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라면
인스턴트 제품의 대명사. 비상식량.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식품....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라면에 대한 수식어들.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해볼 수 있는 라면. 라면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수프의 성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라면이 진짜 몸에 좋은지 안 좋은지 라면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알아봤다. 자! 라면박사가 되기 위한 여행을 떠나보자.
글 권정훈 황영윤 기자, 사진 이명호 조대연 프로젝트409, 일본취재협조 阿部郞和
라면의 건강학. 그 첫 번째
라면 때문에 얼굴이 붓는다고?
저녁 무렵 라면을 먹고 자면 아침에 얼굴이 퉁퉁 붓는다(?)는 여성들의 하소연이 많다. 다이어트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여성들에게 얼굴이 붓는다면 큰일날 소리.
라면 때문에 얼굴이 붓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라면의 특성은 맵고 짠맛을 좋아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게 대부분 얼큰하게 제조됐다. 따라서 라면을 저녁 무렵 먹게 되면 수프의 맵고 짠맛을 없애기 위해 그만큼의 물을 많이 섭취하게 되고 이를 몸밖으로 다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얼굴이 붓는 것이다. 따라서 늦은 저녁시간에는 되도록 라면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라면이 좋아 꼭 먹어야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
라면이 「몸에 좋다」, 「나쁘다」라는 상반된 의견은 하루 이틀 지속돼온 얘기는 물론 아니다. 라면유해론자들이 「라면이 몸에 안 좋다」고 가장 문제시 삼는 것은 라면 수프의 성분과 면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 때문.
이들은 라면수프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첨가물 등이 인체에 해롭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라면의 원가.
라면의 시중가격을 700원(용기면 기준)이라고 할 때 여기에는 광고비, 유통마진 등 모든 것이 포함돼 있고 따라서 라면 1개의 원가는 200원 안팎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결국 200원 정도로는 제대로 된 식품을 만들 수 없는 만큼 라면은 제대로 된 식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라면을 먹을 때 섭취되는 중성지질(방)이 인체에 축적되면 혈관벽에 콜레스테롤보다 더 많이 쌓여 동맥경화나 뇌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고 수프에 함유돼 있는 조미료가 발암물질일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가능한 라면을 먹지 않는 것이 좋고 라면을 먹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꼭 끓여서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끓일 경우 수프에 들어있는 유해물이 많이 없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당연히 있다.
무해론 자들은 일반적으로 라면이 해롭다고 생각하는 커다란 이유, 즉 수프에 사용되고 있는 첨가물과 칼로리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한 연구관은 『라면이 인체에 나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나는 벌써 죽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라면을 많이 먹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라면에 인체에 유해한 요소가 있었다면 정부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문하면서 라면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을 문제시 삼고 있지만 국내 라면생산업체 모두 식물성기름인 팜유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면을 주식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만약 그렇게 라면이 해롭다면 그들은 지금 모두 환자여야 한다는게 「라면 옹호론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토록 말많은 라면스프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 단 한 건도 없다.
건강학 그 두번째
한국인의 1일 영양권장량과 라면의 성분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식생활개선과 함께 지난 95년 개정된 영양권장량기준에 따르면 20~29세 사이의 성인남자 1일 권장 칼로리는 2,500kcal. 라면 1개의 열량이 454kcal이니까 하루 세끼를 라면으로 먹는다고 하면 수치상으로 1,362kcal, 1일 권장량에 모자라게 된다. 그러나 라면은 주식이 아니고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을 경우 여러 가지 반찬과 함께 같이 먹는다는 것을 가정하면 칼로리면에서 뒤쳐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영양학자들의 의견이다. 그?풔摸? 라면을 먹을 때 영양소를 고루 갖춰서 먹는 방법은 없을까. 대답은 「있다」.
건강하게 먹는 법 5가지
1. 야채가 필요하다.각종 광물질이나 비타민E(아몬드, 장어, 면실기름이나 해바라기 기름, 청어, 정어리 등에 많다) 등의 항산화물질이 암과 성인병의 요인으로 밝혀진 활성산소의 작용을 억제시키지만 아쉽게도 인스턴트라면에는 항산화물질이 없다. 따라서 집에서 라면을 끓일 때는 고기나 야채 볶은 것, 계란 한 개라도 넣어서 영양균형을 잡아주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라면을 끓여먹을 바에야 밥을 먹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영양학적으로는 이렇게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광물질이 많은 양배추나 시금치를 곁들여 먹는 방법은 더욱 좋다. 발암물질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주근깨나 기미 치료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스턴트라면에는 단백질, 당질, 지방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비타민과 광물질 등은 부족하다. 때문에 인스턴트 라면을 건강식으로 먹기 위해서는 야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2.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생면이 좋다. 라면에 곁들여 토마토 등을 먹고 생 야채가 듬뿍 있는 샐러드도 바람직하다. 특히 수프에 들어있는 염분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야채를 듬뿍 먹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름에 튀긴 면의 열량은 400~500kcal가 된다. 지방 함량도 13~23g 정도 된다. 여기에 반해 생면이나 튀기지 않은 면(건면)은 300~350kcal로써 지방은 4~5g 정도이다. 열량이 100kcal 정도 감소되고 지방도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단점은 가격이 좀 비싸다는 것. 그러나 열량만 줄이는 것이 아니고 편중되지 않은 식사, 영양균형이 좋은 식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3. 수프는 되도록 적게. 라면 1개에 들어있는 수프의 양은 라면 1개를 끓여 먹는데는 적당하다. 하지만 만일 2개 이상 끓일 때는 일반적으로 라면의 수만큼 물을 넣는 양이 비례하지 않으므로 수프를 다 넣지 말고 적당히 넣어 먹는게 좋다.
일반적으로 1일, 성인의 염분섭취 적당량은 10g 이하이다. 따라서 스프중에 염분은 2~3g 정도니까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의 체질이나 식습관에 비춰 수프의 양을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라면은 물에 넣어 끓여먹는 것이기 때문에 수프가 보통 희석된다는 사실도 알아둬야 한다.
4. 보존기간은 꼭 살피자. 기름은 빛과 열에 약하고 산화가 빠르게 일어난다. 따라서 진열대에 늘어놓았던 인스턴트라면은 일광의 조사를 받고, 열을 받게되어 우리 몸에 안 좋은 과산화지질로 변화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라면의 보존기간이 평균 5~6개월 정도로 볼 때 제대로 된 유통경로라면 유통기한 내에는 라면의 안전성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으나 진열상태가 불량하면 조심해야 한다.
63년9월15일-라면의 생일
우리나라 라면의 생일은 1963년 9월 15일이다.
국내에 라면을 최초로 도입한 업체는 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이날 일본의 명성식품으로부터 기계와 기술을 도입, 국내에서 라면을 처음으로 생산했다.
60년대초, 당시 삼양식품 전중윤 회장은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을 돌며 시장조사를 한 적이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패전 후 식량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눈여겨보았다고.
귀국 후 5원짜리 「꿀꿀이죽」을 사먹으려고 수십 명의 노동자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광경을 본 전 회장은 순간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일본인들이 손쉽게 끓여 먹거나 혹은 포장마차 등에서 끓여 팔던 「라면」, 이것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당시 상공부로부터 5만 불을 빌려 일본 명성식품으로부터 기술과 기계를 들여왔다. 라면은 그렇게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됐다.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 한가지. 국내 1인당 1년간 라면 소비량은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마시라. 라면업계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 한 명이 먹은 라면은 약 84개이며, 총 라면소비량은 38억개였다. 38억개를 차곡차곡 쌓는다면 그 높이만 에베레스트산(8,848m) 85,895개의 높이와 같다.
보통 라면 1개의 면발의 길이가 56m이니까 38억개의 면발을 이으면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인 384,800km의 553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길이가 된다. 이것만 보더라도 「라면없인 못살아」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라면은 현재 시판되는 종류만 해도 120여개(97년 기준)나 된다.
1년 판매개수 38억개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토록 라면을 좋아할까.
가장 큰 이유는 라면 자체가 갖고 있는 간편성과 편의성 때문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로서는 간단하면서도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 먹을 수 있는 라면이 고마운 존재며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부담 없이 사먹을 수 있다는 점도 라면의 큰 장점.
여기에 우리나라가 전통적인 국수문화권에 속해 있고 60년대 말과 70년대 초 정부가 혼식장려 정책을 편 것도 라면의 소비를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만 유독 라면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은 「아니다」가 정답.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소비된 라면의 숫자는 약 420억개.
이 가운데 중국이 150억개, 일본이 54억개, 인도네시아가 62억개, 미국이 20억개를 각각 소비, 이들 국민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 못지 않게 라면 하면 환장(?)하는 사람들임을 보여주고 있다.
라면의 원조공방
라면을 최초로 개발한 나라가 중국이냐 일본이냐 하는 원조(?)싸움에 대해 「어느 나라가 원조」라고 말할 정확한 근거는 없다.
중국에서 라면이 처음 시작됐다는 설(說)의 근거는 라면이 중국의 상용식인 마른 국수(乾麵)에서 유래했다는 주장.
「중국이 원조」라고 하는 주장은 중일전쟁 당시 중국에 진출한 관동군이 중국인들의 전시비상식량인 건면의 맛을 보고 그 맛을 못 잊어 종전이후 일본에서 건면을 정제유지로 튀겨 보관이 쉽도록 포장하고 따로 조미료인 수프를 넣어 인스턴트 식품으로 생산하게 된 것이 라면이라는 것. 따라서 라면의 개발국은 중국이라는 것이다.(중국의 건면은 마른 국수로 뽑아 그대로 말려 놓은 상태의 면을 말한다.)
다른 일설로는 일본이 자체적으로 생산했다는 이야기.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은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렸고 일본에 진주해 온 전승국 미국은 잉여농산물인 밀가루를 무상 원조해주었다. 일본인들은 처음에 빵을 만들었으나, 쌀을 주식으로 삼던 그들에게 빵으로 공복감을 채우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밀가루를 다시 주식으로 개발할 수 없을까 하는 궁리를 하던 일본인이 있었는데 안도 시로후쿠(安藤白福)라는 이름의 일본인 사업가가 바로 그 주인공.
안도 시로후쿠는 영양과 맛 여기에 보관성이 우수하며 가격이 저렴한 인스턴트 식품을 개발하는데 노력했지만 결과는 허사. 잇따르는 실패에 그는 자살을 결심, 죽기 전에 술이라도 한잔 먹겠다고 생각하고 술집에 들렀다가 생선묵을 기름에 튀기는 것을 보았다고.
끓는 기름에 밀가루 반죽을 넣는 순간 밀가루 속에 있던 수분이 순간적으로 빠져 나오고 밀가루 반죽에 작은 구멍이 무수히 생기는 것을 발견한 그는 이에 착안해 밀가루를 국수로 만들어 기름에 튀겨 본 결과 국수 속의 수분이 증발되고 국수가 익으면서 속에 구멍이 생기는 것에 착안, 필요할 때에 물을 부으면 작은 구멍에 뜨거운 물이 들어가면서 원상태로 풀어지는 과정을 통해 라면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용기면(컵라면)이 탄생하게 된 근거라는 일설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름에 튀긴 유탕면과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에 분말스프를 합친 것을 라면이라고 한다. 보통 분말스프를 별첨하며 때로는 액체스프(양념간장, 참기름 등), 페이스트, 기타(건조야채, 건조육, 절임야채 등)의 별첨으로 맛과 질을 보강할 수도 있다.
생면(생타입면)과 기존 라면의 차이점은 기존 라면은 마른 면발이지만 생면은 촉촉하게 젖어 있다는 것과 라면이 유탕과 건조과정을 거치는 반면 생면은 물에 삶고, 숙성 및 살균, 완전 밀봉포장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또한 라면이 1회 포장인 것과 달리 생면은 2중 밀봉포장으로 되어 있다.
라면과 다른 식품과의 영양관계
라면은 칼로리가 제법 높은 편이다. 물론 라면을 튀긴 기름 때문이다. 일부 젊은 여성들이 라면과 눈물의 생이별을 해야 하는 것도 이 기름이 미워서이지만 방법은 있다. 지방만 제거하면 칼로리를 1/3 정도 감소시킬 수 있으니까. 라면을 집어넣기 전에 뜨거운 물로 면을 데쳐 내기만 하면 하루 세 그릇 라면만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맛은 좀… 데치지 않았을 때는 국물을 마시지 않는 게 차선책이다.
<자료 표>라면과 다른 식품과의 영양관계
항목품명 열량(kcal) 수분(g) 단백질(g) 지방(g) 탄수화물(g) 회분(g) 칼슘(mg) 인(mg) 치아민(mg) 리보플라빈(mg)
라면 454 3.8 9.3 18.1 63.8 5.0 58 127 0.11 0.08
쌀밥 142 65.0 2.7 0.2 32.4 0.2 10 - 0.04 0.02
식빵 298 26.1 11.2 1.4 60.2 1.1 14 77 0.22 0.07
카스테라 317 26.0 7.8 4.5 61.2 0.5 54 97 0.04 0.07
흰떡 210 46.9 3.9 0.3 47.8 0.5 35 - 0.06 0.03
시루떡 206 45.9 6.2 0.2 44.9 1.2 50 - 0.07 0.05
우유 63 87.6 3.0 3.2 5.5 0.7 186 - 0.28 0.10
달걀 160 74.0 12.7 12.1 -1.2 67 264 0.10 0.30
라면, 그것이 알고 싶다
끓인 라면이 더 맛있을까
끓여 먹는 라면이 컵라면(용기면)보다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제조공정상의 차이는 없다. 다만 용기면의 면발이 봉지면에 비해 가늘고 반죽자체에 양념이 되어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용기면이 끓는 물에 쉽게 복원되는 이유는 우선 면발이 가늘고, 용기면 면발에 전분량이 많기 때문이다. 컵라면을 먹고 소화가 잘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전분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흰 색 라면은 없나
라면의 면발이 노란색인 이유는 첫째 소맥분이 가지고 있는 후라보노이드(FLAVONOID) 색소 때문이며, 둘째는 영양 강화를 위해 첨가한 비타민 B2 때문이다.
면이 꼬불꼬불한 이유
라면이 꼬불꼬불한 이유는 한정된 부피를 지닌 많은 양을 작은 포장지 안에 넣기 위해서다.
직선보다 곡선 상태로 넣을 때 많은 양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라면을 튀길 때 사용하는 지방은 영양가를 높이면서 유통 과정에서 보존 기간을 오래 지속하고, 튀김 공정에서 빠른 시간에 많은 기름을 흡수해 튀겨지도록 수분 증발을 도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이는 직선보다는 곡선형이 좋다.
상품가치로 볼 때도 직선보다는 꼬불꼬불한 곡선형이 시각과 미각에 어울리는 미학적 가치가 높기 때문인 것도 라면이 꼬불꼬불한 이유.
끓이지 않아도 라면
라면은 밀가루를 주성분으로 하는데 밀가루만 사용하면 면의 쫄깃한 맛이 부족한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최근에는 전분(감자에 들어 있는 수분과 이물질, 껍질 등을 제거해 만든 것)을 밀가루에 조금 섞어 면을 만든다. 이 감자전분이 밀가루보다 조금 빨리 익는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을 용기면에 이용하는 것이다. 면발의 크기도 각각의 제품 특성에 따라 다르게 만든다.
이에 따라 끓이지 않고도 뜨거운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일반 면보다 면 크기를 작게 해서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면에 빨리 더운 열기가 다다르게 하는 것과 감자전분을 섞어 만들어서 좀더 빨리 익게 하고 쫄깃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면이 퍼졌잖아!
밀가루의 주성분은 크게 보면 전분질과 단백질로 나눌 수 있다. 흔히 집에서 종이 등을 붙이기 위해 밀가루로 풀을 만들 때 점성을 갖는 것(전분의 호화)은 밀가루의 전분질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풀이 굳어지고 갈라지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전분의 노화라고 한다. 이같은 현상이 라면에서도 일어난다.
라면은 제조공정 중에 이미 부분적인 호화과정을 거친 후 소비자들이 조리를 할 때 부분적인 호화가 다시 일어나 더욱 쫄깃한 면발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노화 등의 현상이 일어나면서 결국은 면의 쫄깃함이 상실되는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물의 흡수량이 증가돼 면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면이 퍼지는 감을 느끼는 것이다.
라면이 일반인들의 입방아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던 때는 아마 「쇠기름파동(牛脂波動)」이 아닌가 싶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사건의 발단은 검찰에 날아든 익명의 투서로 시작됐다.
식품회사가 쓰는 마가린과 쇼트닝에 미국에서 수입한 공업용 우지가 쓰인다는 투서가 검찰에 들어오면서 시작된 우지파동은 『라면에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검찰의 공식발표로 인해 겉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시민단체가 들고일어났고 보사부는 관련업체에 대해 긴급검사를 실시했으며 검찰은 관련 5개업체 대표를 구속했다. 라면의 인기만큼 사회적 충격과 파문은 대단했다.
1989년 11월3일.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간부 10여명의 구속으로 「우지파동」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비누나 윤활유를 만드는데 사용돼야 할 공업용 우지로 라면을 만들었다는 검찰의 발표에 따라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라면생산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그해 11월 시중에 유통되던 1백억원어치의 라면이 수거됐다. 삼양식품 라면공장은 3개월간 문을 닫았다. 라면업계 매출 1위를 고수하던 삼양식품의 시장점유율은 66%에서 10%로 떨어졌다.
11월 16일. 당시 보사부 장관은 「우지를 사용해 튀긴 라면이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하지만 라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없어지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지난 97년 8월26일. 대법원은 판결로 「우지라면」사건 재판에서 삼양식품 등 관련회사와 회사간부들에게 모두 무죄를 확정했다.
10여년이란 세월 동안 지속된 논쟁의 초점은 공업용 우지를 정제했을 경우 과연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
검찰의 주장은 공업용 우지를 아무리 정제하더라도 식용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고 식품업체들은 식용과 비식용의 구분은 미국이 가격등급을 정하기 위해 설정한 기준일 뿐, 비식용 우지도 정제과정을 거치면 식용으로 쓸 수 있다며 공방을 벌였다.
결과는 식품업체의 판정승. 하지만 업계 1위를 지키던 삼양식품은 결국 우지파동 이후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 결국 부도가 났으며 아무도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지는 않았다.
다음은 대법원의 무죄판결 요지.
『미국에서는 1등급 우지만 식용으로 쓰고 있으나, 문제가 된 2, 3급 우지도 건강한 소에서 추출하며 살균·고온처리 과정을 거치는 등 위생 처리돼 인체에 유해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일본은 76년까지 2등급 이하의 비식용 우지를 사용했으며 스페인 등 일부 국가는 현재도 이를 수입해 쓰는 등 우지생산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2, 3급 우지를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동양은 라면 천국
동양권에서 라면이 잘 팔리는 이유는 젓가락 문화가 발달됐기 때문이다.
라면은 식사에 드는 시간을 상당히 절약해 준다. 그 시간을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자.
쌀을 씻어 밥을 짓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약 35분, 라면 1개를 끓일 때를 5분이라고 가정하면 30분의 시간이 절약되는 셈이다. 1가족 4인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1년 라면소비량이 약 38억식이므로, 4인 가족으로 환산하면 9억5,000만번 라면을 끓이는 셈이다. 이를 다시 0.5시간으로 계산하면 4억 7,500만시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1년간 절약되는 시간은 약 4억 7,500만시간이 되는 셈이다.
많기도 해라
조리법이 다양화됨에 따라 라면 포장지에 있는 요리법 외에도 갖가지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찌개에 면을 사리로 넣어 끓여먹는 방법으로 식당에서는 부대찌개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라면 부대찌개」, 쌀을 씻어 적당량의 물에 넣어 끓이다가 라면을 넣고 먹는 「쌀죽 라면탕」, 가장 보편적인 방법의 하나인 라면에 밥 말아먹기, 면을 사리로 하여 잡채로 만들어 먹는 「라면 잡채」, 라면에 치즈를 넣어 먹는 「치즈라면」, 라면으로 강정을 만들어 먹는 「라면강정」, 면을 끓인 후 찬물에 헹구어 수프를 따로 만들어 식힌 것에 말아먹는 「냉라면」등이 있으며, 샤브샤브용 고기를 준비한 후 라면 수프로 물을 끓여 익혀 깻잎, 고추장에 싸서 먹는 「샤브샤브 라면」도 손꼽을 만 하다.
또 라면을 빨리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라면을 끓여서 식탁에 오르면 김치를 5쪽 정도(식성에 맞게 양 조절) 넣고 젓가락으로 저으면 라면 국물의 온도가 다소 내려가며, 또한 김치의 얼큰한 성분과 신맛이 어우러져 맛이 더욱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때 작은 접시에 젓가락으로 라면을 소량씩 덜어서 먹으면 라면이 적절하게 식고 맛도 좋아 맛있게 빨리 먹을 수 있다.
@팜유(Palm Oil)란(박스기사)
인스턴트제품을 튀길 때 사용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Oil Palm Tree의 果肉에서 채취된 기름이다.
팜유는 단위 면적당 유지 생산량이 2.5∼3톤/ha로 다른 유지자원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유지자원이다.
1971년 말레이시아에서 최초로 산업적 재배가 시작된 후 꾸준한 품종개량과 재배기술의 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유지자원으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오늘날엔 대두유(콩기름)다음으로 생산과 소비가 많은 식용유지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팜유의 주 생산국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며 말레이시아가 전세계 생산량의 약 60%를 생산해 낸다. 주 소비국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 EU, 미국, 일본, 한국 등이다.
팜유는 주로 라면, 스낵 같은 인스턴트 식품의 튀김용으로 적합하며 제과나 제빵가공 유지, 유지방 대용, 쵸코렛 대용지(代用脂)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본은 없다, 라면도 없다
라면에 감히 문화라는 말꼬리를 붙일 수 있는 나라. 일본 라면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인스턴트식품이 아니라, 수를 헤아리기 힘들게 많은 라면가게에서 직접 면을 뽑고 스프(국물)를 만들어 조리한 음식이다. 서로 멀리 떨어진 북해도와 큐수의 면과 스프가 전혀 다르고, 동경 안에서조차 지역 가게마다 맛이 다르다. 따라서 어느 라면이 가장 맛있는가를 묻는 건 코끼리와 고래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고민하는 것과 같다. 「우리집 라면이 일본 최고다」라고 생각하는 라면집마다 「이 집 라면이 일본 최고다」라고 믿는 광적인 추종자들이 있다. 세속적인 무엇에 거의 종교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열정을 「문화」라고 볼 수 있다. 라면광신도 일본인들... 「나도 최고, 너도 최고, 모두 다 최고」라고 말들하는 건, 「최고는 없다」라는 한마디를 따분하게 늘어놓는 짓이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
라면의 기원은 중국에서 찾는다. 일본어사전에 노면(老麵 쉰 국수?)이란 말이 있다. 중국어사전에는 없는 말이지만, 「老麵 오멘」이란 일본발음이 「라면」의 어원이라는 설(說).
왕문채라는 중국인이있었다(실존 인물인 듯하다). 일본 라면의 뿌리인 북해도 竹家(다께야)식당의 요리사였는데, 「(음식이) 다 됐습니다」라는 표현으로 「好了,ハオラ,하오라」라는 특이한 표현을 썼다고 전한다. 이 라(ラ)를 따서 라면(ラ-メンヲ)이라 했다는 설.
그리고 가장 믿을 만한 설. 1줄→2줄→4줄→8줄... 이런 식으로 면을 늘려 빼는 제법을 중국에서 납면(拉麵)이라 한다. 납면의 중국발음「라미엔」이 굳이 「라-면」이 되겠다는 건 말리기 힘들어 보인다.
라면이 일본에 들어오면서 중국풍 라면그릇이 따라왔다.
1. 냄비가 말린 듯한 모양(나베마끼)은 번개(雷)를 표현한 것이다. 중국 은(殷) 주(周)시대 청동기에서 많이 발견되며 그리스에도 거의 같은 모양이 있었다.
2. 용(龍)은 오래 전부터 황제의 문장(紋章)이었으며 11세기 송(宋)시대에는 황제 이외엔 사용할 수 없었다.
3. 우리 대통령들께서 문장으로 사용하는 봉황을 라면 그릇에? 고귀함의 상징이며 중국과 조선에서 전래되었다.
4. 쌍희(囍). 주로 경사에 사용된다. 중국인은 이 문양들을 그릇이나 식탁에 사용하지 않는다. 엄숙.경건.경외심 등을 나타내는 문양이 입맛을 돋울 리 없을 테니까.
우동vs라면
중국 면요리를 처음 맛본 사람은 에도시대 도꾸가와라는 미식가였다. 우동을 몹시 좋아하는 사람이었다고. 중국 유학자 주승수란 사람이 도꾸가와가 만든 우동을 먹고 답례로써 먹인 것이 중국 면요리였다. 까탈스런 구루메(미식가)가 깜짝 놀란다. 중국식 햄과 다섯 가지 향신료를 곁들인 면. 에도시대엔 사치스러운 음식이었다. 메이지시대에 이르러서야 서민들도 라면을 맛볼 수 있었다.
요꼬하마 남경가(南京街, 현재 中華街)의 중국인 주방장 여럿을 동경 아사쿠사로 모셔다가 랴면, 완탕(수제비와 비슷하다) 등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라이라이껭」이 서민들의 첫 라면집이다. 메이지 43년. 이 라면집은 찌바에서 중국집을 경영하는 제자 한 사람을 남기고 쇼와50년(1975년) 노렌(라면집에 다는 붉은 깃발)을 내렸다.
코에 걸린 코걸이
떡라면, 만두라면, 떡만두라면, 짬뽕라면... 무엇을 더 넣어 끓였냐에 따라 변하는 건 라면값 정도. 어쨌거나 라면은 라면이고 맛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상상이 가능한 모든 스프재료.첨가물.면의 종류가 있다. 정형(定型) 같은 건 아예 없다. 스프 없이 튀긴 면만 내놓는 황당한 라면이 전국구라면으로 득세하고, 면에 가루양념을 뿌려먹는 라면도 있다. 그래도 몇몇은 따돌림을 당한다. 민족 감정이 살아 있는 「오키나와 소바」, 「나가사키 짬뽕」은 라면(일본)과 한통속이 되기를 스스로 거부한다. 맛이나 외관상 라면과 거의 차이가 없는 중국식 냉소바도 라면으로 분류되지 않는데, 이 소바는 중국집에서 개발한 요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꿔 말해서, 라면집에서 개발한 음식(면)은 무조건 라면이 된다는 뜻이다. 이웃에게 야박한 건 못 고칠 병인 듯.
라면과 짬뽕 사이
라면과 중국 면요리를 구분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 다만 면요리의 맛이 결국 국물맛이라는 데 착안한다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중국 면요리는 스프와 첨가재료가 일체화되어 맛이 우러난다. 미리 만들어 놓은 스프가 음식맛을 좌지우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스프와 재료가 함께 조리되는 과정에서 최후의 맛을 끌어내는 것이다. 그에 비해 라면스프는 그 자체로 완성된 맛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라면에 첨가하는 재료의 맛과 스프맛이 섞이는 걸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라면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삿뽀로 라면은 스프와 야채를 함께 볶으며 야채의 단맛과 스프맛을 혼합하는 중국식을 따르고 있으니. 결국 「라면」과 「라면이 아닌 것」은 미각적으로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나뉘어져 있다고말할 수밖에.
어느 라면중독증 환자의 고백
제 이름은 다께우찌(武內 伸)입니다. 37세인 저는, 하나의사간, 한 인물은 물론, 하나의 물건도 사람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라면 한 그릇이 저에게 그랬으니까요. 제가 96년에 출간한 「엄청난 라면」의 첫 페이지도 「내 인생을 결정한 한 그릇의 라면」이란 구절로 시작합니다.
제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고교 2학년 때 「하루끼야, 春木屋」라는 라면집일 겁니다. 그 날 그 맛 그 감격이 아직도 저를 떨리게 한다면 믿으시겠습니다.
그날부터 20년 동안 한 달에 50그릇의 라면을 먹어치웠습니다. 전국 2,171개 지역, 3,474개 라면집을 찾아다니면서 말입니다. 「그 정성을 공부하는 데 쏟았으면...」 주위 어른들께서 교교생인 저의 장래를 걱정하셨지만 대학에 진학해서, 취직을 한 뒤에도 「엄청난 라면」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남들이 모두 마다하는 국내출장이 당연히 제게는 가장 큰 기쁨이었답니다.
TV東京 프로그램 중에서 전국 각지의 라면 맛을 알아맞히는 「라면챔피온」이 있습니다. 92년 제2회 전국 라면챔피온이 바로 저 다께우찌입니다. 그러나 95년엔 방어전에 실패해서 2위로 밀려났습니다. 라면에 관한 한 최고라고 자부하던 제가 얼마나 분해 했는지 여러분들도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던 차에 요코하마에 있는 「라면박물관」 관장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박물관에 취직하면서 라면을 실컷 먹을 수 있다.」 제게 이보다 더 달콤한 유혹이 있을 수 있을까요. 다니던 회사는 곧바로 그만두었죠. 지금 저는 라면박물관의 홍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업무 때문에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지만, 라면홍보와 라면연구가 결국 무엇이겠습니까. 라면을 먹는 것이죠.
일본인이 말하는 라면이란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인스턴트 라면. 하지만 일본라면이 우리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본에도 인스턴트라면이 있기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라면은 가게마다 독특하게 만드는 것이 관레로 굳어져 있다. 그러기에 자기가 만든 라면이 최고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을 제일로 친다.
일본에서 라면은 식사대용이 아니라 식사 그 자체로 통용된다. 별 희한한 놈도 다 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일본에서는 맛, 면, 가게분위기, 청결도, 메뉴표, 종업원들의 태도 등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라면매니아가 있다. 그만큼 라면의 종류가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면은 대개 거기서 거기. 따라서 일본라면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국물이다. 돼지머리를 며칠씩 고아서 국물을 이용하는 사람, 닭뼈를 삶아 국물로 이용하는 사람 등 별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기본적인 국물을 만드는 요령은 정해져 있다. 닭뼈 아니면 돼지뼈를 고아서 만드는 것. 일본에서도 고가에 속하는 라면 2가지를 보자.
챠수라면(돼지고기를 면 위에 올려놓은 것)은 중국의 향료를 가미한 것으로 다른 라면에 비해 비싸다. 무엇으로 국물을 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죽었다 깨나도 먹지 못한다는 사실. 나이드신 어르신에게 잡숴 보라고 한다면 어느집 설렁탕이냐는 반문을 받을 만큼 돼지고기가 눈에 띄는 것이 특징이다. 스페아리브(돼지갈비)라면의 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보통라면의 2배를 받는 이 라면의 개발자는 괌 출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스페아리브 역시 우리가 보면 돼지갈비에 면만 얹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아까사까에 있다.
우나기 라멘(장어라면)은 서양요리사가 라면에 장어를 집어넣어 만든 것으로 스프가 독특한 것이 특징. 마늘, 깨, 생강 등을 집어넣었다나 뭐라나. 하여튼 일본에서는 면 위에 얹어 놓는 것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상하이라멘 역시 일본에서 유명한 라면이다. 이유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따라 나는 야채를 스프에 집어넣기 때문이라니 역시 일본의 상술은 우리보다 한수 위다.
제일 비싼 라면은 요코하마에서 파는 것으로 가격은 1만엔. 하지만 이 라면에 이것 저것 여러 가지가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일본에서 라면은 보통 500엔에서 700엔사이. 1000엔을 넘으면 비싸다고 생각한다. 스탠드바를 연상시키는 서서 먹는 라면은 250엔. 서서먹는 음식은 대한민국이나 일본이나 어디서나 싼편이다.
라면에 얽힌 웃기는 일화 2편
망할놈의 지옥라면
재수라면 몰라도 3수까지 한 학생에겐 뭐가 있어도 있는 게다. 21세에 동경대와 더불어 일본 최고라는 교토(京都)대학에 입학한 야마가미 코(山上 浩). 그러나 대학 2학년 때 학업을 중단하고 배낭여행을 떠나더니 26세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그의 부모가 야마가미를 친척이 경영하는 라면집으로 쫓아 버렸다. 동경 시부야에 있는 이 라면집은 손님보다 파리가 더 많은 그저그런 가게였다.
야마가미의 부모는 「1. 라면집이 망하거나, 2. 친척이 죽거나, 3. 대지진으로 라면집이 무너졌을 때」만 집에 돌아올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불행히도 그 친척은 지난 20년간 1시간씩 하루도 조깅을 거르지 않은 사람인지라 총칼 없이는 어림도 없어 보였다. 또한 지질학자들의 예상에 의하면 아직 대지진은 너무 멀리 있었다. 노벨상을 여럿 배출한 교토대 학생답게 가장 확률이 높은 제1항을 실현시키는데 주력했다. 게다가 행운도 따랐다. 조깅을 하던 친척이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야마가미에게 무려 한 달의 시간을 제공했다. 주방을 꿰찬 야마가미는 일본인 식성에 맞지 않는 매운양념을 스프에 듬뿍 집어 넣었다. 붉다 못해 아예 검붉은 이 라면의 이름이 「지옥라면」.
친척이 기르던 고양이가 스프를 시식한 직후 기절하는 것을 보고 성공을 확신했지만, 아예 끝장을 보려 했는지 이런 프랙카드를 내걸었다. 「지옥라면을 먹다 남길 경우 설거지를 해야 한다」 손님이 올 리가 없었으며, 머지않아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어떤 TV방송사가 지옥라면을 소개하면서 얘기가 달라진다. ??은이들이 하나 둘 몰려들더니 나중엔 가게 앞에 줄까지 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영업시간을 연장하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야마가미가 언제 집에 돌아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라면재벌이 되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이아나妃에게는 죽어도 팔 수 없는 라면
다이아나가 교토에 왔을 때 외무성은 그녀에게 라면을 대접하기로 했다. 외무성 직원이 맛있기로 유명한 그 라면집에 전화를 걸어 「다이아나와 함께 갈테니 자리를 준비해 달라」고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주인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까닭은 몰라도 다이아나를 거절한 이유는 나중에 밝혀졌다. 「그 라면집 근처에 다이아나라는 구두가게가 있었는데, 언젠가 라면집 여주인의 망가진 구두를 제대로 고쳐주지 않았다.」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여자의 원한. 또는 혼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