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옆 중학교 교정에 노란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이 노란 꽃들을 바라보니 나의 상상은 어릴 적 다녔던 마산 완월국민학교로 달려간다.
운동장엔 고목의 프라타나스 넓은 잎들이 울창했고 화단에는 담장이 덩쿨이 교실을 에워싸고 있었다. 5,6학년때 담임선생님 생각이 난다. 이미 고인이 되셨는데 묘소 참배를 하고 싶지만 가 뵙질못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같은 반에있던 한 친구도 선생님따라서 이미 고인이 된 친구가 있구나. 세월은 그렇게 흘러간다.
그 선생님 생각을 하면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우리들이 잘못을 했을 때 회초리로 종아리를 쳤는데 때리기 전에 반드시 자기 종아리를 먼저 때려보고 우리들을 때렸으니 처음에는 우리 모두 이 선생님은 뭔가 틀리구나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5학년 여름방학땐 우리들 7,8명을 데리고 진주 옥천사로 곤충 채집을 하러 갔었는데 우리 어린이들은 일주일동안 천방지축 으로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신 나 했었다.
한 해는 마산서 그 선생님 출판기념회가 있다고 마산 친구들이 꼭 참석하라고 해서 그 당시 사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내가 만드는 제품을 선물로 가지고 가서 드렸드니 그 뒤 거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편지로 전해 왔는데 그 편지는 지금도 나의 편지파일에 고히 보존하고 있다. 그 때 선생님을 서울로 모셔서 고궁구경이 라도 시켜드렸으면 좋았을텐데 참 못난 제자이다.
진주사범을 나오시고 바로 우리들한테 오셨는데 인물도 잘 생기고 패기 만만하셨는데 일찍 장학사 교장을 두루 하시고 그 건강해 보이시던 분이 일찍 돌아가셨다니 아쉬운 마음이 많다. 하긴 우리 나이가 벌써 80 가까이 되고 있으니.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선생님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아 있는 선생님이다.
오늘 집옆 중학교 교정을 산책하다 교정에 만발해 있는 금계국을 보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 옛 스승님 생각이 나서 몇 마디 적어 본다.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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