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 개장 맞춰 전시한 잠실 석촌호수 러버덕, 한달 비용 14억원 이르는 듯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뜬 노란색 대형 오리 ‘러버덕(rubber duck)’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 오리를 전시한 첫날에만 3만 9000명의 방문객이 석촌호수를 다녀가는 등 인기몰이 중이지만, 한 달동안 전시하는 비용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고비용 홍보상품이다.
16일 문화 예술계에 따르면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전시 비용으로 주최사인 롯데월드몰은 14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시기간인 30일로 나누면 하루에 4600만원에 이른다. 14억원의 비용에는 원작자인 플로렌타인 호프만에게 제공하는 로열티와 국내 제작비, 작품을 수중에 띄우는 예인선과 바지선 등 임대비, 내부 송풍기와 야간조명 전기세, 행사장 안전요원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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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에 전시된 러버덕 구조도./페이스북
원작자인 호프만에게 지불하는 로열티 금액은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대만 가오슝 전시 때 대만 정부가 작가에게 1000만 대만달러, 우리나라돈으로 3억5000만원 가량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원작자인 호프만은 설계도만 제공할 뿐, 설치는 각국의 기술자들이 직접 한다. 석촌호수에 있는 러버덕은 경기도 파주의 비닐섬유가공 중소기업이 200개 이상의 염화비닐다량체(PVC) 섬유를 사용해 제작했다.
러버덕을 떠받치고 있는 바지선을 한 달 임대하는 비용은 최고 1억원까지 들 것으로 예상된다. 러버덕의 무게는 1000kg(1t), 받침대는 6000kg(6t)으로 합이 7t에 이른다. 바지선 임대 매매하는 업체인 성우개발 관계자는 “바지선을 임대할 떄 비용은 무게가 아니라 면적으로 계산한다”고 했다. 러버덕 자체 궁둥이 면적은 길이 16.5m 너비는 19.2m로 316.8㎡(96평)이다. 바지선에서 러버덕을 지탱하는 카고 크레인과 바지선을 호수 바닥에 고정하는 앵커까지 모두 포함하면 비용은 대략 1억 2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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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버덕 제작 과정./페이스북
송풍기와 조명용으로 쓰이는 전력 공급 비용도 만만찮다. 롯데측 관계자는 “방수처리된 특수전선을 오리 내부 송풍기 2대에 직접 연결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PVC자체가 무게가 있기 때문에 (원형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으로 바람을 넣어야 한다”고 했다. 전시 첫날 오후 2시쯤 오리 안에 공기를 주입하는 장치의 전선이 끊어지면서 송풍기 2대 중 1대가 작동하지 않아 잠시 물에 가라앉는 해프닝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사고에 대비하는 비용은 별개다. 벨기에 전시 때는 길을 지나던 행인이 조형물을 칼로 42번가량 찔러 훼손하는 사고가 있었고, 대만에서는 지진으로 내부 압력 조절에 실패해 새해맞이 행사 중 폭발한 적도 있었다. 최진한 앰허스트 대표는 “주말에 10만명 이상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바를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늘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주최측은 러버덕으로 벌어들이는 경제적 가치가 비용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백화점이 러버덕 공식 팝업스토어에서 파는 5000개 한정판 러버덕 인형인 ‘러버덕 프로젝트 아티스트 에디션’(2만4000원) 1차분인 3000개 물량이 이틀 만에 모두 소진됐다. 이는 매출액 기준 7천200만원에 해당한다. 롯데 측은 300억원 이상의 광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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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발한 홍콩 러버덕.
지난해 중국 이화원은 러버덕이 전시되는 52일 동안 입장료로 약 2억위안(348억)의 수입을 올렸다. 미국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예술작품은 작품이 전시되는 기간동안 해당 지역에 관광객이 몰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미국 피츠버그 러버덕 프로젝트 때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은 수백만명에 이르렀고, 지역 경제에 수백만 달러 이상 가치를 기여했다”고 했다.
한편 롯데월드몰 관계자는 “공공문화예술이라는 취지에 맞춰 러버덕 팝업스토어와 전시관을 통해 벌어들인 모든 수익을 사회공헌활동기금으로 조성해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송파구청과 롯데월드몰이 공동 주최하고 엠허스트가 주관한 러버덕 프로젝트는 내달 14일까지 한 달 간 진행된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