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영어 유치원 및 놀이 학교로 전환한다는 감담회나 설명회를 여는 유치원이 늘고 있다고 이데일리가 11월 28일 보도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A유치원은 영어 유치원으로 전환한다고 알리는 재원생 학부모 설명회를 열었다. 영어유치원으로 전환하면 원비는 2배 이상 비싸진다. 기존 원아는 원비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학부모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의 다른 유치원도 폐원 후 놀이학교(놀이학원)로 전환하겠다는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로 규제가 심해지자 유치원 폐원을 시도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러나 유치원을 폐원하려면 학부모 3분의 2 동의와 폐원 후 원아 수용계획을 갖춰야 한다. 정부의 엄격한 방침에 길이 막히자 편법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에서 홍보하는 영어유치원이나 놀이학교는 법적 교육기관이 아닌 사설 학원이다.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정부 감사나 감시에서 자유롭다. 원비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어 학부모 부담이 크다.
업종 전환을 검토하는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유치원 원장이 이미 영어유치원으로 전환할 뜻을 밝혀 학부모들은 손쓸 방법이 없다”면서 “차라리 인근에 전통이 있는 영어유치원으로 보내는 것이 나은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엄정 대응한다는 뜻을 밝혔다. 충남교육청은 폐원 후 학원으로 전환하려는 유치원에 대해 특별 감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에게 업종전환 계획을 밝힌 사립 유치원들이 위치한 강남서초·강동송파 지역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에서는 이미 관련 민원을 파악해 대응에 나섰다. 유치원에 현장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편법적인 폐원 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어유치원이나 놀이학교 등은 법적으로 유치원이 아닌 사설 학원”이라면서 “명칭 역시 사설학원 이름에 ‘유치원’을 넣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누리과정 지원금을 제대로 썼는지, 교육청 감사 결과 시정 여부 등을 파악해 폐원 승인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jobsN 이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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