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논현동의 한 녹음실. 빼곡히 쌓인 대본들 틈으로 정장을 한 경인방송 김동연 아나운서(33)가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청했다. 아나운서 치고는 다소 갈라진 듯한 칼칼한 목소리다. 며칠 전까지 녹음을 마치느라고 목소리가 조금 갈라졌다는 게 그의 설명.
MBC ESPN과 경인방송에서 유럽 축구 해설위원을 맡고 있는 박문성 위원(30)도 한마디 거든다. "게임 해설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어요. 힘이 너무 드네요."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지난 한달간 매일 4∼8시간씩 녹음을 강행했다. 올해 말 출시될 EA코리아의 축구게임 <피파2005>의 한국 중계진 목소리 녹음이다. 두 사람이 읽어 내려간 총문장수는 7,000∼8,000개, 게임에 등장하는 선수 이름 4,000여개도 각각 3회씩 총 1만2,000회가 넘는다. 녹음시간으로 체크해 봤더니 한사람당 무려 6∼7시간. 두 사람이 녹음한 분량만 12시간이 훌쩍 넘는다.
"가장 힘들었던 게 "슛∼ 골인!" 하고 외치는 장면이었어요. 똑같은 골인이라는 말을 10번씩이나 다르게 표현하려니까 죽을 맛이더라고요."(김)
<피파2005>의 한국말 중계는 게임의 전개 방향에 따라 녹음을 하는 게 아니다. 축구경기의 어떤 상황을 가정해놓고 다양한 표현으로 바꿔 녹음한다. 게이머가 게임을 하다 듣는 중계진의 말이 항상 똑같으면 앵무새 같아서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컨대 골인 장면도 "슛∼ 골인" "골인! 기가막힌 슛이네요" "골인, 공이 네트 안으로 빨려 들어가네요" 등 다양한 표현을 썼다. 골인 장면도 여러가지로 나뉜다. 땅볼 슛, 헤딩 슛, 발리 슛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놓고 말해야 한다.
"저도 만만치 않았어요. 김동연 아나운서는 말이 짧지만 저는 해설이니까 설명을 해야 하잖아요. 매일 녹음 들어가기 전 똑같은 의미의 문장을 10개 이상을 쓰는 게 정말 소설을 쓰는 기분이었죠."(박)
박위원은 사실 월간 축구지 <베스트일레븐>의 취재팀 차장으로 있는 현직 기자. "글쓰는 일보다 오히려 훨씬 힘들더라고요." 박위원은 일과를 마치고 매일 오후 10시에 녹음실에 합류, 매일 새벽 3시까지 녹음했단다.
두 사람이 더욱 황당했던 것 축구게임을 보며 녹음하는 게 아니라 상황이 설정된 대본을 놓고 벽을 보며 4시간씩 녹음하는 것. "2시간이 넘어가면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안나요."(박) "아나운서가 직업이지만 한번도 쉬어본 적이 없는 목이 방송을 못할 정도로 갈라지더라고요."(김)
힘들었다는 푸념으로 이어진 인터뷰가 끝날 무렵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동안 축구경기에서 우리가 잘못 불렀던 선수 이름, 표기도 이번 녹음에서 많이 수정했으니까 기대해주세요. 우리도 게임이 발매되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댓글 저도 피파2005 기대되네요^^.게임성에두 좀 더 신경써주시길...
제발 부탁인데 사람들 그래픽도 좀생각해주세요.
오 베스트일레븐 기자님이시닷..!ㅋ 근데 피파2004는 발음이 장난아님..-_-; 솔샤르=솔샤에르 아넬카=아네카르. 켁..
글구 아까 위에신문글에서 "게임의 전개방향에 따라 녹음을 하는게아니다"라고했는데 진짜 동감 무슨 부상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부상이 심각한게...←엽기-_-;
콜......콜리..ㅡㅡ;;
비타이-비티 자크놀-샤놀 ㅡㅡ;
트레제게=트레지구에테
아자 내가 좋아하는 해설자 딱 저 두분인데 ㅋ
솔직히 강신우 별루 맘에 안들었는데...잘됐다.....예전에 곽성호 해설 괜찬았는데 라 리가 중계 해줄때가
숄샤르-숄스키에르 긱스=기그스 베르캄프=벌캄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