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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야기/김종욱 지음/북랜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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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서문로는 일제강점기 때 혼마치(本町)로 불렸다. 거기에는 헌병대, 대구 경찰서, 우체국, 소방서를 비롯해 많은 관청과 학교, 가게 등이 있었다. 북성로와 향촌동, 서문로 일대, 그러니까 대구 읍성의 북쪽은 당시 대구의 중심이었다. 1970년 이후 대구 중심의 개발 축이 동쪽과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100년 전 대구의 중심은 ‘도심의 변방’이 됐다. 개발에서 소외된 덕분에 이 지역은 길게는 100여년 전부터 짧게는 50여년 전까지의 역사문화유적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이 책은 ‘사라져가는 대구의 옛 자취’를 추적하고 기록한 책이다. 오래된 사진도 담았고, 이야기도 실었다. 세계 곳곳의 도시들이 역사의 현장을 단장하고 가꾸어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것’을 때려 부수고 ‘새것’을 세워야 한다는 인식에 오랫동안 갇혀 지냈다. 옛것을 모두 부숴야 새것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선진국들이 ‘옛것’에서 ‘새것’을 발견하고 가꾼다. 이 책은 ‘옛것’ 속에서 ‘새것’을 찾고 가꾸자는 바람에서 출발한 결과물이다. 지은이는 “(옛것들이) 개발이라는 이유로 허물어지고 있다.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는 것들도 많다. 오래된 것은 단순히 낡은 것이 아니다. 옛것은 정신적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모습을 알아가자고 말한다. 책은 대구의 상징인 팔공산, 비슬산, 달성토성 등을 비롯해, 대구읍성, 읍성시대와 그 이후, 대구사람의 안식처인 계산성당, 동산, 동화사, 보현사 등을 담고 있다. 또 대구의 명물 거리인 종로, 진골목, 약전골목, 성밖 골목, 남문, 북성로, 남성로, 태평로, 중앙로 등에 대한 이야기도 실었다. 서문시장, 교동시장, 칠성시장, 번개시장을 비롯해 대구의 오래된 맛으로 따로국밥, 설렁탕, 추어탕, 찜갈비, 막걸리, 소주 등도 소개한다. 동무 생각의 청라언덕과 수성못, 대구역, 요정과 기생, 각종 학교의 역사와 풍물사도 담고 있다. 거지왕 김춘삼과 금달네의 사연도 소개한다. 지은이 김종욱은 수필가로 문화사랑방 ‘허허재’의 주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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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구인이라면 꼭 한 권쯤 곁에 두고 싶은 책이네요. 언젠가 TV에서 잠시 본 듯한 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