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록 음악의 아홉가지 갈래들"(신현준 지음)을 참고하세요.
분량도 작아서 읽기 쉽고
유용한 책입니다. 가격도 싸구요.
그리고 장르 분류는 크게 잡되(사실 그런 카테고리는 많을 수록 오히려 헷갈리고 소모적인 것이 되거든요)
장르는 시대적인 유행을 탄다는 것을 꼭 지적해주고
비슷하게 묶을 수 있는 것 내에서
이러한 용어를 만들어낸 특징적 스타일을 가진 밴드들 중심으로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간단하게 부연한다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또 헤비메탈의 정체성 문제도 부연한다면 좋을 것 같구요.
항상 헤비메탈은 반사회적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데
다른 음악과 비교하여 이 점을 해명한다는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여기저기서 얻어서 정리한 사항을 간단히 적어보면,
60년대: 헤비메탈이란 말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하드록이란 단어는 많이 쓰였지요. 이 때 하드록은 기존의 록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볼륨을 내는 밴드중심의 음악을 지칭합니다.
이 시기 하드록은 지미 헨드릭스와 크림이 대표적입니다. 이른바 펜타토닉 스케일이라고 하는 흑인 특유의 음계를 중심으로 블루스의 지배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이 시기 하드록입니다. 그리고 비틀즈와 롤링스톤즈같은 경우 록밴드일지라도 "만인의 스타"인 만큼 어떤 장르에 국한짓기는 힘들지만 그들의 노래중 몇몇 곡은 하드록적인 것이 있습니다. 비틀즈의 <헬터 스켈터>를 들어보세요.
70년대: 이 때는 완전히 하드록이 정착을 합니다. 사실 70년대는 음악적으로 거장적이고 화려한 연주와 거대한 스타디움 공연을 위주로 하는 스타 밴드들이 속속 나오던 시대이지요. (이후 이러한 과장성과 상업성 대중이 가까이 하기 어려운 내용에 대한 반향으로 펑크가 등장하는 겁니다.) 아트록이 나오고 하드록또한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분화됩니다.
레드 제플린이 두텁고 윤기있는 사운드와 신비주의적 색채를 가미한 하드록을 펼치지요. 딮 퍼플은 보다 경쾌하고 빠르며 히스테리컬한 기타와 키보드의 속주가 중심이 되구요. 특히 이들의 바로크적 스타일은 이후 리치블랙모어의 레인보우에서 강화되며 80년대의 네오 클래시컬 퓨전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블랙 새바스는 토니 아이오미의 묵직한 기타음이 특징이며 음산한 저음과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사운드로 후대 데쓰, 고딕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요. 쥬다스 프리스트는 초기에는 오히려 프로그레시브적인 색채를 뛰었는데, 이 때도 활동은 했지만 오히려 70년대 말부터 음악을 바꾸여 나중에" Metal god"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때 헤비메탈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마 평론가 레스터 뱅크스인가 하는 사람이 블루 오이스터 컬트라는 하드록 밴드의 음악을 칭하며 더욱 강력하다는 의미로 처음 사용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 밴드중에서는 이 밴드와 스테픈 울프가 헤비메탈이라는 꼬리표를 달 수 있습니다. 키스는 기괴한 분장과 경쾌한 록큰롤로 이후 80년대 메탈밴드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에어로스미스는 블루스 색채가 강한 복고적 록큰롤을 일관되게 유지합니다.
영미를 제외한 기타 지역에서는 독일의 멜로딕한 하드록이 스콜피온스에 의해 나타납니다. 호주에서는 AC/DC가 보다 복고풍의 록큰롤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는 러쉬가 최초로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원형을 창조합니다.
80년대 : 이른바 영국에서 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의 등장입니다. 원래도 하드록은 백인 블루스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음악적으로도 블루스의 색채는 사라지고 노골적으로 백인 청년/남성/노동자(블루컬러)/건달들의 정서를 드러냅니다. 이 시기가 오면 블루스의 영향력이 거의 사라진 진짜 헤비메탈들이 나옵니다. 이 N.W.O.B.H.M시기의 대표적인 밴드로 쥬다스 프리스트, 베놈, 다이아몬드 헤드, 아이언 메이든, 색슨 등이 있는데 이 중에 우리에게 알려진 밴드는 사실 쥬다스와 아이언 정도입니다.
그리고 또 모터 헤드라는 아주 중요한 밴드가 있습니다. 보컬 레미의 걸걸한 목소리와 무식하리만큼 치달리는 육중한 사운드는 분명히 펑크에서 영향받은 것입니다. 펑크의 공격성과 스피드를 결합하며 80년대 미국에서 꽃핀 헤비메탈의 지류가 바로 스래쉬 메탈입니다. 초기 메탈리카, 메가데쓰, 앤쓰랙스, 슬레이어 등의 4인방이 스래쉬메탈의 대표로 거론되었었는데 이후 음악적 색채들이 변화하며 지금도 스래쉬메탈을 한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메가데쓰는 사실 스래쉬라는 꼬리표를 붙이기 힘들고, 메탈리카는 초기작에만, 그리고 앤쓰랙스는 보다 하드코어나 펑크의 영향이 더 강하지요. 그리고 슬레이어는 스래쉬와 데쓰의 사이에 걸쳐있습니다. 스래쉬메탈 밴드들로는 이외에 테스타먼트나 오버킬 등이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스래쉬는 주로 낙오자들이 느끼는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분노나 억눌린 감성등을 엄청난 볼륨과 스피드를 통해 분출해냅니다. 그래서 스래쉬는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지지만, 이 음악적 측면-속도와 으르렁거림(보컬은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으르렁거린다고, 즉 "그로울링"한다고 하지요)을 극대화시킨 극단적 사운드가 한편으로는 유럽에서, 또 한 펀에서는 미국 플로리다 주 탐파를 중심으로 탄생합니다. 바로 데쓰메탈입니다.
스래쉬는 사실 말랑말랑한 일군의 하드록/메탈 밴드들이 유행하는데 대한 반향으로 나온 겁니다. 80년대의 팝은 전반적으로 퇴폐적이고 쾌락적이며 화려해서 싫어하는 분들은 속 빈 강정같다고 엄청 싫어합니다. (하하, 그렇지만 저는 좋아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메탈도 예외는 아니라서 보다 부드럽고 듣기 편한 메탈밴드들이 밀리언 셀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른바 L.A메탈 혹은 라이트 메탈이라고 통칭되지만, 사실 L.A출신들이 많느야, 그런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본 조비는 뉴 저지 출신이거든요! 생각엔 오히려 가볍다는 의미에서 라이트 메탈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라이트 메탈은 대체로 상대적으로 가볍고 경쾌한 록큰롤과 퇴폐적이고 화려한 복장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머틀리 크루가 천방지축 양아치 날라리 청년이라면 본 조비는 마음착한 이웃집 오빠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어느쪽이든 여성와 아이들이 보다 다가가기 쉽다는 면은 공통적입니다. 이외에도 도켄, LA건즈, 신데렐라, 스트라이퍼, 래트, 윙어, 포이즌, 워런트, 화이트 라이언, 익스트림, 스키드 로우 등이 유명합니다. 와스프는 보다 어둡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리더 블랙키 로리스의 쇼킹한 무대 연출은 가볍기는 커녕 오히려 전성기 블랙 새바쓰에서 오지 오스본의 그것을 연상시킵니다.
라이트 메탈안에서도 각각의 밴드들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건전가요(!)를 선호하는 정돈된 모습과 우아한 멜로디(!)의 하드록 밴드들이 있는데, 시애틀 출신의 하트와 단발성 프로젝트로 아깝게 끝난 배드 잉글리쉬, 댐 양키스, 타이케토 등이 그들입니다.
사실 80년대는 음악적으로 어떻하든 건에 오히려 복장과 화장에 대해 보수적인 측면이 있어서 날라리 메탈밴드건 스래쉬메탈밴드건 머리를 푸들처럼 부풀리고 립스틱을 발라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겉모습만 본다면 그들사이의 차이를 놓치기 쉽습니다. 열거한 밴드들은 어떤 밴드는 보다 멜로딕하고 건강한 감수성의 하드록에 치우쳐있고, 어떤 밴드는 보다 거칠고 야성적인 사운드나 혹은 퇴폐미가 강조되어있습니다.
유럽의 하드록밴드들은 멜로디가 특히 강조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대단히 청명하면서도 마이너계열를 선호해서 그런지 애상감을 띤 곡조가 특징입니다. 이는 미국의 밝고 명랑한 감수성과 비교되지요. 유럽이(!) 걸작 <파이널 카운트다운>을 발표하고 TNT등이 인기를 누립니다. 이후 프리티 메이즈나 페어 워닝등 좋은 밴드들이 있지만 대체로 단명하거나, 꾸준히 활동하더라도 메이저급으로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건즈 앤 로지즈는 L.A메탈의 데카당한 모습과 블루스냄새가 나는 복고적 하드록, 그리고 서정적 멜로디의 이상적인 결합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어느쪽으로도 분류하기란 어렵습니다.
이 시기에 어느쪽으로도 카테고리를 붙이기 힘든 아주 중요한 인물들이 있는데, 첫번째가 바로 킹 다이아몬드입니다. 중세적 공포, 비극, 연극적 구성을 좋아하며 본인의 목소리 하나로 여러 배역의 목소리까지 소화하지요. 그렇지만 음악적으로는 블랙이나 데쓰로 취급할 수 없습니다. 보다 전형적인 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에 가깝습니다.
다음으로 앨리스 쿠퍼또한 솔로로 나온 오지 오스본과 누가 더 음침하고 괴기스러운가 하는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그는 육중한 사운드와 고딕적인 공포의 오지 오스본에 비해,B급 공포영화나 코믹스같은 훨씬 미국적인 쇼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 80년대의 혁명적 조류를 살펴본다면 바로 기타 중심/연주곡 중심의 헤비메탈이 성행하였다는 것입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계를 평정하고 한 참 후, 에디 반 헤일런이 지판을 건반악기처럼 짚어 독특한 소리를 내는 태핑을 개발합니다. 그런데 사실 반 헤일런은 기타 중심이라기 보다는 철저히 밴드중심의 하드록이었고 그 점이 특이합니다. 세번째 혁명은 바로 잉베이 말름스틴의 속주(스윕피킹이라고 하나요?)입니다. 마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연주를 그대로 기타로 옮긴 듯 빠르고 매혹적이며 아름다운 라이징 포스의 1집은 너무나 큰 반향을 일으켜서 기존 연주자들까지 모두 그의 스타일을 따라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클래시컬한 속주 기타리스트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합니다. 레이서 엑스(폴 길버트와 브루스 부이예), 캐코포니(마티 프리드먼과 제이슨 베커), 토니 백칼파인, 비니 무어, 데이비드 T. 체스테인, 리치 코젠(전 포이즌)이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정형화된 연주가 쉽게 질리기 때문인지 90년대 이후로 잉베이 본인을 제외하고 속주중심의 작품을 만드는 음악가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 흐름을 바로크 메탈 혹은 네오 클래시컬 퓨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바로크 메탈보다는 네오 클래시컬 퓨전이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이는 편입니다.
또 특정 악기가 중심이 되기보다 밴드 전체의 유기적 연주와 극적인 곡 구성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러쉬의 후예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의 음악을 우리는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고 부릅니다. 페이츠 워닝, 퀸스라이크, 사바타지, 크림슨 글로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이들간에 어떤 유사점이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시기의 다른 밴드들과 비교할 때 연주는 보다 밴드 지향적이면서도 다른 헤비메탈밴드보다는 실험적이고, 내용에 있어서 지적이며 사색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밴드들을 묶어서 통칭하는 것 뿐입니다. 이러한 각각의 스타일은 이후 드림 씨어터에 이르러 집대성됩니다.
처음에 베놈이란 밴드를 언급했었습니다. 바로 데쓰 메탈과 블랙 메탈의 원조격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유럽에서는 공격성보다는 정신분열적이고 음침하며 실험적인 사운드를 보여주는 켈틱 프로스트나 북구 신화를 소재로 하여 클래시컬한 공포를 보여주는 바쏘리 등이 있습니다. 즉, 비슷한 류라도 유럽 밴드들은 지역적 색채와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강합니다. 미국에서는 D.R.I, 모비드 엔젤, 그리고 디어사이드같은 팀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쯤 되면 정말 핫뮤직 특집 기사의 표현대로 악마적 음악을 하는 밴드가 아니라, 밴드생활을 하는 악마주의자라고 할만합니다.)영국에서는 이후 카르카스가 보다 냉철한 데쓰메탈 사운드를 보여주고, 브라질의 세풀튜라는 민속적 색채를 그들의 음악에 융합합니다.
그로울링이 극대화되었던 관습적이고 부드러운 사운드건 헤비메탈의 특징은 철저히 인간에 의한 연주가 중심이 되는데, 소수를 중심으로 명맥이 유지되는 또 하나의 독특한 조류인 인더스트리얼은 이런 생각을 뒤집습니다. 일렉트로닉이 주가 되는 메탈을 보여주는 밴드들은 나인 인치 네일스, 미니스트리, 피어 팩토리등이 있습니다.
이 시기 유럽에서는 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과 유사하면서도 멜로디와 속도, 극적 구성등이 더욱 강화된 밴드들이 나타납니다. 독일의 헬로윈은 <일곱 열쇠의 수호자>앨범을 발표하는데 이 앨범은 수많은 밴드들에게 영감을 제공하며 이후 수많은 헬로윈 류를 양산하며 이른바 멜로딕 스피드 메탈이라고 불리는 유럽적 메탈의 흐름이 탄생합니다.
1세대 멜로딕 스피드 메탈의 유명한 밴드로는 블라인드 가디언과 감마 레이가 있습니다.
90년대 :
미국에서는 이른바 80년대에 융성했던 스타일은 지나치게 부담스럽다고 생각한 탓인지, 복고적인 분위기로의 회귀가 나타납니다. 소위 얼터너티브라고 불리는 이 흐름은 뚜렷한 사운드의 특징을 잡을 수 없으며, 중요한 것은 80년대의 특징인 "거장적 연주"나 "퇴폐적 화려함"은 배제하고 보다 솔직하며 소박한 사운드를 지향하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입니다. 가사나 표현에서도 80년대의 흥겨움과 쾌락에 대한 찬양에 비해 90년대 청년들의 내면적 고민이나 공감대에 보다 접근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너바나, 펄 잼 등은 그 자체로 헤비메탈이라기 보다 오히려 70년대의 하드록과 펑크를 연상시킵니다. 앨리스 인 체인스의 주술적이고 음침하면서도 보다 현대적인 사운드는 이른바 "새로운 헤비함"의 특징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80년대 음지에서 연주되던 하드코어는 펑크적 성향을 극대화시킨 이른바 "모던 헤비네스"의 새로운 조류입니다. 콘,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등은 이른바 헤비메탈 하면 떠올리는 고전적인 스타일과 류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이후 흑인음악적 요소(랩과 스크래칭 등)을 흡수하며 보다 모던한 멜로디감각을 보여주는 밴드들이 미국에서는 강세를 보이는데 린킨 파크가 대표적입니다. 툴은 프로그레시브적 감성까지 포함한 모던 헤비네스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반대로 이전의 어떤 헤비메탈보다도 복잡하고 정교한 연누와 구성을 보여주는 이른바 프로그레시브 메탈이 한편에서는 나옵니다. 드림 씨어터는 이 계열의 집대성자로 볼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동물처럼 꿈들대는 경이로운 연주는 단지 기술적인 능란함을 넘어서 서정성과 조화롭게 결합되며 프로그레시브 메탈이 무엇인지 하나의 전형을 보여주게 됩니다. 드림 씨어터 외에 유명한 밴드로는 키보드의 사용이 주를 이루며 더욱 심포닉한 면을 보여주는 쉐도우 갤러리, 마젤란, 스래쉬올드 등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이러한 "정교한 대곡 위주의 메탈"은 독일에서 두드러져서 시지스 이븐, 메콩 델타등이 출현하며, 이후 반덴플러스에까지 이어집니다. 2000년 이후 유망한 신인으로 페인 오브 셀베이션과 안드로메다, 에버그레이등이 선전중이지요.
영국에서는 보다 우아하고 느리며 심포닉한 작풍을 보여주는 고딕 메탈이 나옵니다. 파라다이스 로스트는 이 계열의 대왕이며 이후 아나테마, 마이 다잉 브라이드, 위딘 템테이션 등이 '느림과 슬픔'에 대한 미학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한편 느리면서도 서정적이기보다는 초기 블랙새바쓰의 복고적인 암울함과 정신분열적 감성을 재현하는 이른바 둠 메탈이 출현합니다. 커시드럴과 같은 밴드가 둠 메탈의 대표주자이며, 다른 메탈에 비해서도 즐기는 사람이 적은 탓인지 비슷한 스타일의 밴드가 많지는 않습니다.
한편 북구 유럽에서는 베놈과 바쏘리 이후 이어진 데쓰 메탈에 지역적 색채나 흑마술적 소재가 더욱 강화된 블랙 메탈이 탄생합니다. 암울함, 허무, 사악함, 신비, 공포를 극대화시킨 (정말 꿈에 볼까 무서운 음악을 하는) 밴드들로, 버쥼이나 엠페러, 다크 쓰론등이 대표적입니다. 버쥼같은 경우는 이후 광폭함은 배제하면서 정적이고 우울한 다크 앰비언트 성향을보여주고 있습니다.
데쓰 메탈의 경우에도 특히 북구 유럽은 클래시컬함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으며 대단히 멜로딕한 성향을 보여주는에 인 플레임스, 다크 트랜퀼리티, 칠드런 오브 보덤, 소일워크 등이 이러한 점을 잘 보여줍니다.
한편 헬로윈 이후 형성된 멜로딕 스피드 메탈은 가장 호황을 이루어 스트래토 배리우스, 랩소디, 앙그라, 카멜롯 등 쟁쟁한 밴드들이 탄생하였습니다. 극적 구성, 질주하는 속도감과 심포닉하고 멜로디가 강조된 사운드를 특징으로 하는 것이 멜로딕 스피드 메탈의 특징입니다. 멜로딕 스피드 메탈은 그 이미지가 지저분하거나(!) 정서적으로 분노에 차 있지 않으며, 클래시컬하고 수려한 멜로디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올드한 메탈들에 비해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다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형태가 정형화되어 쉽게 질릴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이외에 나이트위시는 소프라노 교육을 받은 여성 보컬의 전면적 기용이라는 파격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소프라노 특유의 강점을 잘 이용하며 클래시컬/심포닉/오페라/고딕적인 스타일의 총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메탈 히어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