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우선 주차제
우공/이문조
어느 날 갑자기
페인트통을 들고 나타난 사람들
간선도로 위에 흰 선을 긋는다
그리고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이란
해괴한 글을 써놓고는 사라진다
주차구역이 무슨 투기대상도 아닌데
외지 투기꾼들이 몰려오지도 않을 텐데
웬 거주자 우선 주차
일찍 퇴근하면 가까운 곳에
좀 늦게 퇴근하면 집에서 먼 곳에 주차
자연스런 질서가 잡혀 있는데
선을 그어 내 구역 네 구역을 만드나
긁어 부스럼이라더니
평화스런 동네에 이상한 제도를 가져와
싸움과 반목을 낳는구나
자기 집 옆에는 자기 차만 대어야
한다고 양동이를 세워 놓는
이기적인 얌체
이젠 돈 몇 푼 걸어 놓고
이기심에 면죄부를 주고 있네
한바탕 비바람이 쓸고 간
간선도로엔
이웃에게 상처 준 심한 욕설과
깨어진 정(情) 조각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다.
첫댓글 특히 주택가에서 많이 일어날 수 있는 분쟁....주차공간 부족,,참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연스레 질서가 유지되는데.....괜한 분란만 일으키죠....주차 공간 확장에나 노력하지.....
서울에 가장 가기싫은 이유중 하나 거주자 우선주차제...도대체 방문하는사람은 대중교통만 타고 오라는건지..아니면 공영주차장을 많이 만들어 놓던지...우공님의 시..멋집니다.
그래요 이해 못하는 제도들이 많아요......
나도 헤르메스님같은 경우를 겪곤합니다...집집마다 선을긋고 주차장도 드물고 주차료가 비싸기는 왜그리 비싼지..언제나 신랄한 글 느끼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