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화가 피었습니다.
3년 전 한여름 친정동네 재개발로 헐리게 될 집 담장에서 어렵사리 몇가지 얻어온 영춘화입니다.
잎이 무성한 한여름이어서 뿌리 내리기 엄청 어려웠지요.
7cm 정도의 가늘고 작은 줄기를 씨앗 포트에 심고 애지중지 물을 주며 길렀는데 뿌리가 내린 것은 반의 반도 안되었지요.
꽃이 너무 이뻐 지난 봄 화원에서 아주 큰 것을 사다 심었는데 비가 구중구중 내리는 여름날씨에 저절로 죽어버리고
3년전 손가락 길이 만했던 것이 자라서 저리 화분에 귀히 모시어 있지요.
밖에 심은 것은 거의 다 죽었습니다. 기후가 맞지 않는 것인지 습도가 맞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저 화분 속의 영춘화를 정말로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데 입춘날 꽃 한송이가 딱 피더니
지금 세 송이로 늘어났습니다. 사진 보다 실물은 더 이쁩니다.
딸부잣집 다섯째 딸로 태어난 저는 저 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꽃이나 사람이나 귀해야 귀한 대접을 받는구나, 나도 아들부잣집에 고명딸로 태어났더라면 엄청 귀히 여김 받았으련만....'
첫댓글 실내서도 꽃을보네요
ㅎ.ㅎ
말로 표현하면 그렇긴
한데요~
공부가 바닦이면
귀하게 보겠는가요?.
경분님은 우수하게 잘하셔서 당당하시게
학생들을 가르키셨으니 지금도 죤경받고 계시잖아요~
이 나이에도 귀하신분.!!!
저는 딸4에 외동아들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어릴때 돌아가셔서 집형편이 어려워
외갓집에서 밥얻어먹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에게
설음 참 많이 받고 컸습니다
구여사님은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셧내요
ㅎㅎㅎ ...시설에 보내지 않고.... 밥먹이고 학교 보냈으면 어르신들의 도리는 다 하신 겁니다. 고맙다 하셔야죠.
@맹명희 나중에외조모조부님 외삼촌이 쫄딱 말아먹어서저의집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김진철(대구달서구) 외손주의 효도로 말년을 잘 지내셨군요.
@맹명희 제가 여섯살에 돌아가신 우리 엄마는요, 뱃속에서 힘차게 발길질 하는 저를 꼭 아들인줄로먼 믿고 있다가 저를 낳을실제 산파가 '딸이요' 라는 말 한마디에 기절하시어 곧바로 병원으로 실려가 6년을 병원살이 하시다가 돌아가셨다네요. 그래서 어릴 때 뒷집 할머니가 저만 보면 에미 잡아먹은 년이라고 했는데 그 뜻을 커서야 알게 되었어요. 제가 아들이 아니어서 그리도 절망하셨다는군요. 그래서 언니들이 저를 불쌍히 여기어 거두어 준 것이랍니다. 참 고마운 형제들이지요.
@구경분(인천 강화) 에구....어떻게 그런일이 있대요 ?
오빠가 계시는데도 그러셨대요?
@구경분(인천 강화) 엄마 젖도 못 먹고 자라셨군요.
@구경분(인천 강화)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빈듯이 커셨잖아요
@맹명희 몸이 약하신 엄마가 딸딸딸딸 넷 다음에 오빠를 낳았는데 오빠가 너무 병치레 하니까 죽을까봐 걱정되어 아들문 열린 김에 하나 더 나아야 안심 된다며 낳은 것이 저랍니다. 고등학교 다니던 큰언니가 학교에 사정을 말하고 제적당하지 않을 만큼만 학교에 나가며 저를 길렀으니 사람들 모두가 제가 명이 길어 살았답니다.
@구경분(인천 강화) 세상에나...
영춘화가 저희동네 오래된 연립단지 담장으로 봄이면 치렁치렁 피는데
곧 재건축 들어간다하니
전 그아이들이 걱정입니다
누구라도 잘 걷어갈건지
사라질건지
무료나눔이라도 하면 좋겠네요.
님의 말씀처럼 아들 부잣집 (오빠만 넷)에 고명딸로 태어나
양말,손수건 한장 빨아 보지 않고 한 껏 사랑 받으며 살아왔지만
좀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 오지 않은게 후회가 되네요
어떻게 살아 왔느냐 보다 지금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가 중요하겠지요
꽃에는 문외한이라 찾아보니 개나리와 비슷한 영춘화가 개나리보다 더 이른 초봄에 핀다네요^^
영춘화가 피었다고
올려주신 사연 잘 읽었어요
각자마다 사연이 있는 삶이겠지요...^^
영춘화꽃 색이 예쁘네요~
이른 봄소식을 가지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