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41권》
45. 마왕품魔王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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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가란타죽원에서 대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라열성에 시리굴尸利掘이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재물과 보배가 많아 금, 은 등의 보배와 자거, 마노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또 그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멀리 하고 외도 니건자尼乾子만을 섬기며, 국왕, 대신들과 모두 친한 사이였다. 이때 외도 범지들과 니건자의 신도와 제자들은 스스로 불법을 비방하며 '내가 있고, 내 몸이 있다'고들 말하였다. 아울러 육사외도의 무리들도 모두 함께 모여 이렇게 의논하였다.
"지금 저 사문은 일체지一切智가 있어 모르는 일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양을 얻지 못하는데 저 사문은 많은 이양을 얻는다. 그러니 방편을 써서 이양을 얻지 못하게 해야 마땅하다. 우리 저 시리굴 장자의 집으로 가서 그 장자에게 방편을 세우게 하자."
이때 외도 범지 니건자와 그 육사외도들은 시리굴 장자의 집으로 찾아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대성大姓은 아시요. 당신은 범천의 소생인 범천자로서 세상에 많은 이익을 주었소. 당신은 우리를 가엾이 여겨 저 사문 구담을 찾아가 그 사문과 비구들을 청해 집으로 와서 제사를 지내시오. 그리고 또 명령하여 집안에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불을 붙여 두고 음식에는 독을 넣어 그들을 초청해 먹게 하시오.
만일 사문 구담이 일체지가 있어 3세의 일을 안다면 그 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요. 만일 일체지가 없다면 곧 청을 받아 들여 제자들을 데리고 모두 불에 탈 것이오. 만일 그가 하늘 사람이라면 불의 피해를 입지 않고 안온할 수 있을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