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1주일에 1번씩 연습하는 경우,이 때에만 연습해서는 좋은 공을 던지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투수 연습은 (항상 강조했듯이) 개인 연습이 절반 이상입니다. 아울러 불펜에서 공을 100개를 던지는 것보다는 시합에서 20개를 던지는 것에서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볼을 남발하고,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투수를 시합에 올릴 수는 없겠지요. 따라서 다음 단계로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일단은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이라도 좋습니다. 적어도 불펜에서 60-70% 는 맘먹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보다 날카로운 제구력 연마는 잠시 뒤로 미루어 두시기 바랍니다.
※ 프리배팅 공을 던지자. 제구력이라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왕도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던져보는 것이 최고의 훈련방법입니다. 하지만 평평한 땅에서 포수만 앉혀놓고 공을 던지기보다는 프리배팅 타자를 세워놓고 마운드에서 가능한 많이 던져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보통 프리배팅의 경우, 실제 거리보다 1-2m정도 가깝게 던지기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가볍게 20개 정도의 공을 던져서 어깨를 풀고, 본격적으로 타자에게 공을 던져준다면 40개 정도는 큰 오차 없이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공이 뜻하는대로 가지 않더라도 타자에게 사정해가면서(^^), 하지만 자신감있게 공을 계속 던져야만 제대로 연습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Shadow pitching을 하자. 제구력은 무엇보다도 투구 밸런스에 관계되는 바가 많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기계적으로 같은 자세에서 반복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연히 공을 놓는 곳(릴리스 포인트)또한 일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shadow pitching 을 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거울 앞에서(양말을 싣고 하는 것이 모래 위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옵니다) 천천히 자신의 자세를 보면서 투구 모션을 취해보고 이상한 점은 즉시즉시 고쳐보면 좋습니다. 이 때 이상적인 투구 자세의 모델을 항상 머리 속에 그리면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 모델은 프로야구의 우완 정통파 투수들에게서 스스로 찾아보기 바랍니다. 아울러 세트 포지션 자세에서 오른손에 수건을 끼고 양팔을 벌렸다가 피칭을 하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도 유익합니다.
※ Image training을 하자. '제구'는 '감'입니다. 따라서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가면서, 사무실에서 시간이 날 때, 짬짬의 시간에 눈을 감고 '아, 자세를 어떻게 하면 공이 어떻게 가겠다, 팔의 궤적을 어떻게 그리면 공이 어떻게 들어가겠다'라는 생각들을 해보기 바랍니다. Image training 이란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시간 날 때마다 속으로 그려보는 것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가는 시합에서 직접 경험해 보기 바랍니다.
※ 왼발의 끝을 던지고자 하는 방향으로. 공을 던질 때, 디딤발인 왼발의 방향으로 공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뉴욕메츠, 발렌타인 감독의 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세한 안쪽, 바깥쪽 코너웍을 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한가운데 공을 던지려면 디딤발의 방향을 정확히 포수쪽으로 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운동장에서 피칭 보폭 거리만큼의 평행한 두 선을 긋고 정확히 내딛는 연습을 하면 이런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볼 스피드 키우기 스피드와 제구력은 투수에게 있어서는 '계란과 닭'같은 존재입니다.하지만 우리 수준에서의 아마추어 야구에서라면 평소에 제가 항상 강조했듯이 스피드가 제구력보다는 훨씬 더 중요합니다. 신림동이나 용산역에서의 소위 '피처 월드' 에서 재어 보았을 때 최소한 120km/h 이상(이 수치는 많이 과장된 수치이고 보통은 여기에서 20 정도를 감해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이 나오지 않는다면 투수로서는 기본적으로 불합격에 가깝습니다. 물론 빠르면 빠를수록 그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최소한 초반 3-4이닝에서는 이닝당 삼진 1개 남짓 정도를 잡을 수 있거나 타구의 날카로움을 상당히 죽여줄 수 있는 정도의 스피드가 요구됩니다. 반면, 초반부터 타구가 우타자의 경우 좌익수 쪽으로 집중된다면 상당히 문제가 심각한 것입니다. 웬만큼 야구를 하겠다고 오시는 분들의 경우 대부분 체력장 멀리 던지기에서 60m이상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이상적인 스피드를 굳이 meter로 환산해 보자면 약 65-70m 정도입니다. 만약 여기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50m 이상을 던진 적이 있다면 충분히 투수로서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 하체(허벅지)를 단련하자. 피칭(Pitching)은 팔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80% 이상은 하체로 하는 것이고 이를 단련시키기 위해서는 보통 야수보다 3-4배 이상의 러닝이 요구됩니다. 일주일에 1번씩 연습을 한다면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 5바퀴, 연습을 마무리하면서 2바퀴 이상 운동장을 돌아주기 바랍니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 정도의 운동량을 가능한 매일 소화해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불가능할 때에는 평소에 빨리, 많이 걷고 계단도 2계단 이상씩 쉬지 않고 올라가는 습관을 들인다면 하체 훈련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아울러 4,5이닝 정도를 투구하다 보면 소위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러면 투구 자세에서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구속 또한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는데 이것 또한 하체가 약해서 생기는 현상이므로 다량의 러닝을 통해서 이를 극복하는 부가적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 투구 모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자. 우리는 가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아주 빠른 볼을 던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투구 동작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 다른 준비 자세에 비해 공을 던지기 직전 팔이 돌아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자세를 느리게 하다가 갑작스럽게 드로잉(Throwing)만 빠르게 하면 어깨가 상하기 쉽습니다. 이 점을 극복하면서 팔의 드로잉 속도를 높이려면 이전의 와인드업이나 세트포지션 자세에서 공을 던지기까지의 과정을 같이 빠르게 하면 됩니다. 즉, 와인드업 자세에서 오른손 투수의 경우, 왼쪽 다리를 들었다가 디디면서 공을 던지게 되는데, 이 때 다리를 들은 후의 과정을 같이 빠르게 해 준다면 구속이 빨라진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단, 투구자세를 빠르게 진행시키다 보면 자세 자체가 무너지거나 공을 놓는 릴리스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평소에 50-70%의 힘을 들여서 제대로 된 자세로 공을 던지는 연습을 많이 해야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피칭 후에 자연스럽게 follow throw 까지 곁들일 수 있다면 어깨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고도 빠른 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 손가락 간격을 좁히자. 보통 직구를 던질 때, 검지와 중지를 실밥에 크로스로 걸치게 되는데 이 때 두 손가락 사이의 간격을 넓히면 구속이 줄어드는 대신에 컨트롤이 안정되고 간격을 좁히면 구속이 느는 대신에 컨트롤이 불안하게 됩니다. 물론, 항상 간격을 좁혀서 던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결정구로 빠른 직구를 원할 때에만 간격을 좁혀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멀리 내딛자. 투구 자세에서 공을 던지기 위해 우완 투수의 경우, 왼발을 앞으로 쭉 내딛게 됩니다. 이 때, 이 왼발을 가능한 타자쪽으로 멀리 디딜 수가 있다면 그만큼 투구 거리가 줄어들고 공에 힘을 가하는 시간을 늘리면서 타자가 공을 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이것은 단순히 구속이 증가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보폭을 평소보다 5cm 정도 넓혀서 던지기란 직접 해보면 알 수 있듯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체가 그만큼 힘을 받쳐주기가 어렵기 때문에 자세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따라서 꾸준한 러닝으로 하체를 단련시키면서 폭을 넓히는 훈련이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몸을 유연하게 하자. 우리 주변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경우이지만, 직업 선수들 중에서는 외야 송구가 아주 좋은데 비해 투수로서는 그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투수의 근육은 특히 부드러워야 하는데 그 외야수는 단순히 딱딱한 근육을 가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아울러 피칭은 온 몸의 근육을 모두 사용하는 행동입니다. 이 근육들이 짧은 시간동안 움직여서 공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무조건 유연해야 합니다.(제가 투수로서 무엇보다도 강조하는 조건입니다.) 특히 허벅지 근육과 어깨 근육의 유연함은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제자리 뜀뛰기나 다리 찢기, 어깨 스트레칭을 자주자주 해주어야 합니다. 길을 가다가, 또는 사무실에 있으 때 가끔씩 서서 어깨를 풀어주면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 왼팔을 접자. 처음 야구를 해보겠다고 오는 분들의 경우, 처음 캐치볼을 같이 하다보면 공을 던지면서 글러브를 끼고 있는 왼팔이 제각각으로 노는 것을 많이 봅니다. 이것은 컨트롤 면에서도 그렇고 특히 공에 힘을 가하는데 있어서 많은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공을 던진다는 것은 우완투수의 경우, 왼쪽 다리와 상체의 왼쪽으로 벽을 만들고 와인드업에서 만들어진 직선운동, 각 관절의 회전운동에서 발생된 에너지를 공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물리 시간에 배웠듯이 관성모멘트(I)가 커지면 그만큼 물체를 돌리기가 어려워지는데, 공을 던질 때 왼팔이 조금이라도 펴져 있으면 그만큼 중심축인 벽으로부터의 거리가 멀어져 관성모멘트를 커지게 만들고 이는 곧 구속의 감소를 일으키게 됩니다. 따라서 공을 던질 때 자연스럽게 (여기에서 '자연스럽게'란 많은 피칭 밸런스 연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요소입니다.) 왼팔을 접어서 왼쪽 겨드랑이에 글러브를 낄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shadow pitching 에서 글러브를 끼고 이 동작을 해보면 오른쪽 어깨에 힘이 보다 더 걸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어깨를 펴자. 프로야구에서 공을 140km/h이상으로 던지는 투수들의 팔 궤적은 겉보기에도 시원스럽게 큰 궤적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예를 들어 현재 한화에 속해있는 송유석 투수의 궤적은 상당히 작은 원을 그리는데, 이렇게 해서는 구속의 증가를 바라기가 어렵습니다.(물론 송유석 투수의 경우에는 나름대로의 팔꿈치의 힘과 노하우로 135 이상의 공을 던지지만 원칙적으로 그렇게 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평소에 오른팔을 머리 뒤로 접어 넘기면서 하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투구를 할 때에는 와인드업 모션에서 온 몸(특히 오른쪽 다리) 를 쭉 펴면서 손을 모은 두 팔을 뒤로 최대한 넘겼다가 빠르게 피칭에 들어가고 follow throw 까지 해준다면, 공을 던지고 난 후에 오른팔이 찌릿찌릿한 것을 느끼게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