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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자의교서 「주님의 성령」 어떤 의미인가
제대 위 여성 현존 공식화… 새 직무에 맞는 식별 기준 필요
이제 여성들도 공식적으로 독서직과 시종직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월 11일 자의교서 「주님의 성령」(Spiritus Domini)를 발표하고 교회법 230조 1항을 수정했다. 전례 거행 안에서 여성의 하느님 말씀 선포와 제단 봉사 직무를 승인한 것이다. 교황은 자의교서 반포와 함께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루이스 라다리아 추기경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이어온 쇄신의 지평 안에서, 교회 내 세례받은 모든 이의 공동책임, 특히 평신도의 사명을 재발견하는 것이 오늘날 더욱 시급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의교서 「주님의 성령」 주요 내용과 의미를 살펴본다.
독서직 · 시종직에 여성 허용
“나는 교회법 제230조 1항을 수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교회법 제230조 1항이 다음과 같은 형태로 수정되도록 정합니다. ‘주교회의의 교령으로 정하여진 연령과 자질을 갖춘 평신도들은 규정된 전례 예식을 통하여 독서자와 시종자의 교역에 고정적으로 기용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의교서 「주님의 성령」(Spiritus Domini)에서 교회법 제230조 1항 중 ‘남성 평신도’를 ‘평신도’로 수정했다. 그동안 남성 평신도에게 유보됐던 독서직과 시종직의 수여를 여성 평신도에게도 허용한 것이다.
「로마 미사 총지침」에 따르면 독서자는 복음을 제외한 성경을 선포하는 직무로, 보편 지향 기도에서 지향을 알리고 시편 담당이 따로 없을 경우 독서 사이의 시편을 노래할 수 있다. 시종은 제대에서 봉사하고 사제와 부제를 돕는 직무로, 제대와 거룩한 그릇을 준비하고 필요한 경우 비정규 성체 분배자로서 신자들에게 성체를 나눠준다. 복사와 성체분배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미 많은 여성 평신도들이 미사나 전례 안에서 독서를 읽거나 복사를 서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교회법 230조 2항 ‘평신도들은 임시적 위임으로 전례 행사에서 독서자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조건에 따른 것이다. 그렇다면 교황은 왜 교회법을 수정하게 된 걸까? 교황은 「주님의 성령」에서 시노드 교부들이 오늘날 교회가 겪는 도전과 복음화 활동 지원을 위해 이 문제에 대해 교의적으로 깊이 논의할 것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사실 여성의 공식적 독서직 참여에 대한 요청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2008년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주제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2008년 10월 5~26일)에서 시노드 교부들은 ‘독서직이 여성에게도 열려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최종문헌 17항),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인 「주님의 말씀」(Verbum Domini, 2010년 9월 30일)에서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전례 예식 안에서 독서자로서의 임무 수행은, 정확히는 독서직은, 라틴 예법 안에서 평신도의 직무’라고 밝힌 바 있다.(58항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의 성령」에서 “이러한 제안들을 받아들이면서, 최근 우리는 교회에 의해 특별한 방식으로 설정된 직무들이 세례받은 사람이 누리는 공통된 조건과 세례성사에서 받은 왕다운 사제직을 그 토대로 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교의적 발전에 도달했다”면서 “이러한 직무가 세례성사에 근거를 갖는 만큼, 이미 교회법 제230조 2항에서 간접적으로 표현된 것처럼, 남성이든 여성이든 적합한 평신도들에게 수여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신앙교리성 장관 라다리아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오늘날 교회 안의 많은 맥락에서 남성에게만의 유보를 없애는 것이 하느님 백성의 지체들이 세례를 통해 받은 공통의 존엄성을 드러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례를 통해 보편 사제직을 받은 남성과 여성 평신도 모두에게 시종직과 독서직을 허용하는 것은, 여성을 포함한 수많은 평신도들이 오랜 기간 동안 교회의 삶과 선교 사명에 기여 해왔음을 전례적 행위를 통해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신도의 전례 참여 확대를 위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마무리한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자의교서 「일부 직무」(Ministeria quaedam)를 통해 평신도에게 전례 직분을 부여했다. 1972년 발표된 이 교서는 라틴예법을 따르는 교회 안에서 (그 당시까지 소품이라고 불리던) 서품되지 않은 직무와 관련된 실천들을 되돌아보고, 이를 시대의 요청에 맞게 바꿨다.
즉 예전에는 한 남성이 사제가 되기 위해 삭발례 뒤 수문품(문지기)·강경품(독서직)·구마품·시종품의 4가지 소품과 차부제품·부제품·사제품의 3가지 대품, 모두 7품을 차례로 받아야 했는데,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삭발례와 소품들, 대품 가운데 차부제품을 폐지하고 부제품과 사제품만 남겼다. 독서직과 시종직은 대체로 사제직 후보자를 위한 직무로 설정했다. 이로써 평신도 남성이 독서직과 시종직에 참여하기 시작했지만, ‘존중하여야 할 교회 전통에 따라 독서직과 시종직 수여는 남자들에게 유보된다’는 조항을 삽입해 여성의 교역 참여를 제한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주교시노드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오른 식별을 일깨우면서 제대 위 여성의 현존을 공식화하고 제도화시켰다. 교황은 「주님의 성령」에서 “교회가 주교의 식별을 통해, 그리고 필요한 준비 기간을 거친 후, 자의교서 「일부직무」도 언급한 것처럼, 교회가 세례와 견진성사에 힘입어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백성을 충실히 섬길 분명한 의지’를 식별한다면, 독서직과 시종직이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에게도 수여될 수 있도록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고 있다.
교황은 평신도들이 단순한 독서자, 복사로 제단에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서품받지는 않았지만 교회의 공적 직무’로, 독서직과 시종직, 주교를 통해 교회 공동체로부터 공적으로 자질을 인정받고, 영속적으로 위임된 권한으로 교회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길 바라고 있다.
이번 교회법 개정으로 그동안 교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단순한 봉사자와 협조자로 인식됐던 여성이 주교를 통해 선발되고 인정을 받으며 교회의 ‘공식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또 각국 주교회의는 독서직과 시종직을 비롯해 지역 복음화 활동의 요구에 따라 설정될 새로운 직무에 적합한 남녀 후보자들을 준비시키고 식별하는 기준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주교회의 전 홍보국장이자 전례학 박사 안봉환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자의교서는 세례성사를 통해 모든 평신도들이 받은 보편사제직에 대한 여성의 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이라면서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평신도들이 교회의 구성원인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독서직, 시종직을 통해 말씀을 선포하고 사제직을 수행하길 바라는 교황의 바람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전례 탐구 생활 (34) 성찬 전례의 구조
성찬 전례는 예수님의 마지막 만찬을 재현합니다. 그러나 성찬례 제정에 관한 네 가지 이야기(마태 26,17-35; 마르 14,12-31; 루카 22,7-38; 1코린 11,23-26 참조)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그날의 사건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 기록들끼리도 그날 있었던 일의 세부 내용을 다르게 묘사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을 때, 제자들은 이 명령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알았습니다. 이후 교회 공동체는 사도들로부터 전해 받은 마지막 만찬의 핵심에 따라 예식을 만들고 수정해 나갔습니다. 그 핵심이란 빵과 잔을 두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기본 동작을 말합니다. 마지막 만찬 때에 예수님은,
① 방/잔을 들고
② 찬미/감사를 드리신 다음,
③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십니다. 이 동작에 예수님의 말씀이 따릅니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받아 마셔라. 이는 내 피의 잔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예수님께서는 보잘것없는 재료로 지치고 배고픈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셨을 때도 같은 동작을 보여주십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던 것입니다(마태 14,19; 마르 6,41; 루카 9,16; 요한 6,11 참조),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도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식탁에 앉아 최후 만찬 때와 똑같이 행동하시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루카 24,30). 이렇듯 빵의 기적과 엠마오의 체험 이야기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드신 마지막 만찬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2항에서는 성찬 전례가 성경과 성전으로 전해 내려온, 최후의 만찬 때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과 행동에 일치한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 예물 준비에서 빵과 포도주와 물을 제대로 가져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받아 드셨던 것들입니다.
- 감사 기도에서는 하느님의 모든 구원 활동에 대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 기도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빵과 잔을 나누어 주시며 하신 말씀을 사제의 입으로 똑같이 말하는 데서 절정에 이릅니다. 이 기도로 예물은 우리 서로가 이루는 친교의 원천이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됩니다.
- 빵을 나누고 성체를 받아 모시면서 신자들은 그 수가 아무리 많아도 주님의 몸인 하나의 빵을 나누어 먹고 하나의 성작에 담긴 주님의 피를 나누어 마십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손수 사도들에게 나누어 주신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성찬 전례를 가만히 묵상하다 보면 빵의 기적이 벌어진 풀밭, 엠마오로 가는 길에 하룻밤 묵게 된 여인숙의 초라한 식탁, 죽음을 목전에 두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 어느 다락방에 맴도는 예수님의 따뜻한 음성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미사의 모든 것] (26) 감사 기도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 드리는 미사의 중심 예식
나처음: 신부님들은 미사 때 왜 서서 양팔을 벌리고 기도하시나요?
라파엘 신부: 서서 양팔을 벌리고 기도하는 자세는 구약 성경에도 나오는 유다인의 전통적인 예배 자세란다. 교회는 이 기도 자세를 그대로 받아들였지. 특히 교회는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부활 시기 동안 그리스도인은 무릎을 꿇지 않고 서서 기도해야 한다고 규정했어. 서 있다는 건 승리자의 자세이기 때문이야.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승리를 기념해 기도할 때 그 기쁨을 마음껏 드러내라는 뜻이지.
그리스도교 첫 순교자인 스테파노 성인은 유다인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하기 직전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을 보았다고 해.(사도 7,55-56 참조) 스테파노가 본 예수님은 하느님의 현존 속에 서 계셨지.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은 죽음과 악의 권세를 이겼기 때문이지. 그리고 예수님께서 서 계심은 스테파노뿐 아니라 구원받은 우리를 맞이할 채비가 되어 있으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해.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주님께서 하느님 오른편에 서 계신 것을 이렇게 설명하셨어. “예수님은 물러나 외면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거기에 계신다. 그래서 우리는 고난의 시간에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이다. 한때 예수님이 산에서 기도하시고 내려오신 다음 물 위를 걸어 바람과 파도에 고생하는 사도들에게 오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오신다. 서 있는 가운데 우리는 그리스도의 승리와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하심을 느낀다.”(「전례의 정신」 216쪽 참조)
조언해: 서서 기도하는 자세를 ‘오란데’라고 하죠.
라파엘 신부: 맞아. 그리스도인이 서서 기도하는 것은 마지막 날에 도래할 하느님의 영광을 미리 경험하는 것을 뜻하기도 해.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누리게 될 하느님 나라의 영광과 전례를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미리 체험하는 것이지. 그래서 사제는 미사 중 제대 한가운데에 서서 양팔을 벌리고 기도하지.
서서 양팔을 벌리고 하는 기도 중 예물 기도는 제대에 준비된 예물이 주님께서 기꺼이 받으시는 참다운 예물로 성화시켜 달라는 청원을 담고 있어. 사제는 예물 기도에 앞서 신자들을 향해 “형제 여러분, 우리가 바치는 이 제사를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기꺼이 받아 주시도록 기도합시다”라고 청하면 신자들은 일어서서 “사제의 손으로 바치는 이 제사가 주님의 이름에는 찬미와 영광이 되고 저희와 온 교회에는 도움이 되게 하소서”라고 응답해. 이는 미사 참여자들이 미사를 봉헌하는 이유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교회와 인류에게 구원을 베푸는 데 있음을 스스로 일깨우는 외침이라고 할 수 있지.
조언해: 예물 기도를 마치면 미사 중에 가장 장엄한 축복 예식이 거행되죠.
라파엘 신부: 정확한 표현은 ‘감사 기도’라고 해. 감사 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기도에 이르는 전 예식으로 미사 거행 전체의 중심이고 정점이란다. 감사 기도의 목적은 미사에 참여한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와 일치해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찬양하며 희생 제사를 봉헌하는 데 있단다. 그래서 사제는 신자들에게 기도와 감사로 주님께 마음을 들어 올리도록 권하고, 공동체 전체의 이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를 바친단다. 신자들은 사제가 감사 기도를 하는 동안 모두 공경하는 마음으로 기도문을 귀담아들어야 해.
조언해: 교리교사학교에서 감사 기도가 미사 전체에 생명력을 주는 예식으로 사람의 심장에 비길 수 있다고 배웠어요.
라파엘 신부: 참 좋은 비유구나. 심장이 인체의 모든 곳에 피를 공급해 생명을 유지하듯이 감사 기도는 미사 전체에 생명력을 주는 부분이란다. 감사 기도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제가 교회 공동체 전체를 위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가장 대표적인 주례 기도이지.
감사 기도는 감사송 전에 사제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시작해 마침 영광송인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아멘”으로 끝나. 감사 기도를 세부적으로 나누면 감사, 환호, 성령 청원, 성찬 제정과 축성문, 기념, 봉헌, 전구, 마침 영광송 등 8개 요소로 구성돼 있어.
나처음: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감사를 드리신 다음 성찬례를 제정하셨다고 나오던데 지금 우리가 말하는 감사가 주님의 감사 기도와 같은 건가요?
라파엘 신부: 처음이가 이제 성경과 전례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구나. 맞아. 미사의 감사 기도는 주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빵과 잔을 들고 바치신 ‘감사’(루카 22,14-20)와 ‘찬미’(마태 26,26-30; 마르 14,22-26)에 뿌리를 두고 있단다. 유다인들은 파스카 축제 때 가장이 빵과 잔을 들고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해주신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드린 후 가족끼리 음식을 나누는 풍속이 있는데 이를 ‘베라카’라고 해.
교회는 주님의 명에 따라 당신께서 행하신 그대로 성찬례를 거행하면서 감사 기도를 뜻하는 ‘에우카리스티아’(Eucharistia) 또는 찬미 기도를 말하는 ‘에울로기아’(Eulogia)라고 불렀단다. 중세 교회 때에는 감사 기도를 하느님께서 정하신 변하지 않는 규범적인 기도라 해서 ‘카논’(Canon, 전문)이라고 말해.
처음이가 말했듯이 감사 기도는 바로 마지막 만찬 때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주님의 말씀과 행동을 그대로 기념하고 재현하는 예식이야. 그래서 감사 기도는 미사가 하느님의 구원 업적 특히 주님이신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을 기념하면서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전례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단다.
나처음: 주일과 평일 미사 감사 기도 내용이 다르던데 기도문이 여러 개 있나 봐요.
라파엘 신부: 가톨릭교회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마 미사 경본」에는 네 가지 양식의 감사 기도와 82가지 감사송이 수록돼 있지. 사제는 감사 기도 가운데 하나를 골라 사용한단다.
‘로마 전문’(Canon Romanum)으로 불리는 제1양식은 4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거의 변함없이 규범처럼 이어오고 있는 감사 기도란다. 교회는 고대 교회 때부터 유일하게 사용해온 이 감사 기도의 전례, 신학, 영성의 가치를 인정해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단다. 참 대단하지. 로마 전문은 제37대 교황인 성 다마소 1세 교황(재위 366~384)이 제정했다고 전해지며, 현행 로마 전문은 성 그레고리오 1세 대교황(재위 590~604)이 확정했다고 해.
고대 교회 때부터 지금까지 가톨릭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유일한 감사 기도가 제1양식 ‘로마 전문’이라면 제2~4양식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개혁 때 도입한 새 감사 기도이지. 제2양식은 히폴리투스 성인의 감사 기도를 수정하고 변형시킨 것으로 원문에 빠져 있는 ‘거룩하시도다’와 ‘성령께 간구하는 축성 기원’을 도입해 새롭게 만든 기도문이야. 제3양식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로마 전문을 개정 보완하기 위해 만든 완전히 새로운 기도문이에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드러내고 모든 산 이와 죽은 이의 구원을 지향하는 보편 사상이 아주 강하게 드러나는 기도문이란다. 제4양식은 고대 안티오키아 교회의 ‘아나포라’를 계승한 동방 교회 기도문이란다. 하느님의 구원 행위에 대한 찬미로 시작해 주님의 파스카 신비, 성령의 파견에 감사하는 이 감사 기도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한 찬양 형태의 신앙 고백문이라 할 수 있단다.
[전례 주년과 성모 공경] 전례 주년의 기본 구조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과 의탁은 묵주기도를 포함한 개인이나 공적인 신심행위 안에서도 이루어지지만 무엇보다도 교회의 공적 기도인 전례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성모님 단독으로 공경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 아드님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공경을 받으시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당신 아드님의 구원 활동과 풀릴 수 없는 유대로 결합되어”(전례헌장 103항) 계시는 성모 마리아는 특히 전례, 즉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을 거행하고 현재화하는 전례 거행 안에서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특별한 사랑으로 공경받으시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서 전구하시는 분으로 현존하시는 것이다. 그렇다면 1년 주기의 전례 주년 안에서 성모님은 예수님과 어떤 깊은 연관을 맺고 계신 분으로 드러내는가. 이하 ‘전례 주년 안에서의 마리아 공경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I. 전례주년의 기본 구조
일 년은 사회의 통념으로 보면, 일(日)과 주간(週間)과 월(月)로 구성되어 있듯이, 전례 주년 역시 전례일(典禮日)과 주일(主日)을 중심으로 하는 전례주간(典禮週間) 그리고 전례월(典禮月)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전례월은 구성상으로 있지만 이는 전례 행사와는 별 관계가 없고, 신심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BC 45년경 로마의 율리우스 체사리우스(Gaius Julius Caesarius)가 도입한 태양력(1월1일에서 12월31일)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례 주년은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때문에, 매년 11월30일을 전후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전례력의 시작은 대림 제1주일이며, 마지막 날은 대림 제1주일 전 토요일이 된다. 대림 제1주일을 전례 주년의 시작으로 삼기 시작한 것에 대한 역사적인 증거는 10~11세기의 성사록(聖事錄: sacramentarium)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전례 주년에 큰 영향을 미친 양대 축일로는 파스카 축일과 성탄축일을 들 수 있다.
파스카 축일은 전례주년의 원천이요 중심으로서, 매년 춘분 직후의 보름을 기점으로 그 다음 주일까지 계속되는데 이 기간을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성삼일”이라고 부른다(전례력은 이스라엘의 축일과 비슷하게 음력에 해당한다). 즉 교회는 주님의 수난과 죽으심, 그리고 부활을 연속적으로 기념하고 있다. 이 파스카 축일은 대부분 3월 하순에서 4월 중순 사이에 오게 된다. 파스카 축일은 그 준비기간인 약 6주간의 사순시기와 축제의 연장기간인 7주간의 부활시기로 확장되는데 이를 통틀어 ‘파스카 신비기간’(6주간의 사순시기와 성삼일, 7주간의 연장 시기: 총 13주간 반)이라고 한다. 일년에 한번 지내는 파스카 축일 이외에도 이미 교회는 초세기 사도시대부터 연중주일을 주간 파스카 축일로 지내고 있다.
성탄축일은 매년 12월25일에 지내고 있으며, 파스카 축일의 형식을 본받아 그 준비기간인 4주간의 대림시기와 축제의 연장 시기인 2주간의 성탄시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대림시기와 성탄축일, 성탄시기를 통틀어 ‘주님의 탄생 신비기간’(약 6주간)이라고 부른다.
파스카 축일과 성탄축일의 양대 축일 기간을 제외한 기간은 33~34주간이 되는데, 이 기간에는 그리스도 신비의 특수한 면을 경축하지 않고 있다. 이 기간 동안의 주일에는 파스카 신비와 함께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단계적으로 경축하기 때문에, 이 기간을 연중시기(Tempus per Annum. Tempus liturgicum generale)라고 부르는데, 이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중시기는 성탄시기가 끝나는 주님의 세례 축일(1월10일 전후) 후 월요일부터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전 화요일(2월 중순에서 3월 초순)까지의 첫 번째 연중시기(4~6주간 정도)와 부활시기가 끝나는 성령 강림 주일 후 월요일(5월 중순에서 6월 초순)부터 대림 제1주일전 토요일(11월30일 전후)까지의 두 번째 연중시기(26~28주간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전례 주년은 파스카 신비기간과 성탄 신비기간, 연중시기, 그리고 성인의 대축일 등 일년을 통틀어 ‘주님의 년’(Annus Domini)이라고 부르고 있다.
전례 주년은 그리스도의 신비를 경축하는 고유 시기 이외에도 성인들의 탄생일이나 사망일을 경축하는 성인력(聖人曆: Sanctirale)을 가지고 있다. 동정 마리아와 사도들, 그리고 성인들의 축일은 대축일과 축일, 그리고 기념일로 구분된다. 현행 전례주년은 주님의 구원 신비를 중시하기 때문에 성인력이 고유 시기의 주일과 겹치는 경우 다수의 성인축일이 자동으로 삭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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