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나 그 놈이랑 못해!"
"왜? 성호가 플레이가 좀 더티하긴 해도 제작 노하우는 끝내주잖아!"
"나도 9년차야. 한국영화 흥행 1위 내가 가지고 있는데 제작사 대표한테 꼼짝도 못하고.. 내 신세 처량하다.."
"귀여운 자식...!"
이대표가 준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준후는 짜증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대표가 표정을 싹 바꾸며 이제가 본론이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저기.. 박CP가 하인서랑 같이 오겠데..."
( * CP : 제작자를 줄여서 부르는 말)
"하인서? 그 새끼가 미쳤구나...!"
<4년 전>
'어린 왕자의 꿈' 시사회 날이다.
당시 준후는 '키싱 유'로 500만 관객을 넘기며 승승장구를 하던 때였다.
준후는 5년 동안 시사회에 서면서 작업을 했지만 떨리기는 만날 똑같았다.
그는 멋진 정장을 갖추어 입고 있었다.
사실 그는 자신의 영화는 잘 가꿀줄 알지만 자신의 스타일은 가꾸기 힘들어하는 표본이다.
준후는 계속 떨려서 한숨을 쉬고 있었는데, 조감독이 달려왔다.
"감독님! 감독님! 하인서가 안 온대요!"
"뭐? 하인서가? 미쳤다고 안 와?"
하인서는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캐릭터를 두고 계속 티격태격하더니 결국 일을 저지른 것이다.
몇 백명의 기자들이 왔는데 바로 여주인공이 펑크를 낸 것이다...!
준후는 결국 여주인공인 하인서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시사회 1시간 전에 펑크를 내다니요!"
"감독님. 저희 인서, 이렇게 자존심 상하면서 영화 촬영한 적 처음이었습니다. 그냥 없는 샘 치세요."
"걔가 조연이야? 주연이잖아! 타이틀롤인데 지가 안 오면 어쩌겠다는 거야?"
"그러니까 없는 샘 치라고요! 아역을 타이틀롤로 잡으면 되겠네!"
하인서의 매니저가 쐐기를 박듯 전화를 딱 끊어버렸다.
준후가 어이없어하며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어느덧 1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드디어 영화 첫 시사회가 시작되었다.
시사회 진행 MC가 이 영화의 주인공을 부른다고 하자 모두들 밖으로 나왔다.
몇 백명의 기자들은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기자 중 한 명이 하인서는 어디있냐고 물어보았다.
"아.. 하인서 씨는 감기 몸살로 나오지 못하셨습니다."
기자들이 웅성웅성거렸다.
하인서는 당시 최고 톱스타였기 때문에 사실상 하인서를 찍기 위해 온 기자들이 많았다.
몇몇 기자들은 그냥 나가는 기자들도 있었고, 안들리게 욕을 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결국 시사회는 엉망으로 끝나고 준후는 차를 타고 애인관계이자 스페셜 시네마에 실장인 "혜인"이와 함께 갔다.
"하인서 걔 미친거 아니야?"
"준후야. 험한 말 쓰지마."
"너가 생각해봐. 그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
"이해가 가진 않지만.. 솔직히 나도 예상하고 있었어. 어차피 우리가 톱스타들을 상대로 맥이나 추릴 수 있겠어?"
준후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차를 타고 작업실로 갔다.
★
준후는 차를 타고 오피스텔로 갔다.
오피스텔에 들어서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들었다.
준후는 얼른 엘레베이터를 타고 비밀번호를 누른 뒤, 집 안으로 들어가 화장실로 직행했다.
그런데...! 화장실 문을 열자 샤워를 하고 있는 선주가 깜짝 놀라 괴성을 질렀다.
준후 역시 깜짝 놀라 몸을 뒤돌리며 화장실 문을 닫았다.
준후가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짜증을 냈다. 오늘따라 되는 일이 한 개도 없었다.
그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털썩 누웠다.
반면, 선주는 너무 부끄러워서 화장실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1시간 후..
선주는 화장실에서 나와 저녁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방 안에서 온갖 잡생각을 끌어 안고 가만히 있던 준후도 배가 고팠는지 밖으로 나왔다.
선주와 준후는 부엌에서 눈이 마주쳤는데 둘 다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선주는 밥그릇을 일부러 소리를 들으라는 듯이 털썩 놓았고,
준후는 물을 마시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때...! 선주가 준후를 불렀다.
"밥 안 먹어요?"
준후와 선주는 같이 밥을 먹고 있었다.
밥상에는 계란 후라이, 김치, 김, 된장 찌개 밖에 없었지만 맛있게 먹고 있었다.
선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밥을 먹고 있는 준후를 계속 처다 보았다.
"저기요. 우리 이름도 모르는 거 알아요?"
"박준후에요."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곧바로 밥을 먹는 준후를 보고는 선주는 '밥알이 목구멍에나 걸려라!'라고 생각했다.
선주 역시 준후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이선주에요."
★
다음 날 아침, 선주는 아침 8시 쯔음에 일어나 아침 준비를 했다.
그런데 아침 준비를 다하고도 준후는 방 안에서 나오질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던 선주는 혼자 먹는 것이 외롭기도하고 준후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준후의 방문에대고 노크를 했다.
노크를 세,네번을 해도 전혀 대답이 그였다.
결국 선주는 준후의 방문을 열어보았는데 준후는 방 안에 없었다.
"말이라도 하고 나가면 어디가 덧나나?"
★
준후는 자신의 새 영화의 제작자가 될 박성호와 만나기 위해 스페셜 시네마 건물로 갔다.
박성호는 이미 이대표의 방에 있었고, 준후는 들어갔다.
그 방 안에는 이대표는 없고 성호밖에 없었다.
성호는 차를 마시고 있었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준후는 박성호를 본채 만채 하며 박성호와 마주보며 앉았다.
"본론부터 말할게요. 절대로 하인서는 안돼요."
"그렇게 빨리 말하니 무척 당황스럽군요."
성호가 능청스럽게 준후의 대답을 요리조리 피해나갔다.
준후는 옆에 있던 컵에 있는 물을 원샷했다.
속이 타는 것이었다.
"솔직히 박CP님도 맘에 안들거든요. 그런데 하인서까지 오니까 정말 억장이 무너지네요."
"솔직히 박감독님, 요즘 하향세잖아요. 외국 블록버스터랑 붙어서 관객 점유율로 이긴게 기억도 안나네요."
".........!!"
"2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하인서! 이 기사 한 번만 돌아도 100만 잡아 먹은 겁니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또 시사회에서 물먹은 꼴 보라고요?"
"하인서가 바보입니까? 그 때도 욕 무지하게 얻어먹었는데 또 그런 짓을 하겠냐고요?"
"자기 개념 상태를 보면 그렇게 하고도 남을 놈입니다."
준후가 다시 컵을 들어 물을 마시려고 했다.
그런데 물이 없자 컵을 쾅 내려놓고는 머리를 한 번 넘겼다.
성호는 아무 미동없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화를 식힌 뒤, 준후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저 박CP님 환영해요. '어린 왕자의 꿈' 국내 극장 수입으로 손익분기점 못 넘었을 때 아주 더티한 플레이로 해외 수입 얻어주셨잖아요. 저야 박CP님 수익 남기는 거 아주 굿이라고 생각해요."
"당황스럽네요. 박감독님이 제 칭찬을 다해주시고."
"그런데 저 하인서 안 쓰고 신인 오디션 공모할겁니다!"
"..........!!"
"하인서가 정 쓰고 싶으시면 조연으로 넣으세요. 카메오면 더 좋고."
"박감독님, 저 골 때리시네요."
"제가 그런 데에는 일가견 하거든요."
"또 하향세 타고 싶으신가봐요?"
"나! 박CP한테 휘둘릴 초짜 아닙니다. 이번이 입봉작 아니라고요! 박CP가 감놔라 배놔라 할 경력 아니라고요!"
"..........."
"나 무조건 여주인공 오디션으로 뽑을겁니다! 하인서를 주인공으로 하고 싶으면 오디션장으로 오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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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예고
준후는 선주를 계속 본채만채하고 선주는 자신이 가정부 노릇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결국 그동안 짜증이 폭발한 선주는 준후의 얼굴을 주먹으로 친다...!
그리고 준후는 드디어 새 영화의 각본 작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성호가 사사건건
딴지를 거는데...
<4회는 목요일에 나온답니다~ 그리고 댓글 달아주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신분 모두모두 감사해요~!>
첫댓글 잘읽었네요.....왜 성호를 미워하는지 이제야 알것 같군요....그런데 우리 선주는 밤을 차려서 같이먹고 이름을 물어보는게 준후라고하는군요....그리고 준후가 영화 감독이군요.....처음부터 만만치 안겠는데요....그 둘사이에 선주까지.....[pd 라고 하는부르던데 아닌가요....아니면 말고...]다음편도
사실 성호보다는 하서인이라는 인물에게 더더욱 증오감을 가지고 있죠. 사실 성호와 서인 두 인물과 더불어 앞으로 또다른 준후의 연적이지요./////허거걱! 설마 준후가 영화감독인줄 모르고 보셨다는.../////PD는 말그래도 연출이구요. CP는 책임 프로듀서입니닷!
아~~~~그렇구나...ㅋㅋㅋ
선주가 오디션에 턱허니!! 붙는 저 그런 상상을 했답니다. 아 ....자러 가야 하는데(이시간에 말이죠 ㅡ,.ㅜ )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ㅎㅎ
ㅋㅋㅋ 상상력 죽이시네요! 앞으로 선주가 오디션을 보게되는 내용입니다. 한 6~7회쯤에 중간 스토리를 알려줄려고 했었는데 님이 벌써 알아버리시다니 ㅠ.ㅠ~ ㅋㅋㅋ
ㅋㅋㅋㅋ 재미있어요~!!! ><
체리좋아님! 1편에 이어 이번에도 댓글 달아주셔서 넘넘 감사해요~~~~~!!
끌리는 무언가가~ㅋㅋ
선주가 배우가 되는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