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아동문학의 형상>
장정희 글, 청동거울
25,000원, 2014.11.21, ISBN 9788957491652, 341쪽
아동문학론
책 소개
『한국 근대아동문학의 형상』은 ‘혹부리 영감’이 ‘일본에서 유입된 설화’라는 기존 설에 의문을 가진 저자가 3편의 연속 논문으로 단일 주제를 집중 탐구한다. 일본의 교과서에 실렸던 삽화가 우리나라 조선어과 교과서인 『조선어독본』에 유입된 배경과 텍스트의 비교(45쪽), 혹부리 영감이 수록된 교과서 및 아동문학 도서의 추적 분석(69쪽), 한국과 일본의 혹부리 영감 설화의 원형적 차이 비교(91쪽) 등은 그 결과물이다.
글쓴이_장정희
저자 장정희는 1968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방정환의 장르 구분 연구」(2009)로 석사, 「방정환 문학 연구」(2013)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아동문학평론』에 단편동화 「열한 그루의 자작나무」(필명 장성유)로 등단하였으며, 대표 저서로 장편환상동화 『마고의 숲 1 2』(2006)가 있다. <방정환문학상>(2008), <율목문학상>(2011)을 수상하고, <芝薰인문저술지원>(2014)을 받았다.
고려대 서울예술대 단국대 서일대 등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하였으며, 『自由文學』『兒童文學評論』 편집장, <제3차 세계아동문학대회> 부집행위원장 겸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차례
제1부 한국 아동문학과 『조선어독본』
일제 강점기 교과서 『조선어독본』에 수록된 단형 서사물의 변화 양상과 그 특징 _ 11
『조선어독본』의 ‘혹부리 영감’ 설화와 근대 아동문학의 영향 관계 고찰 _ 40
「혹부리 영감」譚의 한?일 간의 설화소 비교와 원형 분석 _ 78
제2부 한국 근대아동문학의 형상
1920년대 타고르 시의 수용과 小波 方定煥의 위치 _ 113
方定煥 번역동화의 창작동화로의 이행 연구 _ 141
尹東柱 童詩의 놀이 모티프와 話者의 慾望 _ 165
제3부 백석, 강승한과 북한아동문학
白石의 아동문학 사상에 대한 논고 _ 195
분단 이후 白石 동시론 _ 221
‘유년 화자’와‘ 대상으로서 아동’의 문제
在北 아동문학가 康承翰의 생애와 동시 세계 _ 253
康承翰의 아동 서사문학 연구 _ 299
발굴 장편『 힌구름 피는 언덕』과『 새벽하눌』을 중심으로
출판사 서평
장정희 박사, 『한국 근대아동문학의 형상』 출간
- 우리나라 ‘혹부리’ 설화의 고유성은 “혹 팔기” 모티프 주장 펴-
‘혹부리 영감’이 ‘일본에서 유입된 설화’라는 기존 설에 의문, 재검토
일본의 ‘술 잔치’ 모티프와는 뚜렷한 차이 발견, 3편의 연속 논문으로 집중 탐구
근대 아동문학가 방정환, 윤동주, 백석, 강승한 론도 수록
‘어린이문화진흥회’에서는 22일(월) 6시 출간 기념 저자 강연회도 마련
“혹부리 할아버지 설화는 과연 우리나라 설화였다”, 방정환의 기록에서 힌트 얻어
우리나라 최초의 동화극인 방정환의 「노래 주머니」는 속칭 ‘혹부리 영감’을 소재를 각색해서 쓴 것. 방정환은 이 동화극을 1923년 『어린이』 잡지 창간호에 발표하며 ‘조선 동화극’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동화극은 그 당시 학교와 천도교 소년회 등에서 널리 상연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이 설화가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유입된 설화’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동화극은 일본 설화극? 방정환이 일본의 설화를 각색했다?
단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장정희 박사의 주장. 그는 이번 학술서 『한국 근대아동문학의 형상』에서, 3편의 연속 논문으로 단일 주제를 집중 탐구한다.
일본의 교과서에 실렸던 삽화가 우리나라 조선어과 교과서인 『조선어독본』에 유입된 배경과 텍스트의 비교(45쪽), 혹부리 영감이 수록된 교과서 및 아동문학 도서의 추적 분석(69쪽), 한국과 일본의 혹부리 영감 설화의 원형적 차이 비교(91쪽) 등은 그 결과물.
장정희 박사에 의하면, 이 설화에 대한 내용을 한국 사람으로서 최초로 기록해 둔 사람도 방정환이다. 방정환은 1923년 「새로 개척되는 동화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이 설화를 「혹쟁이」라고 소개하며 “혹쟁이가 도깨비에게 혹을 팔았는데 다음 날 딴 혹쟁이가 또 팔러 갔다가 혹 두 개를 붙여 가지고 오는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 설화가 “조선서 일본으로 간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장정희 박사는 일본의 혹부리 설화는 ‘담보’ 개념과 함께 일본의 합리적 근대적 사고에 의해 정착된 이야기 유형으로, 오히려 한국의 ‘혹부리 영감’은 보다 원형성을 간직한 도깨비 설화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기존의 논의에서는 ‘노래(한국) : 춤(일본)’이라는 노인의 행동으로 두 나라 설화의 차이를 주목해 왔지만, 보다 중요한 차이는 인간과 도깨비와의 관계에서 나타나며, 바로 ‘혹 팔기(한국) : 술 잔치(일본)’에 있다고 밝힌다.
두 나라의 혹부리 설화가 같은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혹 떼기/ 혹 붙이기’라는 이원대립적 구도에 있기 때문이며, 이 같은 구도는 세계 각국에 유포된 모든 설화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내용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한국은 한국 고유의 독자적 화소로 혹부리 할아버지 이야기를 발전시킨 것이며, 일본의 이야기 유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이를 지닌 이야기라는 결론에 이른다.
두 나라의 민족성을 보여주는 현격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와 텍스트의 비교 분석 없이 이 설화를 단지 ‘일본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배척하는 인식은 지양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근대 아동문학가 방정환, 윤동주, 백석, 강승한 론도 수록
먼저, 방정환 론은 방정환이 ‘번역’을 수단으로 취하면서 어떻게 자신의 창작 주체의식을 용해시켜 나갔는지 그 내면화 과정을 분석한다. 한편, 1920년대 들어 가장 먼저 ‘타고르’ 시를 번역한 방정환의 활동에 주목하고, 그의 타고르 번역시 「어머님」을 분석하고, 1연과 5연은 타고르 시가 아닌 방정환 자신의 순수 창작임을 밝힌다.
“어머님, 어머님, 두 분도 없으신 어머님!
어머님은 내 집이고 내 시골이고 내 나라입니다.
누리의 모든 것 모두 다 사라지고,
우주의 만유가 모두 다 없어진대도
어머님만은 끝끝내 안 뺏길 내 어머니입니다.
아아 어머님은 내 시골이고 내 나라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방정환의 창작 부분은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검열을 의식한 채로, ‘타고르 번역시’를 통해 ‘내 나라’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고 국토 회복 의지를 담은 강한 항일 저항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윤동주론은 일제 암흑 수난기에 별처럼 빛났던 윤동주 시인의 동시 세계를 살펴본 것이다. 그의 동시에 투사되어 있는 낙천적 동심 세계를 규명하기 위해 필자는 그의 동시 속에 꿈틀거리는 놀이 모티프에 주목하고 어린 화자의 욕망을 분석한다.
백석론은 백석 아동문학의 기저에 놓여 있는 사상적 측면과 그의 동시 창작의 원리를 고찰한 연구이다. 백석은 북한 체제에서 사회주의자였지만, 도식주의를 정면으로 거부한 예술가이기도 했다. 이 연구는 백석이 분단 이후 ‘대상으로서 아동’에 밀착하며 어떻게 창작 방법상의 변화를 겪는지 그 변화 과정에 천착한 결과물이다.
강승한론은 남북 아동문학사의 공백으로 남아 있는, 한 비극적인 아동문학가의 생애와 그의 작품 세계를 추적해 간 것이다. 필자는 강승한의 해방 전후 문학 텍스트를 일차적으로 조사?정리하고 그의 문학이 지닌 전반적인 특징을 짚어본다.
故 사계 이재철 선생의 권유로 아동문학 연구를 시작, “정규대학 내 아동문학 전담 학과 설치” 주장하기도
고려대학교에서 「방정환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이번에 첫 학술서를 펴내는 장정희 박사는, 故 사계 이재철 선생의 권유로 처음 아동문학 연구를 시작했다. 막상 시작해 보니, 곳곳에 손도 대지 않은 채 연구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신생 분야가 산적해 있는 답답한 현실. 산재한 아동문학 자료를 찾아다니면서 수집?정리하는 데만 하루 종일 걸리기도.
한국 아동문학이 영화화되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출판계에서도 아동문학에서 대한 수요가 일어나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정규 대학에서만 아동문학 전담 학과 설치가 안 되고 있다. 아동문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구 인력을 양성이 무엇보다 필요한 과제. 정규대학 내 ‘아동문학’ 전담 학과의 설치는 동아시아 아동문학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 한국 아동문학이 요청하는 시대적 요구라며 사회 각계의 각성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