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게임 박람회 '지스타' 가보니...
RPG 매출 급감에 여러 장르 내놔
게임 전용 기기 콘솔용 신작도
기존 인기작, 다른 플랫폼에 구현
네이버는 AI로 제작 생산성 높여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 '지스타(G-Star) 2023' 이 개막한 16일 오후 부산 백스코 이번 지스타 최대인 200부스 규모로 마련된
엔씨소프트 부스에선 관람객 180여 명이 출시를 앞둔 신작 게임들을 체험하고 있었다.
줄을 서 기다리는 300여 명 역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사진을 찍는 등 들뜬 모양새였다.
전시장 곳곳에선 게임 캐릭터 분장인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게임 업체들의 부스를 살펴봤다.
한국 게임머들의 축제인 '지스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번 지스타에는 미국, 일본 등 42개국에서 1037업체가 참가했다.
3328부스가 꾸려져 작년의 2947부스 대비 13% 늘어났다.
특히 게임 업체들은 이번 전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게임 업계 전반이 실적.주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스타에서 굵직한 신작들을 내보여 반등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지스타에서 는 게임 신작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게임과 결합할 수 있는 기술을 앞세운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넷마블.위메이드.크래프톤 등 주요 업채들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일제히 현장을 찾았다.
겜심 되찾자, 다장르,플랫폼 안간힘
이번 지스타의 가장 큰 키워드는 '변화'다.
천편일률적인 장르와 스타일에서 벗어난 다양한 작품이 공개됐다.
최근 10여 년간 한국 게임 시장은 모바일로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RPG(역할 수행 게임)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게임들은 게임 업체들에 막대한 메출을 안겨줬지만, 유사 게임이 늘어나며 이용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실제로 스테디셀러 RPG 게임 상당수가 최근 급격히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잃어버린 게이머들의 마음을 되잡으려고 '탈 모바일과 탈 RPG'를 앞세운 것이다.
2015년 이후 8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한 엔씨소프트는 신작 7종을 내놨는데, 모두 장르가 다르다.
RPG 명가로 불리는 엔씨소프트가 슈팅, 전랙 게임, 퍼즐 게임 등을 앞세운 것이다.
플랫폼도 모바일뿐 아니라 PC, 콘솔(게임기) 등으로 다변화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날 자사 부스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를 갖고 플레이어들을 만나러 왔다'며
'이번 신작 라인업을 통해 엔씨가 게임 산업에서 주요 역할을 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풍서브 컬쳐 장르가 특히 강세를 보였다.
넷마블이 출품한 자체 IP(지식재산권) 게임'데미스 리본'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은 모두
서브 컬쳐 게임이다.
웹젠 역시 이번 부스에 서브 컬쳐 신작 '테르비스'를 내놨다.
각 게임을 즐기려고 관람객 수십 명이 줄을 서 대기했다.
출품작과 별개로 '서브 컬쳐 게임 페스티벌' 공간이 따로 마련되기도 했다.
소수 마니아만 즐기던 서브 컬쳐 감성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이다.
기존 인기작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긴 시작을 통해 IP를 확장하려는 경쟁도 거셌다.
스마일케이트는 PC로 흥행한 '로스트아크'를 모바일에 구현한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시연작으로 내세웠다.
스마일게이트 부스는 기존 로스트아크 팬들이 방문해 장사진을 이뤘다.
크래프톤 역시 PC에서 인기를 끈 '다크엔 타커' IP를 활용한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출품했다.
게임에도 AI, 기술 행사로 확장
게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정보 기술(IT) 기업들도 전시회에 대거 등장했다.
B2B(기업과 기업) 부스를 차린 네이버 클라우드는 생성형 AI(인공지능)가 게임 제작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센터장은 '생성형 AI로 100% 만족하는 게임은 만들 수 없더라도, 기본적인 원화나 스토리텔링 등에서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오디오 기업 수퍼론 역시 관람객의 모곳리를 게임 캐릭터 목소리로 벼노한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스타는 다양한 양질의 신작이 그 어느 떄보다 많이 공개됐고 행사 범위도 커졌다'며
'게임 업계가 변화하려는 노력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박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