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안중근 의사 순국일에 사형제를 생각하다
김
입력 2023.03.25. 03:00
일러스트=김영석
판사 시절을 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일 가운데 하나가 사형에 처할 만한 정도의 중대한 사건을 재판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형 선고는 한사코 피하고 싶지만, 재판은 법관 개개인이 가지는 주관적 기준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가 공감하는 객관적 기준에 따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헌법이 법률과 함께 재판의 준거로 제시하는 양심의 의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재판은 어느 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그렇게 되면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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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식 화장실 고집하는 건 상남자 체면 때문이지
한현우 기자
입력 2023.03.25. 03:00
일러스트=비비테
나는 건식 화장실주의자다. 결혼 후 지금까지 화장실 바닥에 러그를 깔고 욕조에는 샤워커튼을 달아 욕조 외엔 물이 튀지 않게 쓴다. 안방에 붙은 화장실엔 유리문이 완전히 닫히는 샤워 부스가 있으니 역시 다른 곳에 물이 튈 일이 없다. 화장실을 건식으로 쓰는 서양식이 맘에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물에 젖은 슬리퍼를 신어야 하는 습식 화장실이 싫기 때문이다. 슬리퍼 바닥에 시커멓게 곰팡이가 슬고 화장실 바닥 타일 곳곳에도 곰팡이가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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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지시한 北 지령문 발견돼도 세상은 왜 조용할까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입력 2023.03.25. 03:00
일러스트=유현호
1982년부터 독일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던 송두율은 “북한을 북한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 북한이란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의 잣대로 분석해 나쁜 나라 딱지를 붙이는 게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동독을 사회주의 체제의 틀 안에서 봐야 한다는, 서독 사회학자 페터 루츠(Peter Christian Ludz)의 주장을 그대로 베낀 것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 주장대로라면 그 어떤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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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당신 이야기예요
봉달호 편의점주·에세이스트
입력 2023.03.25. 03:00
일러스트=김영석
때로 독자를 만난다. 계산 치르고 상품을 봉투에 담아 건넸더니 손님이 싱긋 웃으며 말한다. “신문에 쓰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찌릿, 온몸에 전기가 흐르고 얼굴이 뜨거워진다. 감정에 색이 있다면, 두둥실 날아갈 듯한 푸른 물감과 수줍어 숨고 싶은 분홍 물감을 뒤섞어 놓은 순간이랄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할 틈도 없이 손님은 보랏빛 미소를 남겨 놓고 떠났다. 때로 등장인물을 만나기도 한다. 언젠가 어느 칼럼에 편의점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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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게으름이 허락되는 하루… 해피 마더스 데이!
김민지 유튜브 '만두랑' 진행자·전 SBS 아나운서
입력 2023.03.25. 03:00
‘어머니의 날’을 맞아 자녀들이 어머니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저는 지난 일요일 침대에서 아침상을 받았습니다. 잠옷을 입은 그대로 양치도 하지 않은 채 말이지요. 나무 트레이엔 제가 아침마다 먹는 꿀과 견과류를 넣은 그릭요거트가 올라와 있었고요. 종종 영화나 책에서 무척 로맨틱한 아침을 묘사할 때나 나오는 그 장면을 저에게 선물한 것은 바로 저희 아이들이었습니다. 제대로 닫히지 않은 냉장고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들을 꺼내기 위해 받쳐 놓은 의자가 어지러이 펼쳐진 부엌 앞에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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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産 댓잎 날라 정성껏 키운 판다… 1년 뒤엔 못본답니다
최인준 기자
입력 2023.03.18. 03:00
암컷 판다 ‘푸바오’가 지난해 7월 두 번째 생일에 에버랜드 사육사들과 함께 있는 모습. 2020년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는 만 4살이 되는 내년 7월 중국으로 반환될 예정이다. / 에버랜드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에는 2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한 동물을 보기 위해 긴 줄을 이뤘다. 동물원 최고 인기 스타인 다섯 살짜리 자이언트 판다 ‘샨샨(香香)’이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 석별의 정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6만명 넘게 몰려 관람 티켓을 따내기 위한 추첨까지 했다. 2017년생인 샨샨은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일본에서 태어난 아기 판다였기에 일본 국민들의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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