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1
노래의 가사도 어떤 때는 제 원형보존을 하지 못하고 그때그때에 처한 정치적 이념의 과잉 보호막 때문에 금지되거나 또는 부분적으로 가사가 변형되어 불려 지기도 한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으로 시작해서‘….못 잊을 동무야’로 끝나는 한국전쟁 이전(1941년) 내가 태어나던 해에 나온 아주 오래된 ‘찔레꽃’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 대중가요는 내가 어릴 적부터 좋아하여 유성기에서 익히 들어보는‘백난아(白蘭兒)’라는 여자 가수가 부른 가요였다.
예명이 너무 좋아 내가 항상 기억하는 이 가수는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 1940년 용정, 봉천, 진주, 목포에 이르는 21개의 도시에서 벌린 태평레코드회사 콩쿠르(concours; 경연)에서 2등으로 입상하여‘아리랑 랑랑’ ‘망향초 사랑’ 등으로 히트를 했는데 그의 본명은 오금숙(吳金淑)이며 백란아라는 예명(藝名)은 심사에 참가했던 백년설이 본명이 촌스러워 기호에 맞게 지어준 것 이란다.
백씨라는 예명을 사용한 연예인으로 백설희(金姬淑:김희숙), 백년설(白年雪; 이창민), 백야성(白夜城; 문석주), 백남봉(박두식)등이 있다.
찔레꽃은 자칫하면 찔래꽃이 되는데 장사익이 부른 ‘찔래꽃’도 있고 시집 ‘찔래꽃’도 있는데 사전에도 없는 말이며 자칫 혼동이 되는 것은 ‘수레’를 ‘수래’로, '지게'를 '지개'로 부르는 것 같은이치이다.
찔레꽃은 아마도 줄기가 벌레를 막으려고 가시투성이니 찔린다(찔려).는 데서 주어진 이름(given name,名) 한 것 같다.
애국가나 찬송가는 대부분 오래된 노래여서 4절인데 이 노래는 3절이 되며 배경은 북간도 이고 그리고 3절 처음에 나오는
‘연분홍 봄바람이 날아드는 북간도’
라는 가사에서 이민간 동포들이 고향을 그리며 두고 온 친구들을 생각한다는 내용인데 해당화를 찔레꽃으로 한 것은 아마도 해당화(海棠花)는 중국말이니 이민자에겐 어려워 싫어하는 한문에 연유가 된 것 같다.
‘눈물젓은 두만강’ 또한 애절한 내용으로 ‘내님을 실고 떠나던 그 배는 어디로 갔소,’ ‘목단강 편지’ 에 ‘목단(牡丹; 모단, tree peony; 모란, 저자근영 배경참조)강 건너가며 보내주신 이 사연을 …….’등도(김정구, 한국 방문 때 을지로 6가 카바레에서 같이 한번 부르고 만난적이 적이 있음)유랑의 남편에 대한 처절한 이별의 그리움을 내포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한국전이 벌어져 암울하던 시대에 내가 살던 고향이 공산 치하에 들어가니 ‘남쪽나라 내 고향’이라는 가사 내용 때문에 금지곡이 되어 있었을 때에 비록 어렸지만 불의를 못 봐주는 내 마음 속에는 콧노래로 부를 적마다 끝의 구절 때문에 언제나 손바닥의 가시마냥 껄끄러웠고 울화의 의분으로 연결되어 짜증스러우니 빨리 수복이 되기만을 갈구했다.
그러나 수복 후부터 금지곡 보다는 좀더 형편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노래 끝에 나오는 ‘동무야’ 라는 이 단어 하나만은 국가의 양성적 이데올로기(Ideologies; 공리)에 위배된다하여 발목이 잡힌다.
최근까지 북한 사람들이‘언필칭(言必稱) 동무(同務; 혁명을 위하여 함께 싸우는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라는 말을 쓴다고 해서 ‘동무야’를 ‘사람아’ 로 또는 ‘사랑아’ 로 가사가 바뀌어서 대중가요 책에도 그렇게 인쇄가 되어 있고 방송에서도 그렇게 불리게 된지가 어언 반세기가 넘었다.
다른 예로 공산국가에서 사용하는 붉은 혁명의 상징인 빨강이란 어휘를 어느 정도로 싫어하느냐 하면 초등학교 때 고학년 들은 시합을 할 적에 일어로‘아까, 시로(赤, 白)’라고 했고 우리는‘홍군 백군’으로 불렀는데 이것마저 전쟁 후부터는 홍(紅, 붉을 홍)자 조차도 금지되어 청군, 백군으로 바뀌었고 아이들은 ‘동무’라 불렀고 어른들은 친구(親舊)로 불렀는데 아직도 아이들은 구태 의연한 ‘친구’ 로 부른다.
18년을 맞는 장수프로그램 KBS의 가요무대 에서는 95%가 트로트 곡이었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불린 노래가‘찔레꽃’이며 그 다음이‘고향무정’ 순 이라는데 아마도 실향민이 많아서 이리라.
트로트라는 말은 영어의 추랏(Trot)에서 '말발굽이 땅에 부딛치는 소리'를따와서 소리 그대로‘말이 속보로 걷는다.’는 뜻인것 같은데,
폭스 트로트는 여우의 뜻이 내포되어 조금 더 빠른 곡이 된다.
내가 몇년전에 KBS방송국에 신청곡으로 이곡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뽑혀서 3월에 방영되었던 가요무대 7번 비디오의 테이프에(김동건 아나운서가 설명) 녹화된 것을 빌려서 볼 수 있었는데 우리집 뒷마당에 사슴가족이와서
한가로이 풀을먹고있는 장면이었는데 내가 비디오촬영을 해도 그들은
놀라거나 거부반응은 없었다.
신청곡에 실어져 동영상화면에 떠오른 자막은
“들판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야생 동물들을 죽이지 말고 사랑하며 동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이룩했으면 좋겠다”
는 내용이었다.
첫댓글 '찔레꽃' 노래 하면 저는 장사익 가수 노래가 떠오릅니다.청공님과는 세대차이가 나서 그런것 같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감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