 이 번에도
또다시 그 인공막 탈장 수술을 받고 싶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두고 탈장 전문병원과 적합한 의사와 탈장 수술 방법을 알아
봤다. 특히 나 같은 경우의 서혜부 탈장 부위는 탈장구멍이 복벽의 여러
근육들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집도의가 아니면 수술 중에 눈으
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어렵고, 서혜부 주변의 근육과 기관 구조가 매우
복잡하여 상당한 경험을 가진 외과의사들도 매우 혼란스러워한다는 사실
을 알았다. 박사과정의 전문의에게 맡기기에는 걱정이 많았다.
이런 차중에, 춘천에 같이 사는 내 동기 최윤도 교장도 같은 병원, 같은
주치의에게 전립선암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최 교장도 꼭 같은 부위에
위치만 왼쪽인 서혜부 탈장 증세로 고생하면서 수술을 받기 위하여 병
원과 의사 선택을 위하여 고심하고 있다는 것을 만나 점심을 같이 하면
서 알게 되었다.
탈장은 어린 아이들과 나이 많은 노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세인데 공통
점은 참을 만 하니까 병을 키워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지난 12월 28일, 최교장 부부와 나 셋이서 최 교장의 멋진 자가용으로
서울 특별시 강남구 도곡로 122에 위치한 기쁨병원 원장인 강윤식 박사
를 찾아 가서 진찰을 받았다. 둘 다 탈장으로 판명났고, 나는 구멍이 크고,
최 교장은 구멍이 작다는 것이 달랐지만 같은 부위인 위험한 서혜부라
아주 잘 찾아왔다고 반색을 하였다.
먼 강원도 지방에서 찾아왔다고 온 김에 늦게라도 수술을 해 드리겠다고
하여, 나는 이 날 오후에 수술을 하고, 최 교장은 가족끼리 필리핀에 다
녀온 후 1월 13일에 수술을 하기로 예약한 후, 구리 아들 댁으로 돌아갔
다. 70세 이상 노인들은 하루 밤만 입원했다가 다음 날 아침에 퇴원을 하
지만, 젊은 환자나 가까운 거리에 사는 환자들은 수술이 끝나면 자기 발
로 걸어서 당일 집으로 간다.
강윤식 박사는 서울대 출신의 탈장 전문의 이고, 무인공막 탈장 수술로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에 까지 널리 잘 알려져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찾아오고, 외국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와 예약이 반드시 필요한 병원이
었다.
작은 부위에 국소마취를 한 다음, 2~3㎝ 정도 절개하여 탈장 주머니가
빠져나오는 탈장 구멍만 직접 들춰내 봉합하는 탈장 구멍만을 막는 수
술이다. 이 수술을 강윤식 무인공막 탈장 수술이라고 한다. 인공막을
사용하지 않고, 수술 부위도 작고,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수술이 이
루어지며, 재발률이 거의 없는 것이 널리 알려져 탈장 환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한국 최고의 탈장 병원임을 실감케 하였다.
하루 밤 6인 병실에서 지냈다. 옆 병상의 83세의 전직 교수
할배는 아들이 지금 서울 시내 모 대학 종합병원의 과장
의사라며, 자신은 40년 동안이나 양쪽 서혜부 탈장을 앓다가 수술을
이 병원에서 하게 되었다고 하니까, 옆에 앉은 할매 부인께서 참은 짐
에 좀 더 참다 가지, 하필이면 연말 그믐에 이 수술을 하며 고생을 사
서하는지 모르겠다며 나가시더니 밤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들이 의사
라는 자랑을 하지 말았어야 할 자리였다. 그 아들도 꼭 나 같이 못 난
아들이라는 것을 광고를 하고 다니시는 격이었다.
이 병원은 탈장 전문병원이다.
검사 및 진료 상담 전화는 02-570-1234 이고,
인터넷은 WWW.joyfullhospital.com 혹은
WWW.기쁨병원.COM
이다. 환자 수술 총 부담금이 백만원 정도다.
혹시 동기 동문들께서 귀여운 손주들이나 동기 동문들께서 만약 탈장
으로 고생하시면 자신 있게 권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올린다.
2015년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를 기다린다. 새해에도 동기 동문님
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춘천 학원 배.
첫댓글 그랬었구나. 수술 경과가 좋은가 보네요.
우짜든지 우리세대 기대치 수명이 "88세"라니까.
즐기면서 버티자, 버텨..
새해 잔병 걱정 없는 나날을 즐기길 기원 하네요.
친구야! 기대치 수명이 88세라!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린다.
우째던지 버팅겨는 보지만 83세까지만 살아도 좋겠다.
그 안에 오라카면 가는게고. 억울해서 못가겠다고
전해라는 소리는 못 할 것 아닌가?
건강하시게.고맙네. 학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