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하지만 해리, 수학은 인간이 발견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학문이잖아요. 하나가 나오면 거기에 뒤따라 또 하나가 나오는 식이죠. 게다가 원리가 개념이 모두 다 발견되잖아요. 수학은…… 수학은…… 모든 내용이 하나로 조화되어 있지요. 하지만 역사학은 달라요. 역사학은 수천조에 달하는 인류의 생각과 행위를 다루는 학문이에요. 따라서 역사학자는 골라잡을 수밖에 없어요.
(294)
“모든 인류가 모여 살던 하나의 행성. 나중에 다른 유인 행성도 생겨나긴 했지만 우리 행성이 최초의 유인 행성이었어요. 하늘은 열려있어 푸름을 맘껏 뽐내고 모든 사람이 생활할 공간과 들판은 드넓었으며 다정한 가정과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곳. 우리는 그곳에서 수천 년 동안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곳을 떠나 여기저기를 방랑해야 했어요. 그러다가 동적 일부가 트랜터 한구석에 정착해 식량을 재배하면서 약간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래서 우리는 이곳 트랜터에서 우리의 관습과 우리의 꿈을 가꾸며 살 수 있게 된 거예요.”
(498)
“첫째, 은하계 역사에 전제 지배를 무너뜨리려는 수많은 혁명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개별 행성에서, 때로는 행성군에서, 또 때로는 제국자체에서, 또는 제국 시대 이전 지방 정부에서도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혁명은 종종 전제를 또 다른 전제로 바꾸는 것으로 끝나 버렸습니다. 다시 말해 결국 하나의 지배계급이다. 다른 지배계급으로 대치되고만 것이지요. 그리고 가난하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가난하고 억압당한 채로 남게 되었습니다. 어떤 때는 이전보다 더욱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지요.”
(574-575)
“그렇다면 좋습니다. 어떤 전쟁도 치르지 않고 은하제국이 붕괴하여 파편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가 트랜터를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효과적으로 통치하기에 충분히 작은 영역에 제가 강력한 정부를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은하계의 그 나머지 세계에 대해서는 자유를 부여하고 각자 독자적인 관습과 문화에 따라 자기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렇게 되면 은하계는 무역, 관광, 통신의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을 통해 다시 새롭게 작동하는 전체가 될 것입니다. 또 가까스로 뭉쳐 있는 현재의 통치하에서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붕괴라는 비참한 운명을 피하게 될 것입니다. 제 희망은 사실 건전한 겁니다. 말하자면 수백만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 전쟁이 아니라 평화, 노예제가 아니라 자유를 원하니까요. 잘 생각해 보시고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