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식당에서 밥을 더 달라며 그릇을 내미는 사람을 보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그런 사람이 많았습니다.
체면을 차리며 밥을 먹는 그런 식당이 아닌 노동자도 학생도 월급쟁이들도 와서 부담 없이 밥을 먹는
그런 식당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 아줌마 밥 좀 더 주세요 " 란 말이 문득 떠오른 것은 요즘 들어 식욕이
부쩍 올라와서 밥 한 공기로는 약간 부족한 듯하여 한두 숟갈 더 먹는 일이 잦은 때문인데 그래서 그런지
체중이 약간 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밥을 더 달라며 밥그릇을 내밀면 식당 주인은 군말 없이 밥 한두 주걱을 푹 퍼서 주곤 했는데 그 덧붙이는
밥은 물론 공짜였습니다. 손님도 주인도 밥값을 더 주고 더 받겠다는 계산은 애초에 없이 이미 상식이 된
거래였던 셈인데, 그런 상식이 언제부턴가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미리 퍼놓은 한 공기의 밥이 추가로 식대에
올라가기 때문에 예전의 인심은 이미 추억으로만 남은 듯합니다.
태생이 촌놈이라 그런지 나는 밥을 많이 먹는 편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나는 왕성한 식욕으로 살았는데 특히 학창시절 하숙을 할 때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서 식사 시간을
기다리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나중에는 방 한 칸 얻어서 자취를 하며 포식을 하기도 했지만 막상 자취를
하려니 생활비가 모자라 한끼씩 건너뛰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고향에서 오는 향토장학금( ? )을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런 고통은 군에 입대하면서 더욱 심화되어 배가 고픈 날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밥과 관련한 추억 중에 지금으로부터 57년 전인 1965년 가을의 어느 날을 나는 잊을 수 없습니다.
논산훈련소를 거쳐 부산에서 후반기 교육을 마친 후 배치된 곳이 강원도 양구의 어느 부대였는데 당시의
식사 메뉴는 참으로 소박했습니다. 찌그러진 양재기에 얼기설기 담은 보리밥 한 그릇에 쉰내 나는 콩나물국
한 그릇과 김치 몇 조각이 전부여서 그것을 먹고 돌아서면 또 배가 고팠는데, 갓 입대한 신병이라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거의 쉴 틈이 없던 어느 날, 배고픈 서러움을 해소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날은 부대원 전원이 야외 훈련을 간 날이라 나 혼자 보초를 서다가 식사 시간이 되어 식당엘 갔는데
평소 인상이 별로였던 고참 취사병이 느닷없이 나를 부르며 너 이XX 오늘 이 밥 다 먹어, 다 못 먹으면
혼날 줄 알아라. 그러면서 밥을 커다란 배식 통 뚜껑애다 퍼 놓는데 얼핏 봐도 10인분은 될 성싶었습니다.
아, 이게 무슨 은총인가, 이렇게 많은 밥을 주다니... 나는 정신없이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먹어도 먹어도
계속 들어가는 밥을 어찌하랴 , 얼핏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 많은 밥의 반 이상이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더는 먹을 수가 없어서 그만 먹겠다고 하니 고참 취사병도 놀란 눈치였는데 딴에는 배고픈 졸병의 처지를
배려한 깊은 뜻이 있었지만 이렇게 밥을 많이 먹을 줄은 몰랐던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폭식을 하고 식당 문을 나서는데 속이 이상했습니다. 금방이라도 탈이 날 것 같은 위기감이 생겨서
급히 앞에 있는 하천에 가서 먹었던 밥을 토하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한참을 토하고 나니 비로소 안정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자칫 먹다가 죽은 귀신이 될뻔한 이 사건이 떠오를 때마다 이 밥 다 안 먹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던 그 선임 취사병의 부처님처럼 생긴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작은 공깃밥도 많다며 덜어놓고 먹을 때가 있지만 식욕이야말로 모든
욕구의 근원이라는 믿음 때문에 지금도 나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입니다. 따라서 밥이 보약이라든가
밥심(힘)으로 일한다는 말을 나는 믿습니다. 실제로 예전 고향집 머슴들의 식사량은 대단했습니다.
커다란 밥그릇에 고봉으로 담긴 밥은 그릇 위로 올라간 양과 아래의 양이 비슷할 정도로 많았는데 그 밥을
다 먹도고 밥을 더 달라고 했으니 그 양을 지금의 조그만 공기로 따지면 다섯 공기도 넘을듯 합니다만,
그들은 그 밥의 힘으로 고된 농사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나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돌아와 밥을 먹는 내 모습을 본 도우미 아주머니가 너는 밥을 참 복스럽게 먹는다고 한
말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십여리 먼 거리를 걸어서 다녀왔으니 배가 고픈 건 당연했을 것이고
그래서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복스럽게 본 모양입니다. 밥을 잘 먹는 것도 건강하게 잘 사는 비결의 하나라고
생각하며 밥을 잘 먹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말을 되새겨 봅니다.
첫댓글 저 오늘 아침 금식이라서
널널한 시간 즐겨 봅니다.
밥이 보약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밥맛이 좋고 입맛이 좋으면
복 받은겁니다.
검사 끝나면 먹을 대용식을
남편이 챙겨 담고 있고
저 또한 밥 한끼 굶으면
꼴깍 허기저서 견디기 어려울 정도가 됩니다.
몸 컨디션이 안 좋으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후가 밥맛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몸이 아프면 밥맛이 소태처럼 쓰기도 하구요.
밥이 보약이라는 말 맞습니다. 밥을 잘 먹으면 병이 없고 혈기가 왕성하지요.
금식 끝나면 맛있는 밥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성장기에서 지금까지 밥으로 똘똘 뭉친 글입니다.
그렇게 잘 뭉쳤으니 주먹밥 하나 만든 셈이라 하면 우습기도 하겠지요.ㅎㅎ
그러나 밥은 하늘이라 했는데(김지하 시인)
왕성한 식욕은 왕성한 삶의 의욕이요
밥을 줄인다는 건 욕심을 덜어 낸다는 뜻이기도 하겠습니다.
식욕은 늘 복스런 입맛을 달고 있으니, 참 건강하고 행복한 삶 계속 이어가세요.
밥맛이 마냥 좋은 건 아니구요, 컨디션이 안 좋으면 밥을 굶을 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밥맛이 좋아서 정량을 초과하는 경우도 있지요.
석촌님께서도 맛있는 밥 잘 드시기 바랍니다.
나는 어릴때부터 먹성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어른들은 많이 먹어라 많이 먹어라
그말이 덕담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릴때부터 우량아 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살찌는게 건강에 안좋다는 말을 하기 시작합디다
나도 14년전쯤에 지금보다도 체중이 10 키로 이상 더 나가니
내가 행동하는데 지장을 받기 시작했구 건강에도 문제가 되는거를 느끼게 됩디다
그래서 평소의 식사량을 3분의2로 줄이고 간식을 끊어 버렸습니다
그때의 배고품 이라니?
담배 술 끊을때의 금단현상은 저리가라로 고통스러웁디다
그래도 그 금단현상에 도전을 하다보니 3 달쯤 지나고 나서는 배고품이라는 금단현상이 많이 줄어듭디다
나는 지금도 뚱뚱하지만 더이상 체중을 줄일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소식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식사량을 줄이고 소식을 해서 건강하게 오래삽시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
지금은 전에 비해서 음식의 질이 좋아졌으니
양을 줄여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첫눈에 봐도 태평성대 님은 건장한 체격이셨습니다.
사람의 체형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만
밥을 잘 먹는 사람은 과식을 하지 않는 한 건강한 체격을 유지하고 있더군요.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식을 하는게
건강에 좋은 건 사실입니다.그래서 저도 식사량을 줄이려고 애를 쓰지요.
특히 져녁밥은 소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부담을 줄여야 하니까요.
적당량의 식사로 건강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긴 글이지만.. 어쩌면 조근조근 얘기하듯.. 잘 내려 쓰시는지..
밥을 적게먹는다는 요즘..밥 대신 다른 간식 아무리 먹어도 결국은 배가 고프긴 합니다..
그리고 요즘 애들은 거의 아침밥을 안 먹고 출근하든데.. 저는 배가 든든하지 않으면 일단 일이 잘 안됩니다..
신경도 예민해지구요.. 밥심으로 일 한다는게 맞나봐요..ㅎ
더 길어질 수 있는 글을 그나마 줄였습니다.
밥 대신 먹는 간식꺼리가 많아서 법을 덜 먹기는 합니다만
간식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밥은 밥대로 또 먹게 되더군요.
배가 고프면 잠도 잘 안오지요. 밥심으로 일한다는 말은 맞는 것 같습니다 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2.10 15:41
의식주가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지요.
배고픈 이에게 밥챙겨주는 일이 가장 큰 베품이었습니다.
밥 잘 먹는 일이 건강이고
밥 잘 먹는 것이 활동력이었기에
밥 잘 먹는 사람을 복이라고 했지요.
가난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여러 재미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잘 먹고 사는 지금에 비하면,
콩 하나도 10 명이 나누어 먹는다란 말이 성행했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예전 고향집이 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컷고 도로와 가깝다 보니
지나가는 행인이 배가 고프다며 밥을 좀 달라고 하기도 하고
하룻밤 재워달라는 사람이 가끔 있었습니다.
그것을 거절하지 못하고 부모님은 받아들여서 하룻밤 재워주기도 하고
두끼 식사도 제공한 후 보내곤 했습니다. 지금이야 그럴 사람도 없거니와
그럴 수도 없는 얘기지만 밥은 인심과도 통하는 정이기도 했습니다.
건강해야 밥도 잘 먹고 일도 잘 합니다.
밥을 잘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도 있구요, 언제 밥 한끼 하시지요 ㅎ.
아득한 옛날 이야기 듣는거 같습니다
그때 우리 이모부 밥 그릇이 지금 내가 먹는 밥 일곱배는 되었을것 같아요
그때는 간식이 드물고 밥 밖에 없었지요
우리 남동생도 밥을 세 그릇이나 먹어서 식구들이 웃곤 했는데
이제는 한 공기 밖에 안 먹더라구요
밥 잘 먹으면 그게 건강입니다
밥 좀 더 주세요
그 정겨운 말
이제는 밥 한 공기 추가 하면
돈이 추가지요
아주 먼 얘기는 아닙니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그런 일이 많았고
지금도 그런 일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추가 밥은 돈을 받으니
그것을 인심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밥 좀 더 달라는 청이 참 인간적이기도 하고 넉넉하기도 합니다.
아직 식욕이 왕성하다니 건강한 분이십니다.
나는 이번 사고후에 밥을 하는 것도 먹는 것도 귀찮아졌어요.ㅠㅠ
그러시면 안 되지요. 그렇수록 장 챙겨 드셔야 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밥 한 공기 추가요~~"
하면 1천원 플러스~
그나마 한공기 밥을 가져와도 대개 그 밥을
덜어가는 사람도 없는 시대~
암튼 시대가 바뀌었고 덜먹는것이 미덕이 되다 보니
예전의 그 큰 밥그릇에 듬뿍 퍼서 먹던 얘기는 오롯이
추억으로만 남고 만 느낌입니다.
밥 잘 먹고 가리는 음식없고~ 이거야 말로 복중의 복
이지요~ 거기다 이렇다 할 성인병마저 없으면~
지금은 밤 한공기 추가하면 밥값을 내야 하지요.
밥을 더 추가하는 사람도 별로 옶구요.
저는 혈압약 하루 한 알씩 먹는 것 외에 다른 약은
먹는 게 없습니다만 병원에 가도 이상이 없다는군요.
이것도 복이라면 복으로 생각하고 삽니다.
밥 심으로 산다는 말에 아주공감하는 바입니다~~.
저는 15세때부터 들일 하면서 고봉밥을 먹었읍니다.
이것이 습관이 들었는지 나중에 서울로 유학가서 하숙을 하다가
너무 허기가 져서 자취를 하였읍니다.
먹고싶은것 실컷해서 먹었지요.
자취생활 중에도 하루세끼밥 꼬박
해 먹었습니다.
이젠 의사의 권고에 한끼 밥한그릇으로 고정 하였지만 식성은 지금도 왕성한 편이지요.
큼직한 사발에 수북히 담아진 윤이 반짝반짝 나는 쌀밥....
참 맛도 좋았읍니다.
저와 비슷하군요. 하숙집에서 주는 밥은 왜 그렇게도 배가 고프던지요.
그래서 저도 비용도 줄일겸 하여 자취를 했습니다.
무악산 님은 얼핏 뵈도 체격이 탄탄하게 보였습니다.
타고난 건강에다 식사도 잘 하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반짝반짝 빛나는 고봉의 밥을 입이 미어지게 먹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요사히는 식생활과 건강에 대한 개념이 많이 달라져
그리 오래전은 아니라 하나 옛 이야기 듣는 듯 합니다.
고봉밥이라는 용어, 밥 더 달라는 말 듣기가 힘들어지는
세대에 살고 있는게 영양학적으론 좋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저는 사실 식욕 왕성한 분이 부러운 처지.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즐거운 일상 보내세요.
오래전의 일 같지만 그렇게 오래전의 일은 아닙니다.
지금도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에서는 볼 수있는풍경이지요.
요즘은 다이어트다 뭐다 하여 밥을 많이 안 먹는 추세입니다만
그 옛날 간식이 귀했던 시절에는 오로지 밥으로 배를 채울 수밖에 없어서
식사량이 많았었지요. 저는 지금도 밥을 비교적 많이 먹는 편입니다.
양구에서 고생하셨습니다 ㆍ
저도 5분 대기조 출동하고왔더니 고생했다고 취사반에서 특별히 남겨둔밥을 다 먹는다고 소대원들이 고생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ㆍ
건강하십시요 ㆍ
추소리님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군요. 그것이 당시의 정서였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암님의 글을 보면서
계속 ㅋㅋㅋ 하고 웃었습니다.
옆에서 남편이 무얼 웃으면서 끄적이냐고....
참으로 깜장콩도
다른 것은 인내 , 절제 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먹는 것에는 누가 뭐래도 안되니 말입니다.
우리 어머니가 그랬어요.
[전젱나면 너거 아부지 하고 니가 가장 먼저 죽을거라]고....ㅎ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도
먹는 것은 아직도 잘 먹습니다.
옆집 새댁이 저보고 먹는 것에 비하면
진짜 살안찐다고 합니다.
부모로 부터 물려 받은 좋은 몸이라고도 하더군요.
먹고 죽은 귀신 떼깔도 좋다 했습니다.
한번 먹어볼대로 먹어볼랍니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발언 하면 무식하게 보이겠지요.
건강하십시다 우리 모두요~~~
ㅎㅎ 잘 드시고 건강하시면 최고지요 밥이 보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