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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가 현관문앞에 섰다.
태규가 자신을 지나쳐 옆집 현관문앞에 선다.
도어락 덮개를 열고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하는데...... .
갑자기 자신보다 먼저 옆집 현관문을 열고 서있던 태규가 몸을 돌려 자신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아무말없이 한다의 손목을 잡아 옆집 현관문앞으로 간다.
너무 당황스러워 한다는 미처 말을 꺼내지도 못했다.
태규는 그런 한다의 손목을 잡은채 집안으로 들어섰다.
태규가 자신의 손목을 끌어 아일랜드 식탁 앞의 검은 스툴 의자에 앉힐때까지 한다는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한다를 의자에 앉힌뒤 태규는 옆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태규의 방인 듯 하다.
방금까지 작업을 했는지 책상위에는 화려한 금빛으로 염색이 되어진
가발이 보였고 미용가위와 여러 가지 도구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것외에는 태규의 방은 깔끔했다.
단정하고 부지런한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책상위에는 각종 미용책자로 보이는 책들이 꽂혀있었다.
그리고 옆 책장에는 스타일 연구에 쓰이는 듯 각종 가발들이 즐비하게 그러나 질서있게 놓여있었다.
창을 가리는 커텐은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푸른색의 체크가 눈에 띄였다.
침대위의 베게는 케텐과 같은 색인 푸른색의 체크였고 침대위에 깔끔하게 덮여있는 이불은 옅은 하늘색이었다.
저 침대위에서 태규가 잠을 자는구나...... .
문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태규가 검은 비닐천을 갖고 자신앞에 나타났다.
그리고는 그 검은 비닐천을 한다 목에 둘렀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를 때 목에 두르는 바로 그 천인 듯 했다.
아무말도 못한체 그녀의 눈빛만 “왜그런는 거야? ” 라고 그를 보며 묻고 있었다.
태규조차 아무말이 없다.
갑자기 그의 손이 한다의 얼굴위로 다가온다.
한다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끔 감았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자신의 앞머리에 닿는게 느껴졌다.
그의 다른손에 들려진 빗이 한다의 앞머리를 조심스럽게 쓸어내린다.
그가 스프레이의 물을 한손에 뿌리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흠뻑 젖은 그의 손이 자신의 앞머리를 촉촉이 적셔온다.
다시금 그의 손으로 젖어있는 앞머리에 조심스런 빗질이 이어졌다.
그리고는 깨끗한 가위질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한다의 머리칼이 스르륵 자신의 목에 두르고 있는 천위로 떨어졌다.
그가 그녀의 길어진 앞머리를 자르고 있는 것이다.
한다는 그의 섬세한 손놀림을 느끼며 마른 침을 목구멍 깊숙히 넘겼다.
앞머리를 자르기 위해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얼굴을 마주대고 있는 태규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기껏 앞머리일 뿐인데 너무도 신중하게 머리를 자르고 있다.
그가 숨을 쉴 때마다 그의 숨결이 피부에 닿는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맞는 그의 체취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여기서 눈을 뜨면 그의 눈과 마주칠까봐 차마 감은 눈도 뜨지 못하고 있다.
사라락~!
그녀의 머리카락만 그의 손길을 느끼고 그의 가위질에 떨어져내리고 있었다.
언제가 자신이 태규앞에 이런 비슷한 상황으로 앉아있었던 적이 있었다.
한다는 오래전에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고만 느꼈던 아련한 그와의 추억이
자신도 놀라게끔 또렷하게 마치 TV속의 영상을 보듯 머릿속에 떠올랐다.
7년전 태규가 다니는 미용학원의 시험준비를 위해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때의 그는 지금과 같은 부드러운 손길로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졌었다.
“어쩌지? 내가 이러다가 머리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건 아닌지 몰라? ”
7년전 태규가 그녀에게 멋쩍은 듯 말했다.
“뭐 어때? 이상하면 이 기회에 확 컷트 쳐 버리지 뭐!!
그래도 넘 짧은 머리는 싫으니깐 정신 바짝 차리고 해!! “
“알았어!
그러도록 할게“
태규가 다시 한다의 머리로 염색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한다는 뭐가 재밌는지 연신 방긋방긋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막대사탕을 다시 입에 물었다.
한다의 뒤에서 머리를 만지던 태규가 그녀앞으로 다가왔다.
“왜?”
그녀가 눈짓으로 그에게 묻는다.
태규는 사랑스런 미소를 지으며 막대사탕을 입에서 꺼내보라는 손짓을 한다.
“왜?”
막대사탕을 꺼내며 한다가 묻는거와 동시에......
태규의 부드러운 입술이 다가왔다.
방금전까지 사탕을 먹어서일까?
그의 키스가 달콤하게 느껴졌다.
한다는 기분좋게 눈을 감고 그의 키스를 느꼈다.
“고마워.”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한다는 감았던 눈을 떴다.
어느새 그의 달콤한 키스는 끝나있었다.
살짝 아쉽기도 하고 멋쩍기까지 하다.
“염색같은거...그거!! 시간이 중요한거 아냐?
이렇게 염색하다 말고 딴짓해도 돼?? “
괜히 뽀로통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바꿔보는 한다였다.
“아!! 맞다!! 염색!! ”
태규가 화들짝 놀라며 급하게 한다의 등뒤로 가서는 머리카락을 살핀다.
그녀는 그런 태규의 모습이 마냥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태규가 가위질을 멈추고 그녀의 앞머리를 살핀다.
길이를 맞춰보고 빗으로 쓸어내리고 다시 삐뚤어진곳을 다듬는다.
그녀의 뽀얀 피부가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있었다.
그녀의 감은 두눈이 파르르 떨리는것도 보였다.
어느정도 길이가 맞춰진 것 같다.
태규는 옆으로 넘겨서 자연스러운 스타일로 그녀의 앞머리를 다듬어 주었다.
여러번 매만져주고 나니 이젠 만족스러운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그가 손에 쥐었던 가위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완성된 앞머리를 옆으로 쓸어넘겨주었다.
그녀는 아직도 눈을 감은 채 이다.
그녀의 마스카라도 바르지 않은 길고 살짝 말려올라간 속눈썹이 보였다.
그는 앞머리를 옆으로 쓸어올리면서 그녀의 속눈썹을 손가락으로 스쳤다.
그녀의 가는 속눈썹이 그의 손가락에서 살며시 느껴졌다.
그순간 그녀가 감고 있던 눈을 놀란 듯 떴다.
그의 손길을 알아차린 듯 했다.
태규는 자신의 비밀스런 행동이 들킨 것 같아 몹시 당황스러웠다.
괜한 헛기침을 하며 그녀앞에 무릎꿇었던 다리를 일으켜세웠다.
그녀 목에 둘러진 검은 비닐천을 조심히 걷어 치워준다.
바닥에는 이미 그녀의 잘려진 머리카락들이 흩어져있었다.
아직은 살짝 젖어있는 그녀의 앞머리를 드라이기의 따뜻한 바람으로 말려줘야
마무리가 됐지만 분위기가 어색해 드라이기를 찾아서 와야 하는 애매한 시간을 미루기로 했다.
태규는 의자에 앉아있는 그녀 옆을 지나치며 아일랜드식탁위에 놓여있는 커피포트에 손을 가져갔다.
“차라도 한잔 할래?”
멋쩍은듯 하지만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아니...... .”
어디에다 시선을 둬야할지 난감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한다였다.
어색해하는 한다의 모습을 눈치 채기라도 한 듯 태규는 갑자기 말에 힘을 넣었다.
“미안해.
그냥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보니깐 많이 긴 것 같애서...... .
묻지도 않고 잘라서...... .미안해. “
“아..아니야...... .
고마워...... .“
드디어 한다가 고개를 돌려 태규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세운다.
태규와 이렇게 단둘이 있는 것은 너무나 힘이 들었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방금 전까지의 태규의 손길이 다시 느껴지는 것 같아 얼굴이 달아오를 것 만 같았다.
이미 그에게는 어린 연인이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자신이 너무나도 뻔뻔하게까지 느껴졌다.
한다는 어서 빨리 이 불편한 시간을 벗어나고 싶었다.
이렇게 더 이상 그와 있다가는 필요없는 말을 하게 될 것 만 같았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런 그녀의 등 뒤로 태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울 보여 줄까?
맘에 들지 모르겠네?“
“아..아니야.”
“아니..기달려봐.
거울 가져올게.“
태규가 황급히 자신의 방으로 거울을 찾기 위해 들어가려고 그녀의 옆을 지나쳤다.
막 방안으로 들어가려는 태규의 등 뒤로 한다가 애써 감정을 섞이지 않은 말투로 말을 꺼냈다.
“그만해.
그만해...... . 태규야...... .“
태규가 걸음을 멈춘다.
“그만해...... .”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멈춰 선 태규가 서서히 몸을 돌려 그녀 앞에 섰다.
돌아서면서 태규의 모습도 변화한 듯 보였다.
조금전의 태규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메말라 보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래.
가봐.“
한다는 강인집 현관문을 뒤로 닫으며 복도로 나왔다.
태규는 자신이 현관에 나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때까지 미동도 않은채 아까 그 자리에서 계속 그렇게 서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큰 한숨이 밀려왔다.
고개를 돌려 닫힌 강인의 집 현관문을 바라본다.
쉴새없이 뛰던 자신의 심장소리를 혹시 태규가 듣지는 않았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에겐 이미 멈춰버렸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심장이었는데...... .
그를 다시 마주치게 되면서 다시 그를 사랑했던 7년전 그때처럼 심장이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의 자신이 너무나도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한다는 자신의 집으로 황급히 들어와서 욕실로 곧장 향했다.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볼이 수줍은 듯 발갛게 홍조를 띄고 있다.
이 모습을 태규가 봤을까??
창피했다.
그가 잘라준 세련된 앞머리가 보인다.
한다는 그가 조금전 쓸어 넘겨줬던 자신의 머리카락에 살며시 손을 갖다 대어 보았다.
그의 손길을 쫓기라도 하는 듯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다.
그러나 이내 당황하며 하던 짓 을 멈췄다.
너 왜그래?
지금 뭐하는 짓이야?
스스로 자신을 책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부끄러움도 모르는 뻔뻔한 손가락은 그가 만져준 자신의 앞머리를 다시 훑어 넘기고 있다.
거울속의 자신을 쳐다보면서 가만히 조금전 상황을 되짚어보니 태규의 행동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 앞에 무릎을 꿇어가며 정성스레 (뭐...나의 착각일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속눈썹을 스치는 그의 손길도 분명히 느꼈었다.
어쩜...... .
그녀는 갑자기 거울에 얼굴을 다시 한번 살피고는 욕실에서 황급히 나왔다.
그래!
차한잔 하는게 뭐 어때?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정도는 할수 있잖아???
이런 생각이 들자 그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아까말한 차 한잔 줄래?
집에가서 보니 앞머리가 너무 이쁘게 잘라졌네.
감사의 표시로...... .“
태규에게 할 말을 연습이라도 하는 듯 웅얼거리며 재촉하듯 현관문을 열었다.
그러나 한다는 복도쪽으로 발을 내밀려다 말고 황급히 다시 안으로 들어섰다.
반쯤 열렸던 현관문도 급하게 다시 안으로 당겨졌다.
옆집...
열려진 현관문 사이로 태규가 보였고
현관손잡이를 잡고 있는 태규 옆으로 어린여자가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한다는 그 어린여자의 품에 하얀 새끼 강아지가 안겨 있는 것 까지 보았다.
한다는 태규에게 자신의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지나 않을까
주의하며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맥이 빠져 걸음을 옮길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다만 닫혀진 문에 등을 기댄체 고개를 뒤로 젖혔다.
맞다!
그에게는 어린 연인이 있었다.
이렇게 그가 혼자 있는 집에 드나들정도로 .........친밀한...
그에게는 그런 어린 연인이 있었다.
한다는 자신이 그걸 잠시 잊고 있었다는 것을 나무라듯 깨달았다.
그녀의 문에 기대고 있던 등이 스르르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쪼그린채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이 잔뜩 부풀어 올랐다가 바람이 빠져버린 초라한 풍선 같아 보였다.
# 33
가희는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뭔가에 이끌리듯 동거남과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급하게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빌라의 2층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동거남의 신발이 아무렇게나 벗어던져져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언제 들어왔지?
가희는 소리를 질러 동거남을 부르려다가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자신에게 독서실 등록을 취소했다는 말도 않은채 매일 독서실을 가는 것처럼
집을 나섰던 태환(대갈장군)이었다.
오늘도 자신이 과외보충이 있어 집에 늦게 들어온다고 했을때
태환도 집에 있는 것 보다 독서실에서 책을 보는게 더 낫다고 같이 집을 나섰었다.
그런 태환이 자신에게 연락도 안한채 이 시간에 집에 들어와 있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태환의 행동이 수상하다.
가희는 소리를 죽여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섰다.
일단 거실에는 태환이 없다.
부엌쪽을 보니 물을 마셨는지 냉장고에서 꺼낸 물병이 뚜껑도 닫지 않은채 식탁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있었다.
‘저것봐!
또 물마시고 냉장고에 안 눠놨지‘
가희의 인상이 찌푸려진다.
조심히 화장실을 열어본다.
여기에도 태환은 없다.
그런데 변기안에 가득메워진 화장지가 유독 눈에 띄었다.
‘뭐야...
이 인간...똥싸고 물 안내린거야...?‘
수상해서 뭘하나 감시하려고 했더니 인상 찌푸려지는 일 투성이다.
그냥 관두고 확! 불러서는 잔소리나 해버려???
성질 급한 가희에게 갈등이 생겨버렸다.
일단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잔소리를 억누르고 침실 문을 조심히 열어봤다.
어라?
침실도 나갈 때 모습 그대로이다.
도대체 이 시간에 집에 와서 잠도 안자고 그렇다고 거실에서 TV를 보는 것도 아니고
의아해하고 있을 때 서재에 문이 살짝 열려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럼 그렇지...... .
집에 와서 공부를 하고 있는 듯 했다.
독서실에 등록을 취소한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것도 가희의 성격을 뻔히 아는 태환이 혹 핀잔을 들을까
두려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한 것일 것이다.
그럼....그동안 독서실 간다고 하고 어딜 간거지??
대학교에 있는 도서관을 이용한걸까???
가희는 조금전까지 별의별 이상한 상상을 하며 초조해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서재쪽으로 갔다.
살짝 열려진 방문으로 보니...
켜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태환의 뒷모습이 보였다.
웹서핑을 하고 있나?
“웬일이야?
오늘은 밖에서 공부한다고 하더니? “
가희는 반가운 목소리로 서재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녀는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꼼짝 할 수가 없었다.
놀라서 벌어진 입이 다무러지질 않았다.
지금 자신의 앞에 펼쳐진 이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방안으로 들어서는 가희의 음성을 듣고 태환이 화들짝 놀라며 의자에 앉은채 돌아봤다.
잔뜩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태환이 돌아서자 컴퓨터 화면이 보였다.
컴퓨터 화면에는 처음보는 여자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책상위에는 크리넥스 티슈각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흩어져있는 티슈더미가 보였다.
자신을 놀라 바라보는 태환의 한쪽 손이 바지속에 엉거주춤하게 들어가 있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얼굴과....
이마에 맺힌 저 지랄맞은 땀방울들...... .
가희의 눈이 뒤집힌다.
그녀의 분노가 용암이 터지듯 발끝에서 서서히 올라와 머리끝에서 펑! 터져버렸다.
악에 바친 그녀의 목소리가 찢어질 듯 방안을 크게 울렸다.
“미친새끼!!”
# 34
“어? 왜 다시 왔어!”
태규는 강인과 영화를 보러 집을 나간지 꽤 지났는데 다시 다운이 집으로 오자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한다는 돌아간 뒤였다.
한다와 함께 있는걸 다운에게 보여지는게 뭐 그리 피할일은 아니었지만...
굳이 다운이나 강인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태규와 한다가 같이 있는걸 보게되면 둘 사이를 물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예전의 관계를 얘기해야될지도 몰랐다.
그냥 지금은 아무도 모르고 있는게 편했다.
알게되봤자 한다와의 관계가 더 복잡해질것만 같았다.
집으로 들어선 다운은 신발을 벗으며 품안에 있던 강인주니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답답함에서 해방이라도 됬는지 강인주니어가 기분좋게 꼬리를 흔들며 거실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가다가 생각해보니깐 영화보면서 강주(강인주니어의 준말! 슈퍼주니어는 슈주! 강인주니어는 강주!)를
극장안에 데려갈수 없을 것 같더라구.
뭐 차안에 둘까도 생각해봤는데 그건 울 강주한테 넘 미안한 일이잖아.
가기전에 생각했어야 됐는데 그 생각을 미처 못했네 헤헤“
“강인주니어 맡기려고 다시 온거야? ”
“것도 그렇고.
울 강인오빠가 바보같이 지갑을 놓고 온거 있지?
아무리 나랑 있으면 나보느라 정신이 없어도 그렇지.
영화 보여준다면서 지갑을 놓고 가는 사람이 어딨어?
거기다 나도 오늘 달랑 교통카드만 들고 와서...... 헤헤.“
다운은 쪼르르 강인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강인주니어가 귀여운 분홍색 혀를 쏘옥 내밀며 다운을 따라 들어간다.
오피스텔까지 다시 오게된 강인이라면 아마 귀찮아서 영화고 뭐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버릴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 다운의 원성에 못이겨 지금 잔뜩 지겨운 몸짓을 하며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을거라 생각이 드니 태규의 기분이 조금 착잡해졌다.
다운의 들뜬 모습이 조금은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다시금 다운이 강인의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거실로 뛰다싶이 쪼르르 걸어갔다.
역시나 강인주니어도 자신의 주인을 따라 혀를 내민채 헥헥 거리며 졸졸졸 뒤쫓는다.
이곳 저곳을 조급한 마음으로 찾는 것 같더니 쇼파 밑에서 드디어 다운이 찾던 강인의 지갑을 발견했다.
“야~ 찾았다!”
다운이 기분좋게 웃어보이며 손에 든 지갑을 흔들어보였다.
아까부터 아일랜드 식탁앞에 서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태규앞으로 빠르게 다가오더니
태규를 올려보다 말고 바닥에 흩어져있는 머리카락들을 눈여겨 본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열려진 태규의 방안을 살펴본다.
한다가 조금전 보았듯 태규의 방안은 어질러진 미용도구와 금빛색으로 염색되어진 가발이 있었다.
“오빠!
정말 여자 없어?“
다운이 이마에 귀여운 지렁이 3마리를 그려되며 태규를 올려다봤다.
태규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다운은 빠르게 그 작은 입술을 움직이며 태규를 나무르기 시작했다.
“내가 한명 소개시켜줄까?
모처럼 휴일에 집에서 이게 뭐야?
헤어쇼에 나가게 됐다는 말은 나도 들어서 아는데...... . “
“그만. 알았어 다운아.
얼른 내려가봐. 형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거 아냐? “
“아! 맞다!!
오빠 강주 잘 부탁해~
아마 많이 늦을지도 몰라~“
다운이 서둘러 현관으로 가서는 신발을 빠르게 신고 밖으로 나갔다.
주인이 가버린 현관에서 강인주니어가 아쉬운 듯 풀이 죽어 낑낑 거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다시 태규에게로 기분좋게 뛰어와 그의 발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피고 있다.
강인주니어의 움직임에 따라 조금전 자신이 잘라주었던 한다의 머리카락이 바닥에서 날리고 있었다.
태규는 몸을 숙여 앉아 맨손으로 바닥에 흩으러진 한다의 머리카락을 쓸어모았다.
어지럽게 흩어졌던 머리카락이 둥그렇게 한 대 모여졌다.
그가 일어서서 한쪽에서 쓰레받기를 찾아왔다.
그러나 그가 조금전 모아두었던 머리카락은 강인주니어의 장난으로 다시 어지럽게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 안되는 것일까? ”
눈으로 보고 있는 것과는 다른 그의 머릿속의 울림이 그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다음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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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갈장군이 뭔 짓거리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뭐....다들 눈치를 채셨겠죠?
지금까지 잠이 부족한 레드한이었습니다.
다시 자러 가야할까봐요......ㅡ,.ㅡ;;;
새벽이 아니면 글을 쓸 시간이 없어서 이러기를 몇일...
아아.....잠이 너무 부족하네요.
조급한 마음이 아니라 여유롭게 글을 한번 써보고 싶어지는 레드한이었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되세요~!!! ^0^/
첫댓글 잘봤어요....태규가 갑자기 한다를대리고간것이 머리를 자르려고 한것이군요...그런데 자르는동안 한다는 옛일 생각에 빠진는데....머리다되어서 차한잔 하자고하지만 한다는 그냥 나와서 자신집으로 가네요....그리고 가희 대갈집으로 찾아가는데 집도 엉망을 해놓고 아무도없는가 싶어서 방에도 욕실도 부엌도 다 엉망...그런데 서재 있는곳으로 가보니 헉~~~~뭐야....그걸본 가희 너무 어의없이 보고만있군요...마지막엔 태규 다시 시작하고 싶은가 보는데....솔직히 한다도 다시 시작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모질게 헤어졌는데...다음편도....
감사해요!! ㅎㅎ 언제나 글을 한번에 볼수 있는 요약 대단하셔요 ㅋㅋ 제글 읽기 부담되시는분들 벤자민님이 써주시는 댓글만 봐도 무슨내용이었는지 금방 이해할수 있을것만 같네요. 한다가 드디어 태규에게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했네요.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도 관심가져 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요즘 하도 변덕이 심한 날씨라 이러다 또 어찌 될지 모르겠어요 ㅋㅋ
안그래도 은행 갔다오는데....날씨가 아주 정말 끝내주는군요......내일도 좋으면 좋겠는데....
내일은 어떨까요? 일기예보를 못봤네요. 몇일 있으면 어린이날인데...아 두려워 지네요 ㅋㅋ 그날도 날씨는 좋겠죠???
태규와 한다가 쓸쓸해 보입니다, 과거의 상처를 항상 아파하는 것 같군요. 이겨나갈 수 있었으며 좋겠네요.아픔이 컸다면 그 만큼 사랑도 컸다는 것이 아닐까요? 참참... 가희의 충격은 어쩌나요? 오래 사귀면 정말 저렇게 될까요? 안타깝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님은 잠이 없는 분인가요? 밤에 안 주무시면 언제 자나요?
오래사귄다고 해서 다들 가희와 대갈장군 같지는 않겠죠? 다들 저런다면 온전한 커플이 과연 있겠어요? ㅎㅎ 그냥 앞으로 진행될 얘기의 스토리상 대갈장군을 저리 만들었답니다 ㅋㅋ다음편을 읽어보시면 대갈장군의 저 짓거리에 관한 원인을 알수 있으실거에요. 뭐..여기에 글 쓰시는 분들이 대부분 그러시겠지만 저 또한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기에 저의 생활과 병행하다보니 잠을 줄이지 않으면 글쓸수 있는 여건이 안되네요..ㅎㅎ 낮에 잔답니다. 그것도 고작 몇시간만요. 낮에 쓰고 싶은데 그게 안되요 ㅠㅠ 한다와 태규가 안타깝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안타깝지만 제글은 역시나 발칙하답니다. 계속 관심가져주세요.
주말에 읽을려고했는데 역시나 재밌게 잘 보고가욤- 과연 한다와 태규는 한번 어긋났던 사랑이 다시 이루어질 수 있을지...담편은 낼 또 이어서 읽어갈께요~
태규랑 다시 잘됬으면 하는데..않될거 같다는 암시가 느껴지는데요?
태규랑 한다가... 잘되길바라며....담편 기대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