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피로가 쌓여 비실비실 집안 여기저기를 뒹굴고 있는데 안선생님에게서 운동 제안이 들어온다.
오후 3시에 집앞 전주천을 출발해 지난번 달렸던 삼천천 코스를 돌아오자는 것.
그렇지 않아도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참인데 잘됐다!
지난번엔 경기장에서 출발을 하다보니 전주천까지 오가는 길이 번거롭기도 하고 굳이 차를 거기다 주차해놓고 움직일 이유도 없을 것 같아서 아예 우리 아파트에서 만나 출발하기로 한 것인데 정작 그 시간대엔 백화점 고객들 때문에 경비아저씨가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터라 외부차량이 들어오질 못한다.
서일초등학교 부근 천변 어디에 주차를 했노라고 전화가 왔길래 그쪽으로 간다고 하고 집을 나섰는데 근처를 몇바퀴 돌아도 당체 사람은 못 찾겠고...차는 있는데...
전화를 가지고 나오질 않아서 당장 확인을 해보려니 그것도 참!
결국 근처를 두어바퀴 헤매다가 천변 산책로로 내려가 이편한세상까지 달려 갔는데 역시나 거기서도 꽝.
삼천천 상류방향으로 먼저 달려갔을까? 아니면 우리집 징검다리 부근에서 머물고 있을지도...!
길을 되돌려 출발지점까지 거의 왔을 무렵에야 안선생님과 만나게 됐는데 역시나 후자였다.
이미 10여분간 달린 뒤라 그대로 이편한세상을 거쳐 삼천천 상류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날이 이상하리만큼 포근한데 그 덕인지 아직 두터운 겨울복장을 한 사람들이 봄나들이를 나오듯 천변산책로로 쏟아져 나와 북적북적.
사람들의 무더기는 삼천교를 지나고 신평교에 이를때까지도 줄어들기는 커녕 점점 더 많아진다.
빨리 달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장을 받지는 않고 오히려 사람들의 활기를 함께 누리는 것 같아 기분까지 밝아지는 느낌.
연휴 내내 먹고 마시고 실내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이렇게 자연속으로 나온다는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좋냐구요.
지난주에는 신평교에서 건너편으로 넘어가 되돌아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그 위의 원당교까지 가기로 한다.
출발지점이 경기장에서 대우아파트로 1Km가량 단축되었으니 여기를 추가하면 총 거리로는 지난번보다 3Km정도 늘어난 25Km내외가 될 것 같다.
원당교 직전에 쓰여진 거리표시판을 확인해보니 10.7Km인데 이편한세상을 기준으로 하면 22Km 정도 쯤 될 것 같다.
(표시가 짧게 나오는 것도 있고 냇물을 두 번 건너는 것까지 포함하면)
가고 오는 동안 대화 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며 넉넉하게 달렸지만 안선생님은 속이 불편해서 몇차례 또다른 뜀박질을 하게 되었고 막판에는 그 후유증으로 퍼진 풀코스 모드로 힘들게 런닝을 마친다.
대우아파트~이편한~이편한세상 13'01"
이편한세상~원당교 58'50" [1:11:52]
원당교 건너~이편한세상 58'29"
이편한세상~대우아파트 5'32" [1:04:02]
{2:15:54 / 25Km}
어찌됐든 철저히 LSD의 의미를 살려 장거리를 달렸으니 뿌듯!
집에 들러 옷가지를 챙겨 지리산사우나에 몸을 담그니 그간 묵었던 찌든 것들이 좌~악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몸무게도 근래들어 처음으로 66.5Kg까지 내려갔는데 이거야 뭐 다분히 물이 빠져나간 것.
그래도 반갑다.
신지수산으로 가서 막회에 쏘맥을 마시며 연휴를 마무리. 그리고 돌아오는 길엔 내친김에 금암동으로 넘어가 피쳐 두 병에 지난번 못다 마신 포도주까지... 자정이 넘어서야 술이 만땅이 되어 택시를 타고 호사를 부려가며 귀가.
간만에 술 덕에 연속으로 두 번이나 택시를 타봤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