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捲土重萊)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돌아오다. 한번 싸움에 패한 사람이 다시
세력을 회복해 땅을 말아 올릴 것 같은 기세로 도전해 오는 것을
말한다. 무슨 일이건 실패했다가 재기할 때나 재기하려고 할
때 이 말을 자주 쓴다.
두목(杜牧) 제오강정시 (題烏江亭詩)
[일화]
해하성 전투에서 항우는 유방에게 패했다. 도망처 오강 (烏江)에
이른 항우는 참으로 난감했다. 강을 건너면 강동인데 강가에선
항우는 건너기를 주저했다. 배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던 관리 한 명이
항우에게 재촉했다.
"어서 배를 타십시오. 강동은 작은 땅이지만, 왕 노릇하기에 족한
고장입니다."
강동은 항우의 고향이기도 하고, 그곳에서 군사를 일으키기도 했다.
강 건너를 무연히 바라보던 항우가 입을 열었다.
"지난날 나는 강동에서 젊은이 8천명을 이끌고 이 강을 건넌 일이
있었다. 이제 그들 모두를 싸움터에서 죽이고 나 홀로 남았다. 무슨
면목으로 그들 부모형제를 대할 수 있겠는가?"
항우는 이런 말로만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 않았다. 스스로 칼을
뽑아 자신의 목을 쳐 죽었다. 그 때 나이 불과 30살. 희대의
영웅의 최후는 애석하게 사라져갔던 것이다.
이때의 고사를 두고 지은 시가 다음과 같이 전해져 온다.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에서도 기약할 수 없네.
부끄러움을 안으로 삭여가면서 참는 자가 참된 남아로다.
강동 땅 청년들 가운데 호걸들이 많은데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쳐들어올지 (捲士重來) 가히 알 수 없네.
( 강헌 선집 1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