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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배경음악은 이번 글에 살짝 언급된 Jennifer Lopez 의 최근곡 Brave 랍니다.
요즘 즐겨듣는 노래인데 묘한 매력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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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약 글에 방해가 된다면 볼륨을 살짝 줄이시고 들으시면 도움이 되실거에요.
그럼. 18편 내용 시작합니다! 레디~꼬!!!
“아니에요!
오늘은 태규씨한테만 드릴 얘기에요.“
혜수의 입주변에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
*
“차 가져 오셨어요?”
샵에서 나오자 혜수가 태규를 쳐다보며 물었다.
태규는 멋쩍은 듯 고개를 저었다.
“전 차 없습니다.”
“네? 요즘같은 시대에 자신의 차 한 대 없는 남자도 있나요? ”
“전 아직 필요성도 못느끼고 솔직히 말해 헤어디자이너 월급 그리 많치 않습니다.”
“그래도 대부분 태규씨 정도의 샵에서의 대우면 자가용 한 대씩은 살 능력되지 않나요?”
혜수는 S샵 도로앞에 불법주차를 한 자신의 차를 가리키며 태규를 쳐다봤다.
“타세요. 제 차 타고 가죠!”
# 41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고급레스토랑 안.
먹음직스러운 이태리 퓨전음식과 투명한 와인잔에
담긴 화이트 와인이 놓인 테이블 사이로 태규와 혜수가 앉아 있다.
혜수가 화이트 와인을 살짝 입에 갖다대고 마신후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맞은편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 태규를 쳐다봤다.
“저기 대각선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남자 보여요? ”
태규는 혜수가 눈짓으로 가리키는 그녀의 대각선으로 고개를 살짝 돌려
남자를 곁눈질로 확인후 다시 고개를 돌려 혜수를 쳐다봤다.
그 남자는 중년의 남성이었고 말쑥한 정장 차림에 언뜻 봐도 무척 고가로 보이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로 보임직한 중년의 여성과 자식으로 보이는 두 아이와 함께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뭔가 특별한 점은 찾을 수 없었다.
왜 민혜수가 저 남자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지 알수가 없었다.
“네. 가족과 식사를 하고 있는 듯 보이는데 아시는 분이라도 됩니까? ”
“아니요.”
혜수가 살짝 웃는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 ”
“저 남자 아까부터 줄 곳 이쪽을 쳐다 보고 있어요.
식사하는 내내 이상한 눈길로 절 곁눈질 하고 있네요. “
갑작스런 혜수의 말에 살짝 당황스러워지는 태규였다.
이 여자가 자신에게 무슨말을 하고 싶어서 이런 얘기를 꺼낸건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민혜수는 아까 샵에 찾아와 이번 헤어쇼에 관련해서 할 얘기가 있다고 했으나
그녀의 차를 타고 이 레스토랑에 들어와 식사를 하는 동안 내내 헤어쇼에 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었다.
이유를 알 수 없어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태규에게
혜수는 다시 한번 살짝 미소를 던졌다.
“자. 볼래요?
지금 저 남자가 정말 절 쳐다보고 있는지?? “
말을 마친후 혜수는 접시위에 올려진 포크를 왼손으로 집어서
일부러 손에서 놓친 척을 하더니 바닥에 떨어뜨렸다.
“어머! 포크가 떨어졌네.”
자신을 쳐다본다는 중년남자가 들리게끔 말소리를 높이더니
포크가 떨어진 바닥쪽으로 의자에 앉은채 허리를 천천히 굽히기 시작했다.
태규는 혜수의 이해할수 없는 행동에 의아해 하며 혜수와
그녀의 왼쪽 대각선에 앉아 있는 중년의 남성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혜수가 포크를 집으려고 허리를 계속 숙이자 그녀의 깊게 파인 티셔츠사이로
아찔한 가슴굴곡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태규에게는 보일 리가 없었다.
그에게는 지금 테이블 아래쪽으로 사라지는 자신의 모습만 보일 터였다.
어느정도 허리를 숙이자 이쯤 됐어!
하고는 갑자기 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떨어뜨린 포크도 집지 않은 채였다.
그런데 혜수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자 더욱 놀라운건 그 중년남성의 행동이었다.
갑자기 음식이 목구멍에 걸렸는지 켁켁 거리더니
황급히 옆에 있는 물잔을 들어 급하게 물을 마시는 것이었다.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앞에 앉아있던 아내가 놀라서는 괜찮냐며 다급히 자신의 남편에게 물어왔다.
같이 앉아 있던 아이들도 아빠의 갑작스런 행동에 걱정스런 말들을 한마디씩 건네는 듯 보였다.
정말 그 남성은 자신앞에 앉아서 지금 짓궂은 표정으로 미소를 띄고 있는 민혜수를 계속 주시했던 것일까?
태규는 조금 당황스런 눈빛으로 혜수를 쳐다봤다.
“아직도 못믿겠어요? ”
혜수가 코를 찡긋 거리며 태규에게 물었다.
태규는 그녀의 행동이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럼...... . ”
혜수는 이번에는 더 요염한 자태로 자세를 고쳐 앉더니 등을 의자에 깊숙이 기대었다.
그리고는 짧은 미니 스커트 사이로 꼬고 앉았던 다리를
조심스럽게 풀더니 두 무릎을 나란히 붙였다.
그녀가 눈짓으로 태규에게 신호를 보낸다.
하나.
둘.
셋!
혜수는 순간 나란히 붙이고 있던 다리를 힘껏 옆으로 벌렸다.
물을 마시며 진정을 시키던 남성이 컥! 하고 물을 내뿜었다.
입에서 콧구멍에서 놀라 쏟아져 뿜어내는 물줄기가 로켓을 발사하듯 앞으로 솟구쳤다.
갑자기 물까지 쏟아내는 남편을 본 아내는 당황하며
급기야 자리에 일어나서는 켁켁! 거리는 남편의 등뒤로 가서 등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놀란눈으로 아빠를 쳐다보며 당황스러워 했다.
태규는 민망스럽고 걱정스런 눈으로 혜수를 쳐다봤다.
혜수가 재미있다는 듯이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후훗! 괜찮아요!
나 속바지 입었어요! “
태규는 테이블 아래의 그녀의 짓궂은 장난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녀가 다리를 벌릴 때 테이블이 심하게 요동을 쳤기에 혜수가 대충 어떤 행동을 했는지 눈치로 알듯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쿡쿡! 거리며 애써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는 것 같아
보였지만 이미 자신의 장난으로 단란한 가족 저녁식사가 엉망이 된 것이 너무나도 재미있어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자 마시고 있는 물을 내뿜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혜수가 보이는 쪽에 앉아 있는 테이블의 남자손님들이 하나같이 쩔쩔매는 모습이었다.
신나게 웃던 혜수가 웃음을 어느정도 진정시키고는 태규를 똑바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빛에 아직도 개구쟁이 같은 웃음이 묻어있었다.
“어때요?
내말이 맞죠? “
태규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덖였다.
태규를 향해 혜수가 살짝 오묘한 미소를 띄우며 말을 이었다.
“이 레스토랑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날 보고 있어요.
그런데 조태규씨는 지금 어딜 보고 있는거죠? “
갑작스런 혜수의 질문에 태규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의 질문에 핵심을 순간 파악할수도 없었을뿐더라
자신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혜수의 눈빛에 당황스럽기 까지 했다.
자신에게 이 말을 하기 위해 방금전 그런 짓궂은 행동을 한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자 더욱더 혜수의 눈빛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태규씨 눈빛에는 사연이 담겨져있는 것 같아요.
과연 그 눈빛안에 담겨진 사연이 어떤것일까 궁금해서 자꾸 태규씨 눈을 보게 되네요.
또 보고 싶어지고요.“
태규는 테이블위에 놓인 와인잔을 들어 타는 목을 적셨다.
와인잔을 내려놓자 그녀가 활짝 웃으며 태연한 듯 말을 이었다.
“식사도 거의다 한 것 같은데 조금있다 후식이 나오면 먹고 바로 일어나죠.
같이 갈 곳이 있어요.“
*
식사를 마치고 그 둘은 혜수의 차에 올랐다.
그녀의 차는 고급스럽고 날렵한 수입 로드스터(오픈카중 2인승 차량)였다.
강렬한 빨간색을 뽐내는 그녀의 차는 혜수의 당돌하리만큼 도도해보이는
그녀의 모습과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듯 했다.
차안도 세련된 그녀의 모습만큼이나 깔끔하고 잔 치장없이 세련되게 가꿔져 있었다.
제법 밤이 되어도 낮의 더위가 가라앉지 않는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여름이었다.
혜수는 텁텁한 에어컨을 켜는 대신 차의 하드탑을 오픈하여 달리는 차의 자연바람을 맞게 하고 있었다.
차안에 흘려져나오는 제니퍼 로페즈의 음악이 답답한 그 둘의 정막을 어떻게든 모면하려는 듯 보이기까지 했다.
혜수의 차는 시원스럽게 서울의 밤도로를 달리더니 올림픽공원에 들어서자 파킹을 하고 차가 멈췄다.
달리는 동안 밤바람을 시원하게 맞게 해주었던 하드탑이 다시 자동으로 스르륵 덮이기 시작했다.
하드탑이 차안을 전체 덮자 시동을 끄며 혜수가 태규를 돌아다봤다.
“태규씨 참 말씀이 없으시네요.
어느 정도 제 의사를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
도대체 어떤 말을 할까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런 대답이 없네요.
과묵함...... .
여지껏 태규씨 대하면서 느낀건데 과묵한것도 태규씨 성격인가요?
내리세요. 여기에요!“
혜수는 자신의 말을 마치고는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태규는 혜수를 따라 올림픽공원안에 위치한 올림픽홀로 걸어갔다.
그녀는 이미 이곳 관리자와 계약이 되어있는 듯 자신이 들고 있는
핸드백에서 키를 꺼내 굳게 닫혀져있는 입구의 자물쇠를 열었다.
커다란 입구의 문이 열리자 어둡고 닫혀있던 공기가 확! 느껴졌다.
그녀가 한걸음 앞서 걸어 들어가 조명 스위치를 켜자 거대한 공연장의 모습이 환하게 드러났다.
“이곳이 이번 헤어쇼의 무대가 올려질 장소에요.
4천명을 수용할수 있는 대규모 장소죠.
스포트라이터는 무대가 시작되는 저 앞쪽에 설치될꺼에요.
무대 조명은 스포트라이터가 비치는곳 양 옆에서부터 바로 중앙의 무대 끝까지 설치될 예정이고요.
2부에 선보일 퍼포먼스는 뮤지컬 캣츠를 패러디한 화려한 헤어쇼가 될꺼에요.
헤어쇼 중간에는 관중석위에서 와이어로 공중을 날아 무대중앙으로 내려오는 쇼도 펼쳐질 거구요.
태규씨 작품은 바로 그 2부에 오를 거에요.
어때요? 긴장되지 않나요? “
태규는 혜수의 설명을 들으며 눈앞에 헤어쇼가 진행되는 상상을 해보았다.
정말이지 그녀의 말처럼 오금이 저리도록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작품이 이런 대규모 헤어쇼에 오르게 된다니 거기다
이건 작품발표회같은 몇몇의 샵 관계자나 친인척들이 참석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인사들까지 관심을 갖고 참석하는 자리였다.
태규는 눈으로 직접 자신의 작품이 올라갈 무대의 숨이 막힐 만큼
넓은 공연장을 보자 더욱더 이번 일에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에게만 유독 이 장소를 보여주는 혜수의 본심이 궁금해졌다.
또한 그녀는 오늘따라 유난히 자신에게 이상한 말만 했었었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빛이 아무래도 수상쩍다.
그러나 민혜수가 고작 유명 헤어디자이너의 샵에서 일하는
한낮 디자이너인 자신에게 다른 맘을 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오늘 나에게 할 얘기가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장소를 보여주기 위해서 였습니까?
그렇다면 굳이 저만 올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데요.
헤어쇼가 열릴 장소라면 강인선생도 함께...... . “
태규의 말을 듣고 있던 혜수가 답답하다는 듯이 힘빠진 웃음을 뱉어냈다.
그바람에 태규도 하던말을 멈추었다.
혜수가 태규에게 한걸음 더 다가오며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나 매력적이지 않아요?
이만한면 꽤 유혹적이지 않나요? “
태규는 그제서야 그녀가 왜 오늘 자신과 둘만의 저녁식사를 제안했고
왜 자신에게만 유독 이 장소를 보여주는지를 정확히 파악할수 있었다.
설마 했는데 그녀는 지금 자신에게 접근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태규는 민혜수에게 전혀 다른 감정이 없었다.
단지 이번 헤어쇼를 준비하면서 만나게 되는 헤어쇼 담당기획자 그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던 것이다.
“매력적입니다. 민혜수씨.”
태규의 대답은 간결했다.
혜수의 이마에 순간 짜증스런 주름이 잡히는 듯 보였다.
“태규씨 혹시 선수에요?
남자의 무관심한 행동이 오히려 여자를 자극한다는걸 알고 있어요?
선수든 아니든 당신의 무관심이 나한테도 먹혔네요.
태규씨의 나에 대한 무관심이 날 자극했으니깐...... .
당신이 좀 특별하게 느껴지고 있어요. 나...... 지금. “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어요? ”
자신의 투정어린 말에 대답치고는 태규의 말은 느닷없었다.
그러나 태규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사무적인 어투가 아닌 일상적인 말투로 말을 꺼내고 있었다.
“아니오!
첫눈에 반한다는 말! 난 그런거 안 믿어요!
그런건 드라마나 영화 로맨스 소설같은 데서나 나오는 뭐 환상적으로
내용을 이끌어가기위한 수단아닌가요?
사실 나도 태규씨 첫눈에 반한건 아니에요!
좀 호감이 가긴 했지만 호감하고 첫눈에 반한다는건 차이가 있지 않나요?
호감이 갖고 그 호감으로 태규씨 지켜보다가 당신이 특별해진 것 뿐이에요.“
“난 첫눈에 반한다는 걸 믿어요!
내가 그랬으니깐요.“
태규가 말문을 끊으며 뭔가 생각에 잠긴듯한 표정을 지었다.
혜수는 그런 태규의 아련한 기억을 되새기는 듯 한 눈빛을 조용히 바라봤다.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난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어요.
그리고 정말 그녀와 사랑을 하게 됐죠.
난 그녀를 보는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러다 만난지 채 일년이 못되어 헤어지게 되었죠.
그리고 최근에 그녀를 다시 만났어요.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잊은줄로만 알았는데 그녀를 다시 보니
제 심장이 다시 뛰더군요.
예전에 그녀를 사랑했던 그 때처럼 제 심장이 그녀를 향해 뛰고 있었어요.“
“그러니깐 내 매력이 눈에 안들어온다는 거네요?
그렇다면 지금 현재 진행형인가요? ”
“아니오.
내 심장은 그녀를 기억하고 다시 뛰고 있지만
그녀의 심장은 그러지 못한 것 같더군요. “
“혹시 당신의 심장을 못쓰게 만든 그녀가 전에 호텔에서 봤던 그여자에요? ”
“눈치가 빠르시네요? ”
“제가 좀 그래요!
근데 그 여자분 이뻤던가...... . ”
혜수가 얼핏 호텔에서 본 태규의 그녀를 떠올리려 하자
태규가 기다릴시간도 주지않고 바로 말을 꺼냈다.
“이뻐요!
웃는 모습은 눈이 부실만큼...... . “
“너무하네요.
그렇게 바로 대답할 필요는 없잖아요.
태규씨한테 물은것도 아닌데...... .
나 지금 관심있다고 태규씨한테 고백했다가 한마디로 보기좋게
채인 비운의 여자란말이에요! “
태규가 혜수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대답을 해버린 자신의 행동에
미안함을 느끼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바로 그 미소!
태규씨의 살짝 살짝 보여준 그 보기좋은 미소도 날 자극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군요!"
혜수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왜 이런 유치한 얘기를 민혜수씨한테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이 얘기는 아는 형한테만 했을 뿐인데 말이죠.“
“그 아는형이라면 한강인씨? ”
“허! 정말 눈치가 보통이 아닌데요.”
“이 바닥 일 하려면 눈치가 생명이죠.
눈치 없이는 스폰서 구하기 힘들어요.
뭐 오랜 유학 생활동안 낯선곳에서 버티면서 배운거라곤 눈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나한테 지금 이런 얘기를 꺼내는것도 더 이상 날 넘보지 마라!
난 당신에게 첫눈에 반하지 않았다.
뭐 그런뜻 아닌가요? “
태규는 아무말없이 텅빈 거대한 규모의 공연장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혜수는 이런식으로 자신이 거절을 당하리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었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을 거절한적은 있었지만
자신이 이렇게 먼저 다가간 남자에게 보기좋게 한번에 거절당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신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는 그녀를 떠올리며 흔들리는 태규의 눈을 보면서
그제서야 혜수는 이 남자의 눈에 담겨있는 사연을 어느정도 알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눈에 담겨있는 사연은 그리움과 아픔 미련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것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한번에 선을 긋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가슴아픈 사랑에 힘겨워하는듯한 그의 눈빛이 오히려 그녀를 더욱 자극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핸드백을 열어 빨간가죽으로 고급스럽게 장식되어진 담배케이스를 꺼냈다.
담배케이스를 열어 나란히 줄지어 세워진 담배중 한 개비를 그녀의 매끈한 손가락에 끼워 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바로 옆에 서있는 태규에게 내밀었다.
“담배 태우실래요? ”
태규가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내미는 담배를 한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저 담배 안피웁니다. 그리고 건물안에서는 금연아닌가요?”
“뭐! 그래요?
이런 멋쩍네요. 당신의 눈빛을 보고 있으니 꼭 담배 한 대가 필요할 것만 같아서요.
유학생활에서 배운것중 또 하나가 바로 이 담배에요.
뭐 아차피 저도 끊을려고 차일피일 하고 있었으니깐 이 참에 끊어보죠 뭐! “
혜수가 미련없이 꺼내들었던 담배를 다시 담배케이스에 담아 핸드백에 넣었다.
그녀가 길게 숨을 들이마쉬고는 태규의 옆으로 몸을 돌려 마주섰다.
“당장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난 상당히 매력적인 여자니깐!
언젠가 태규씨가 저의 매력에 눈을 돌릴꺼라 생각해요.
앞으로 자주 보도록 해요.
일로라도 그리고 개인적으로라도요! “
아무표정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태규를 바라보며 혜수가
이제 막 사냥을 나선 암사자의 눈빛같은 눈을 반짝거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 42
“야! 좀 어떻게 좀 해봐!
도대체 이꼴이 뭐니? “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온 한다는 몇 일새 점점 돼지우리가 되어가고
있는 자신의 집 풍경과 삶의 끈을 놓아 버린듯한 가희의 한심스런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대갈장군의 일로 한다의 집에 얹혀살게 된 가희는 그 후로 하던
과외도 중단하고 집밖에도 나가지 않은채 집안에서 뒹굴고 있었다.
거기다 그녀의 몰골은 정말 말이 아니었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씻지도 않았으며 오로지 배고프면 여기저기 뒤져서 먹을거를
챙겨먹거나 졸리면 그냥 아무데서나 널부러져 자고
그 지긋지긋한 담배나 하루 웬종일 그녀의 입에서 떠날일이 없었다.
한다 또한 뭐 그다지 깔끔을 떠는 성격은 아니어서 늘 청소가
말끔히 되어 있는 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퇴근을 하고 늦은밤 어질러진 집을 대충 치우고 설거지도 마치고 잠이들어
다음날 출근을 하고 저녁에 다시 집에 돌아오면 언제 치웠냐는 듯이 하루 종일
가희가 벌여놓은 만행들이 고스란히 집안 곳곳에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집안을 가득 매운 텁텁한 담배연기 또한 장난이 아니었다.
한다는 아무리 실연에 상처를 입은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 가희였지만
도저히 더 이상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몇일째 감지 않았는지 떡이 진 머리를 벅벅 긁으며 쇼파에 흡수된 듯
깊숙이 앉아서 TV를 지켜보던 가희가 쾡한 눈으로 거실앞에 서서 소리를 지르는 한다를 쳐다봤다.
가희의 다크서클이 온 얼굴을 덮은듯한 흉한 몰골을 보자 이번엔 화가 나기까지 했다.
“야! 너 과외 때려친거야? ”
한다가 과외일을 들먹이자 뭐 별일도 아니라는 표정을 지으며 가희가
다시 고개를 돌려 무덤덤하게 TV화면에 시선을 돌렸다.
“괜찮아.
학부모들한테 전화해서 맹장수술해서 당분간 과외 어렵다고 다 말해놨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희가 자신의 옆에 있는 담배갑으로 손이 가더니
어느새 달랑 하나 남아있는 돗대를 꺼내 물어 불을 부쳤다.
한다의 짜증이 머리끝까지 끓어넘치는 것 같았다.
“야! 너 그 담배 좀 작작 좀 펴!
너 집에서 너구리 잡냐?
모르는 사람이 밖에서 보면 우리집에 불난줄 알겠다!“
“야 과장을 해도 너무 했다.
테라스에 문닫고 피는데 무슨 연기가 밖으로 나간다고 ...... .“
“그러니깐!
필려면 문이라도 열고 피던가!
아니면 나가서 피던가??
하루종일 에어컨에 공기청정기 돌려가면서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구! “
“알았어. 알았다구.
나중에 전기세 나오면 내가 보태면 될꺼아냐.“
“야! 지금 그 얘기가 아니잖아!!! ”
건성건성 대답하는 가희가 더욱 더 가뜩이나 짜증이 나 있는 한다의 화를 돋구었다.
한다의 화는 엉망이 되어버린 자신의 집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의 집안 공기를 숨도 못 쉬게끔 만드는 가희의 담배연기 때문도 아니었다.
점점 망가져가는 가희의 모습에 도저히 참을수 없어 화가 났던 것이다.
“야! 너 언제까지 대갈장군이랑 헤어진 것 때문에 이렇게 너 자신을 잃은채 지낼꺼야!
너 버리고 바람난 대갈장군한테 복수할 마음으로라도 툭 털고
보란 듯이 일어서야 될 것 아니니? “
“나 9년동안 만나던 남자한테 차였어.
추수리고 일어서는데도 시간이 걸린다고.
원래 실연한 사람들은 이런 고난의 시간이 필요한거야.“
“그럼 그 지긋지긋한 담배라도 끊던가?
몸에 좋은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담배에 한 맺힌 사람마냥 피어되냔 말이야!“
“이게 뭐 끊고 싶다고 끊어지는 줄 아니?
나라고 안 끊고 싶겠어?
이게 생각처럼 마음먹는다고 쉽게 되는일이 아니란 말이야!
괜히 니코틴 중독이란 말이 나오겠니?
예전에 담배 끊어볼려고 금연초도 펴보고 금연패치도 하나 사서는
한 갑 전체 몸에 덕지 덕지 붙여본적도 있어.
뭐...그러다 니코틴 과다 중독으로 응급실 실려갔지만...... .ㅋ ㅋ “
“넌 웃음이 나와?
니가 그러다 폐암이나 걸려 폐가 뭉그러져야
그때서야 흡연이 얼마나 무서운것인지 깨닫지...... .“
“야! 너 악담을 해라!
우리 15년된 우정이 고작 이것밖에 안되냐? “
더 이상은 한다의 잔소리가 못참겠다는 듯 가희가 쇼파에서 느릿느릿 몸을 일으켜세웠다.
그녀가 몸을 움직이자 가희의 몸뚱아리 이곳저곳 묻어있던
담배연기가 뭉게뭉게 피어 올라오는것만 같이 보였다.
가희는 한손에 들고 있던 빈 담배갑을 주먹으로 쥐어
찌그러트리더니 한다의 말을 어느 귓퉁으로 들었는지 다시
입이 떡! 벌어질법한 말을 내뱉는다.
“담배나 사러 나가야겠다.”
“너 정말 담배 않끊을꺼야!”
한다는 현관에서 주섬주섬 슬리퍼를 신고있는 가희의 뒷통수에다 되고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다.
가희는 역시나 한다의 짜증섞인 소리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원래 실연에는 담배를 펴주고 그래야 되는거야.”
이런 믿도 끝도 없는 말만 덩그러니 남긴채.
도대체 이가희 저 기지배는 지금 실연을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실연을 즐기는 듯 해 보이기까지 했다.
# 43
태규가 자신만 샵에 버린채(강인 생각은 그랬다.)
혜수와 나가버리자 강인은 잔뜩 아쉬운 표정을 지었었다.
오늘따라 자신을 찾아온 손님들은 왜 이다지도 많은지 자신의
놀라운 헤어 솜씨가 억울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가뜩이나 오늘은 다운이 샵에 찾아오지 않아서 기회도 좋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도 아쉬웠다.
민혜수가 자신에게 직접와 태규하고만 작품에 대해 따로 할 얘기가 있다고
말했으나 이유야 어쨌든 간에 자신도 충분히 같이 합석할 의사가 있었다.
늦어도 9시면 퇴근을 했는데 오늘따라 늦게 온 예약손님의 펌 때문에
10시가 다되어서야 일을 마칠수가 있었다.
그런데 퇴근을 하고 집에 오자 이 시간까지 태규가 집에 돌아오지 않은 거였다.
헤어쇼에 관한 이야기라면 아무리 저녁식사를 한다고 해도 벌써 집에 들어오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강인은 태규에게 전화를 해보려다 생각을 접었다.
가뜩이나 얼마전 다운이 동성애가 어쩌고 이상한 소리를 한것도 있고
남자끼리 같이 살면서 쪼잔하게 들어오는 시간까지 꼬치꼬치 캐묻는게
여간 모양 빠지는 일인 것 같아서였다.
거기다 어쩜 태규는 지금 이 시간까지 민혜수와 같이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더 더구나 민혜수에게 자신의 그런 남자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사람은 습관에 무섭다더니 언제나 다운이 졸졸 따라다녀서 혼자있을 시간이 최근엔 없었었다.
거기다 집에 있을때에도 다운 태규까지 언제나 북적거렸었는데
혼자 덩그러니 빈집에 있으려니 시간이 너무나 무료하게만 느껴졌다.
잔뜩 피곤하고 지친몸이었지만 태규가 오기까지는 잠이 제대로 올 것 같지도 않았다.
강인은 팬티 차림인 알몸에 대충대충 옷을 꺼내 입고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터덜터덜 슬리퍼를 끌고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자
그곳에는 처음보는 낯선여자가 촌스런 추리닝을 입은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다 더 놀라운건 자신이 나타났는데도 전혀 의식하지 앉은채
엘리베이터 문 앞에 쭈그리고 앉은채 닫힌 엘리베이터 문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강인은 참 낯짝 두꺼운 여자라고 속으로 혀를 차며 그 추리닝 차림으로 쭈그려 앉아 있는 여자 옆에 섰다.
11층! 띵!
드디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제서야 쪼그리고 앉아있던 낯짝 두꺼운 여자가 뼈마디가
저린지 몸을 뒤틀며 천천히 일어섰다.
헉!
순간 그녀의 머리에서 쾌쾌묵은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 같았다.
아이씨~뭐야 이여자!!
이맛상을 찌푸리는 강인을 뒤로한채 악취를 풍기던 여자가 대충 올려서
숟가락으로 찔러된 머리를 벅벅 긁으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것이었다.
근데 그 여자의 손가락이 머릿속을 한번 넣다 뺄때마다 뭔가 하얀 것이 공중으로 휘휘~ 날려진다.
아이씨~ 뭐야 비듬이잖아! 웩!!!
저 더러운 여자랑 엘리베이터를 정말 함께 타야한단 말인가??
강인은 먼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서 자신쪽으로 서있는 여자를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면서 망설이고 서 있었다.
“안탈꺼에요?”
갑자기 여자가 강인을 짜증난다는 듯이 삐딱하니 쳐다보며 고개를 틀더니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무척이나 귀찮아하는 어투였다.
강인은 자신도 모르게 그 여자의 포스에 눌려 엘리베이터에 황급히 올라탔다.
얼떨결에 올라타긴 했지만 정말 못마땅했다.
강인은 슬쩍 여자를 쳐다봤다.
무릎이 다 늘어난 진 남색 추리닝이 자세히보니 더더욱 촌스러웠다.
요즘 유행하는 트레이닝 패션도 이 여자한테만은 빗나간 것 같았다.
도대체 저런 구닥다리 추리닝은 어디에서 구했을까?
더 자세히 보니 고등학교 체육시간이나 입었을법 만한 보기 드문 구닥다리 그 자체였다.
아까 자신의 코를 마비시킬뻔했던 그 문제의 머리는 얼핏보기에도
한 4~5일은 안감은 것 같아 보였다.
소가 살짝 혀로 침을 스윽~ 발라놓은 것처럼 맨들맨들 기름기가 떡이 져있었고
아무렇게나 올려묶은 머리 중앙에는 젓가락도 아닌 숟가락이 턱허니 꽂혀있었다.
얼굴을 보아하니 떡진 머리만큼이나 씻지 않은지 몇일은 된것같고
움푹패여 쾡한 눈에는 정말 끔찍하리 만큼의 검게 드리워진
다크써클의 압박이 무섭게 보이기까지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자이길 포기한 막나가는 행세였다.
계속 보고 있자니 자신의 눈만 버리는 것 같았다.
순간 강인은 알 수 없는 소름이 온몸에 퍼져 부르르 몸을 떨었다.
강인이 아는 여자란 항상 향긋한 샴푸향을 풍기는 탐스런 머리에
곱게 치장을 한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매혹적인 자태와
은은하게 퍼지는 그녀들의 야릇한 향수냄새...... .
그때 갑자기 그 지저분한 여자가 입을 있는 힘껏 쩌~억 벌려되더니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는 것이었다.
아이고~ 정말 환장하겠네!!
에잇! 재수없어!
강인은 다시 한번 온몸으로 치를 떨며 바지 주머니를 뒤져 담배갑을 꺼내들었다.
저 여자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담배가 화악~ 당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담배하나를 꺼내서 불을 부치려다 말고 강인은 엘리베이터 닫힌 문앞에
붙여진 금연스티커를 보고는 입에 물었던 담배를 다시 담배갑에 넣었다.
똥씹은 표정을 하고 답배갑을 다시 바지 주머니에 넣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이 좀비 같은 여자가 쓰윽 자신을 쳐다보더니 검지손가락을 치켜들고는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는것이었다.
강인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뒤로 뺐다.
자세히 보니 온 얼굴을 다 뒤덮은 것 같은 다크서클의 압박이 꿈에 나올까
두려운 몰골이었다.
으악~!
나 지금 공포영화 찍고 있는거니?
좀비같은 여자가 천천히 입을 열어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으으으으으~
“담배 좀 빌립시다”
엘리베이터에 얼떨결에 주눅이 들어 올라탔을때처럼 강인은
또다시 이 좀비같은 여자의 포스에 눌려 얼른 담배갑을 여자앞에 내밀었다.
것도 아주 공손하게 두손으로...... .
자신의 꼴이 참으로 우스웠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이 여자 정말이지 넘 끔찍하다!
가희는 강인이 건네준 담배갑에서 담배 한개비만 꺼내고서는 담배갑을 돌려주었다.
요즘 늘 자신의 바지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라이터를 꺼내서는
옆에 있는 남자에게 빌려 입에 물은 담배에 불을 부쳤다.
이제 막 1층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가면서 그새를 또 못 참고 담배를 피고 있는 것이다.
깊숙이 담배를 빨아 코로 넘기고서는 남은 연기를 입밖으로 뿜어냈다.
역시나 그녀의 콧구멍도 덩달아 벌렁거리며 담배연기를 뱉어내고 있었다.
강인은 담배를 피어되는 여자를 보면서 더 기가 막혔다.
떡하니 금연 스티커가 정면에 붙어있는데도 이 여자는 그 금연 스티커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연기를 뿜어되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뭐 이런 십!자수 같은 여자가 다있어?
강인은 엘리베이터 문이 1층에서 열리자마자 이 여자에게서 도망치기라도
하는 듯 부랴부랴 엘리베이터 밖으로 뛰쳐나왔다.
걸음을 빠르게 옮겨 편의점으로 향했다.
이쯤이면 멀어졌겠지 하고 고개를 슬쩍 돌려보니 허걱!
그 여자가 언제 피고 있던 담배는 껐는지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깊숙이 찔러넣고는
터덜터덜 자신을 뒤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아이씨~ 이런 개~좌수표같은!!!
강인은 더욱 더 걸음을 빠르게 움직여 편의점으로 쏜살같이 들어가버렸다.
편의점으로 들어서자 어느정도 안심이 된 강인은 한숨을 돌리고는
주류냉장고앞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사실 이 시간에 다시 집밖으로 나온건 혼자 있는 시간이 따분해 맥주를 사기 위해서였다.
정말 오늘따라 귀하게 사먹는 맥주 같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맘에 드는 맥주를 골라 손에 이리저리 최대한 많이 담고 있는데...
딸랑!
편의점 문이 열리더니 그 여자가 들어오는 것이었다.
아이!
뭐야?
저 여자도 나한테 꽂힌거야.
이런 된!장! 맞을~
어느정도면 좀 어떻게 해보겠는데...... .
이거이거.... 저 여자는 정말 너무 드~럽잖아~
죽을 상을 하며 절망의 눈빛으로 가희를 쳐다보고 있는 강인과는 달리
여자는 강인쪽으로 시선도 돌리지 않은채 카운터로 곧장 걸어갔다.
“던힐 한갑 주세요.”
가희는 매번 이렇게 담배가 떨어질때마다 편의점에 내려와 사는게 귀찮아서
확! 한보루를 사버릴까 하다가 한다를 생각하고는 그냥 평소하던대로 한갑만 샀다.
그렇게 하고 집에서 나왔는데 여기에다 담배를 한보루채 들고 집에 들어선다면
한다가 그런 자신을 가만둘리 없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다가 왜 자신에게 저렇게 화를내며 잔소리를 해대는지 가희는 묻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을 걱정해서 그런다는 사실을...... .
가희도 지금 자신이 참 한심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정이 무섭다고 아무리 나쁜놈! 찌질이~! 양심없는 대갈장군!! 이라고 욕을 해되도
자신과의 9년이란 긴 세월을 한순간에 던져버린 동거남을 좀처럼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대갈장군과의 함께 보낸 시간들을 그리워하다가 추억에 젖다가 그런
자신의 바보스런 모습에 질책을 가하다가 또 불현 듯 대갈장군의 모습이 떠올라 괴로워했다.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어떻게 그 긴 시간동안 대갈장군 하나만 보며 살아왔는데
어떻게 자신에게 이런 일이 닥쳤는지 이해할려고 무난히 애를 써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고 억울할 따름이었다.
담배한갑의 계산을 치루고 가희는 편의점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향해 로비를 걷다가 가희는 입구쪽 회전문 유리창
너머로 비치는 도로쪽의 고급스런 빨간 외제차에 눈길을 돌렸다.
도대체 저런 비싼차는 어떤 잘난것들이 타고 다니는 거야?
괜히 값이 상당할 것 같은 외제차에 자신의 이런 더러운 기분에
대한 화풀이를 해되며 쳐다보고 있었다.
유심히 쳐다보고 서있자 운전자석 문이 열리더니 한눈에 봐도 무척이나
세련되보이고 럭셔리해보이는 여자가 내려서는 것이 보였다.
여자가 그 고급차의 주인같아 보였다.
흥! 비싼차 꼴에 걸맞게 드럽게 비싸 보이는 여자네!
가뜩이나 배배 꼬여있는 심정을 짓누르며 지켜보고 있으려니
여자가 세워진 차를 돌아 보조석으로 걸어온다.
그리고는 보조석 쪽 문이 열리고 키가 큰 남자가 내려섰다.
가희는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한번 남자를 확인했다.
분명 태규였다.
[다음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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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이 밝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어린이들 아주 신나는 하루가 되겠네요!!!
근데요....
왜 어린이날은 공휴일이면서 성인의 날은 공휴일이 아닐까요??
ㅎㅎ 느닷없는 올챙이 속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또 한넘이 하늘나라를 갔답니다. ㅜㅜ
이제 6마리에서 달랑 3마리만 남았네요.
먹이도 제때주고 물도 잘 갈아주고 있는데 왜 자꾸 떠나는걸까요?
살아있는 생명체를 키우지 못하는 저의 저주는 끝나지 않는걸까요??
아직요 나머지 3마리 뒷다리도 나오지 않았어요!
도대체 언제 개구리 되는거에요!!!
개구리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저의 의지가 차츰 수그러들고 있는
요즘이랍니다.
지금까지 올챙이 계모! 레드한 이었습니다!!! 꾸우벅!! 꾸벅!!
첫댓글 대따 길다 ㅋㅋㅋㅋㅋ;; 왜 저는 이렇게 긴 양의 글을 쓰지 못하는걸까요..?(역량부족 ㄷㄷ)////오늘도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띄엄띄엄 댓글을 올려서 제가 봤을지 안 봤을지 의심하실수도 있는데 제가 댓글 올리는거에 대해서 참으로 귀찮은 짓이라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빨리 빨리 러브러브 진도가 나갔으면 좋겠어요!!♡ 별다른 러브러브 소식이 없자 살짝 허탈한 마음이 드네요..(도대체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건지 원..)
닉넴이 바뀌셔서 첨에 누구신가 했어요!! 길이 길었나요? 두편으로 나눠서 올릴껄 그랬나봐요. 전 주변인들 이야기도 다루기 때문에 러브러브모드가 지연되는것 같아 욕심을 좀 부렸더니 길이 길어졌나보네요. ^^;; 짜릿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넘 허탈해하시지 마시고 끝까지 지켜봐주세요.....^^*
재미있게읽었어요..오~~길어서 좋에요....이런 헤수가 적극적으로 나오지만 역시 태수는 아직도 그첫눈에 반한 여자 못 잊는다고 그자리에서 말을하네요.....하지만 혜수는 그 여자누구인지 눈치로 알아버렸군요....그리고 집에온 한다..그런데 집안이 엉망이거 또 희수는 아주 넊나간 여자처럼 담배만 피고있고 아주 패인처럼 지내고있군요....한다는 저렇게 있는것이 더화가 한마디 해주지만 희수는 듣기만하고 담배사려 나가는데......강인이 그렇게 혜수랑 태규가나는걸보고 강인이 좀 그런가보네요....마지막엔 희수 태규 어느 여자랑 좋은차에 내린걸 본네요....다음편도
가희가 불쌍하군요. 그럴수록 강해져야 하는데요. 한다가 큰 힘이 되어줬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올챙이 생명력 약해요. 물 자주 갈아주고 먹이도 열심히 줘야 합니다. 뒷다리 앞다리 나오고 성장한 모습 봐야 할텐데요. 미물이라도 정성이 필요하답니다, 뭐 하지만 명이 짧은 건 어쩔 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