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올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매 꽃같이 숨었느냐.
===[사랑하니까, 괜찮아. 나라원]===
1939년 유치환 시인님이 32세 때 발간한 첫 시집 '청마시초(靑馬詩鈔)에 있는 시랍니다.
이 시집에 시들은 대부분 20대에 쓴 시라고 하네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을 때
우리는 그립다고 합니다.
부모 형제이거나
스승이거나
친구이거나
애인(愛人)이거나
첫사랑은 만나보기라도 한 사랑이지만
짝사랑은 슬픕니다.
홀로 바라만 보고 말도 못 하고 끝난 사랑이니까...
그리움은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생각나고
바람 불면 바람 불어 생각나고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생각나고
밤이면 밤이라서 생각나고...
나태주 시인은 '그리움'을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그리움/나태주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까까머리 학창 시절 짝사랑이 생각나는
흐린 수요일입니다.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