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곳 의대 교수들 “25일부터 대학별 사직서 제출”
신하영입력 2024. 3. 16. 08:26
학교별로 자율적 제출, 병원서 환자 진료엔 최선
“전공의·의대생들에 실질적 불이익 있을 때 제출”
복지부 “설득해 할 교수들이…국민 이해 못할 것”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하였다. 다만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환자 진료에는 최선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15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료인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날 자정 가까이 이어진 온라인 회의에서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사직서를 내기로 하였다. 회의에 참석한 의대는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 등 20곳이다.
비대위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과 별도의 단체다. 지난 12일 19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 대표들이 결성하였으며, 이화여대와 건양대 등이 합류하면서 사흘 만에 24개 의과대학으로 확대되었다. 의대 2000명 증원을 1년 유예하자는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제안을 정부가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전의교협은 집단행동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다.
비대위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와 의대생들에게 실질적 불이익이 가해지는 경우 학교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의대 교수는 “사직서 제출은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며 “당장 병원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자율적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의대 20곳 중 16곳은 소속 교수들에게 사직서 제출 동의 여부를 묻는 설문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4곳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비대위는 오는 22일 다시 회의를 열고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하였다.
반면 이런 흐름과 달리 병원을 지키겠다는 성명도 나오고 있다. 대한뇌혈관의과학회와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의사들은 지난 15일 “의사들의 주장이 아무리 미래의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이기에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우리는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며 “현재의 의료 위기는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사태로 정부와 의료계는 서로의 주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하여 협상의 장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행정 처분 사전 통지서를 전달하였다. 이달 25일까지 통지서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지 않으면 의견이 없는 것으로 보고 직권으로 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중앙재단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돌아오도록 설득하여야 할 교수들이 환자를 떠나 집단행동을 하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제자를 위한 일이 아니며 환자와 국민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전공의들을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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