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계 산
2007년 11월 29일 목요일 날씨 : 산행하기 좋은 온도 & 시계도 괜찮은 오~예!!
파란 선은 2006년 5월 11일에 걸었던 길이다
흔적 :선암사-대각암-비로암-작은굴맥이재-배바위-장군봉-장밭골몬당(장밭골삼거리)-연산사거리-연산봉-송광굴맥이재-송광사(3시간45분) 선암사에서 10분 송광사에서 35분 (총 소요 4시간 30분 식사 휴식 포함)
♣ 심신을 푸근히 감싸 안는 순천의 壯山 조계산 선암사와 송광사라는 두 거찰을 끼고 있는 조계산(884.3m)은 전남 순천시 승주읍과 송광면에 위치하고 있다. 조계산은 비교적 낮은 산으로 산세가 부드럽고 아늑하다. 선암사 둘레에는 월출봉, 장군봉, 깃대봉, 일월석 등이 줄지어 솟아있다. 조계산(884m)을 중심으로 선암사(仙巖寺)·송광사(松廣寺) 등을 포함하며, 1979년 12월 26일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98년 12월에는 사적 및 명승 제8호로 지정되었다. 산세가 수려하고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따뜻하다. 관광의 중심인 송광사는 승보사찰(僧寶寺刹)로 유명하며 가람의 규모도 국내 유수이고, 뛰어난 문화재가 많아 문화재의 보고를 이룬다. 송광사의 개산 당시에는 송광산이라 하였는데 그 후의 개창(開創)과 더불어 조계종(曹溪宗)의 중흥 도장(道場)으로 삼으면서 조계산으로 바뀐 것이다.
정상에서 남해를 바라보는 맛이 그만이다. 좌우의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소장군봉(우측) 연산봉(좌측) 등 조계산 도립공원 전체가 발 아래에 펼쳐진다. 송광사와 선암사의 유명세 탓에 절을 찾는 관광객이 사시사철 끊일새 없을 뿐더러 등산을 목적으로 조계산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조계산 산행은 송광사나 선암사 어느 쪽에서 시작해도 비슷한 시간에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평탄한 길이 많아 가족단위 소풍코스로도 알맞다. 산 동쪽에는 선암사, 서쪽으로는 송광사가 있다. 산속의 깊은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며, 만수봉과 모후산이 송광사 일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선암사 계곡의 맑은 물은 죽학천과 합류하여 이사천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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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껍데기 뚫고 무수히 솟아 오른 창들 빗살같은 저너머 참선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나를 도려내고 수행을 쌓아 부처를 따르는 길 속진을 씻어내는 그 길은 멀기만한가 그 길은 비단 불자만의 길은 아닐진대...
혹 눈빛이 풀리지 않았나 물끄러미 거울을 들여다 봅니다......
남에게 조언을 하다니,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이 글을 쓴 그님이 꼭 나를 짚어 한 말씀인 듯하여 무겁던 눈꺼풀에 긴장이 스며든다 근간 일상은 불평투성이다 작은 일에 감사하다가 금세 그 감사 잊어버리고 나는 이렇게 살고 싶은데... 변덕이 널을 뛴다 변덕의 용수철 밟은만큼 공중으로 튀었다가 꼭 그만큼 무겁게 떨어지며 패대기질인데...
아! 낡은 생각 담고 가는 삶의 여행은 고달프기만하다 내가 나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탓이다 버리고 또, 버리고 무욕으로 가볍게 살아야함을 또 한 번 느끼는 날에 산문을 열었으니...
승선교(昇仙橋) 보물 제400호로 지정된 이 아름다운 아치형의 화강암 다리는 조선 중기의 것이다. 다리의 아치형은 밑 부분을 완전한 반원으로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다리의 중앙에 용머리가 있는 이 다리는 현존하는 고대의 다리 중 가장 정교한 것 중의 하나이다.
승선교 아래로 들어서는 강선루를 잡기 위해 잠시 시간을 놓아준다 그래서 내 걸음은 늘 헐떡거리는 것이다 사서하는 짓이니 나를 말릴 사람은 바로 나인 것을
황량해진 강선루를 지나면 삼인당이란 연못을 만난다
조계산 선암사 공사다~망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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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 주변 공사중이라 어지러워 2006년 5월 그림을 옮겼다
2개의 3층석탑 보물 제 395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2개의 석탑은 극락전 앞에 있으며 서로 규모나 양식이 동일하다. 대략 9세기 경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전형적인 신라의 석탑 양식을 하고 있다. 각층의 지붕석과 몸체는 하나의 돌로 깍은 것이며 지붕석은 4단으로 층이져 있으며 끝이 약간 들려져 올라갔다.
가을 화려함 발버둥치던 그 몸부림으로 얻은 단장 다 쏟아내고 겨울로 가는 뒤안길 초입문은 쓸쓸하다 아직은 절집 마당 귀퉁이마다 넉넉한 햇살로 훈김이 피어오르지만 그래도 이 때쯤은 늘 허허롭다
ㅅ간뒤 에고 이글은 컴도 못따라가네 뒷간을 뒤에 두고 절집을 나간다
선암사 뒤에 두고 마애여래불 바위에 새겨진 길따라 잠시 오르면 대각암이다
둘이 한 몸인 듯 새벽을 깨워 동시에 집을 뛰쳐나왔지만 절마당을 나오면서 길을 나눈다 허리를 꿰어 차고 노닥노닥 가는 길을 찜한 빵과 중년의 외로움을 자처한 그 여인은 대각암을 지나서 비로암을 가슴으로 떠 안으며 장군봉으로 간다
길은 연신 왼쪽이라 손가락질 해대는데 사방을 둘러보니 무서운 고요함 속에 빠져있다 내 기침 소리에 내가 놀라 앞을 보니 코앞에서 가는 길동무 하나 있다 그는 나를 떠나지 않고 언제나 밟힐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며 나를 끌어주었다 오름에서 느리다고 채근하지 않고 시골 동네 삽작같은 고샅에서 까불어대는 짱둥어 걸음이라 탓하지 않는 길동무
비로암이 가까워지며 목마름 씻어주는 물길 하나 샘을 만들고 머리 위 인기척 소리에 눈을 드니 비로암이다 도량을 이유 삼아 길을 막고 따로 내 논 길 자꾸만 왼쪽으로 기울어지는 길로 가란다
평안의 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 속에 나를 던져두니 어느새 너덜을 지나고 문득 눈부신 빛내림 던지는 곳을 더듬어 나무계단 오르면 작은굴목재의 이정목을 만난다
오른쪽 위를 가르키며 0.8km이고 20분 오르면 장군봉이라고 10분쯤 오르니 돌출된 바위덩어리 야윈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배바위다 여느 때 같으면 매어 논 자일 잡고 으샤으쌰~오를텐데 정상이 지척이라 그냥 지나친다
우리를 선암사에 버려두고 내 달리던 선두조가 와 있다 대각암-비로암-배바위를 경유한 내가 당연히 늦은 걸음인데 이 사람들 반대편에서 나타나는 나를 보고 송광사에서 벌써 여기까지 왔느냐고?? 나는 날라다니는 사람이 아니올시다 오름만 보면 발발 기는 굼벵이올시다 ㅋㅋㅋ
진주에서 오셨다는 산님 DSLR로 마구 쏘아댄다
장군봉에서 보는 조망 꽤 괜찮다 주암호와 걸어낸 길이만큼 달아난 선암사, 상사호는 지척이고 순천만을 떠난 남해가 펼쳐진다 아주 환하게 열린 시계는 아니지만 가시거리가 제법 선명하여 남해가 열리는 것 아닌가 한 집 사는 이 가는 길 버린 대가 치곤 제법 쓸만하다
순천만이 햇살 받아 일어서는 곳 그 땅 어디에선가 그님 소리 들리는 듯하다
*순~천까지 와서 내 땅 밟고 가면서 벌교 꼬막 맛이 기가 막힌디- 우째 암 말도 읍씨 간다고 그라요 참말로 징하게 섭해 부러요*
주암호 조금 당겼다
모후산 선명하게 떠오르고 뒤로 흐릿한 무등산 짐짓 모른채 딴전이다 딴전 피는 무등산 반찬 삼아 마음에 점 하나 찍고 장밭골삼거리를 향해 선두조 출발한다
장밭골 가는 걸음 그 길은 여느 시골마을 고샅을 닮아 있다 적당히 엎드린 산죽 기웃거리는 길 삽작을 돌아들면 누구네 사립문이라도 나타날 것 같았다 조계산 그 길들은 이웃집 나들이 길 맹그로 순하다
장밭골삼거리에서 후미조를 기다린다 접치로 가는 길 버리고 연산사거리를 향해 갈 것이다
연산사거리 더러는 쉬운 송광굴목재로 내려가자하고 더러는 힘들더라도 천자암 쌍향수 보고가자하고 더도 덜도 아닌 연산봉으로 올랐다가 하산키로 한다
연산봉 오름 길에 장군봉 아래 불쑥 솟은 배바위를 잡아 당겨본다 배바위 전설은 성경 구약시대 노아의홍수의 이야기 축소판이다
목마름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은 시선으로 적셔간다 내 온 몸으로 갈 수 없는 곳이라도 시선으로는 간다 해종일 걸어도 모자랄 그 길 눈으로는 금세 간다
목마름을 달래려 그 길에 서면 호흡이 가빠올 터이지만 등 토닥여주고 다리가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그리운 대로 놔 두는 것보다 타는 목마름 적시는 것이 내게는 행복이다 내 건강함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산을 사랑함으로...
연산봉에서 마주보는 장군봉이다 황홀한 시간들 다 돌려보내고 황량한 알몸으로 섰지만 가장 진실한 순간이다 가식의 옷을 입지 않고 맨 얼굴로 나타난 이맘때 즈음의 산들은 다 이 모양인 것이다 간절기의 엉성함이 순수함(?)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흡사 나날이 낡아가는 내 모습같다
연산봉이다 조망이 장군봉보다 더 좋다 장군봉에서 이어진 걸음은 O 자 형태로 휘돌아 간다 내장산 추령에서 시작되어 월영봉에서 끝나는 걸음처럼
상사호(좌) 주암호(우) 상사호 위는 선암사지구이다 송광사에서 나오면 차의 길은 주암호를 돌아 나간다 어둑한 주암호가 제법 운치있다 꼬드기지만 이미 해는 지고 건너간 물이다
연산봉에서 나는 왜 이런 그림 앞에만 서면 그대 앞에 선 것처럼 두근거리는 것일까? 아예 모든 일 접어두고 한 없이 빠져드는 시간 속에 나를 버려 두고 싶은 걸까? 낡을대로 낡아 더욱 외로운 몸이된 억새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마지막 남은 삶의 열정을 쏟아내고 산 바라보는 것에 취한 마음도 억새의 열정을 닮아가려는지 떠나는 님들 보내고도 우두커니 저 산만 바라보고 섰다
연산봉에서
연산봉에서 모후산 뒤로 무등산이 숨길 수 없이 선명하다
연산봉에서 호남정맥길이라 누군가가 귓뜸해주었다
연산봉에서
연산봉에서의 미련을 떨쳐내니 눈 앞 가득 천자암산이 막아선다 저 산을 넘으면 천자암이 있고 그 아래 쌍향수가 있다 2006년 5월 그림 가져왔다
천자암 쌍향수
송광사 천자암 뒤뜰에는 쌍향수(雙香樹)라 불리는 곱향나무가 있다. 천연기념물 8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높이 12m에 수령은 800년에 이른다고 한다. 향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을 비롯한 울릉도와 일본에 분포하고 있으며, 강한 향기를 지니고 있어 제사 때 향료로 쓰거나 정원수ㆍ공원수로 많이 심는 나무이다. 송광사에 있는 나무는 두 그루가 쌍으로 나란히 서 있는데, 나무 전체가 엿가락처럼 꼬였고, 가지는 모두 땅을 향한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시대에 보조국사(普照國師)와 담당국사(湛堂國師)가 중국에서 돌아올 때 짚고 온 향나무 지팡이를 이곳에 나란히 꽂은 것이 뿌리가 내리고 가지와 잎이 나면서 자란 것이라 한다. 담당국사는 왕자의 신분으로 보조국사의 제자가 되었는데, 나무의 모습이 한 나무가 다른 나무에 절을 하고 있는 듯하여 예의바른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모습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또한 한 손으로 밀거나 여러 사람이 밀거나 한결같이 움직이며, 나무를 만지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하여 이곳을 찾는 이들 또한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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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암 쌍향수, 2005, 종이에 먹펜, 38*30cm |
송광굴목이재에서 송광사까지 떽떼구르~~ 굴러가는 돌이 되어 한달음에 내려섰다 송광사 뒷태 배추밭에서 선암사에서 헤어진 그 남자 만난다 산허리 밟는 일 힘들어 보리밥에 동동주 마셨단다 인생길이 힘든건지? 산길 오르내림이 힘든건지? 이젠 산아래 그대 있고 산 위에 나홀로 걷게 되는건 아닌지...
능허교와 우화각 뒷태를 담았다
허연 도포자락 휘날리며 난간 위를 날 듯이 걸어가는 스님이 눈에 들어온다 송광사 참 정갈한 절집이다
능허교보다 우화각보다 더 멋들어진 저 남자 폼 좀 보소
반영이 더 마음을 끈다 물그림자는 물의 흔들림에 따라 다소 왜곡이 될 수는 있지만 날카로운 것 다 부드럽게 만드는 곡선으로 흔들리는 것이 마음을 잡는 것이다
자연스런 손각대 이용법을 터득하셨나?
아무데나 들이대기만하면 그림이 되는 송광사
저무는 잉걸불이 만드는 산빛은 불이난 듯하다
문살 하나에도 공력이 묻어난다
배롱나무 옷을 훌훌 털어내리니 어여쁜 알몸이 살며시 드러나 눈길을 끈다
처마 아래 있는 목기가 비사리구시라고 한다
▷비사리구시 : 비사리구는 우선 크기가 보는 이 를 압도한다. 1742년 남원 세전골에 있었던 큰 싸리나무가 쓰러지자 이것을 가공 하여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송광사 대중의 밥을 담아 두었던 것으로 쌀 7가마분(4천명분)의 밥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저기 또 다른 이름의 그리움이 살포시 미소를 띠고 있네
대웅전
송광사 “신선이 노닐던 피안의 언덕” 능허교(凌虛橋)과 우화각(羽化閣) 2006년 봄
2007년 겨울로 가는 시점
내 마음 절집 아름다움에 흔들리듯이 잔잔하게 흔들리고 물 속에 빠진 절집 그림자도 흔들리고
찍사들의 행진
2006년 5월 사진 가져옴
등줄기에 소름을 돋우던 냉기는 어디가고 봄을 쏟아 아래로 쏟아 홀로 남은 열기가 이미 도망가는 봄 뒤에다 여름을 불러낸다
어두워지는 산사를 등에 남기고 돌아 나오는 길은 서럽다
그러나 이른 아침 4시간 달려 와 산사에 안겼으니 넉넉한 산의 품에 안겨 먼데 산릉들까지 마음 한가득 담았으니 마음 푸근한 절집에서 넉넉하게 시간 놓아두었으니 오늘은 어느날 보다 복된 날이라.
비록 맑은 새소리 다 숨은 때였지만 내 마음 속으로 흥얼거리는 콧노래 산도 눈치챘으리라 오랜만의 흡족에 빠진 산딸의 기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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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올매나 좋으셨으면 "오~예!!"라는 표현까지 하셨을꼬? ^^ 천자암 쌍향수 먹펜그림... 누님 작품임꺄? 화~~!! 멋찌네요. 좋은 산행, 흥겨운 음악에 어깨가 들썩 들썩.. 아~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