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처일기(23)
마누라 일기
세수하고 스킨 바른다고 있는데 드라이브 갖다달라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스킨뚜껑을 올려놓은채로 얼른 갖다주고 와서
뚜껑 닫는다고 걍두고....
재빨리 드라이브 찾아서 갖다줬드니
십짜 드라이브 가져오란다.
(으이그. 또 시작이다. 진작에 10 소리를 하지)
다시 일짜 드라이브 갖다놓고 십자 드라이브 바꾸어서 갖다줬드니
또 전기 테이프 가져와라. 뭐 가져와라 주문도 많다.
맥가이버 남편 둔것 까지는 좋은데 그 뭐시라나 일본말로
데모도인가 디모도인가 하여간 따라댕기는 조수 노릇이 더 힘들다.
성질이 급해서 빨리 안가져오면 꾸물댄다고 욱박지르고....
에휴. 참 우짜다가 능력이 없어서 이러구러 사는지
한심한 생각이 절로 나온다.
근데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평소에는 잘도 보이다가
개똥도 약에 쓸라믄 없다고 꼭 울남편이 찾으면
어디 박켜있는지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는겨....
그걸 이 밉쌀스런 1번은
"정신은 어디다 올려놓고..."
이렇게 욱박지르니 안그래도 휘황한 인간 더 휘황해질밖에...
진짜 매사 너무 꼼꼼스러버 오장육부가 다 디비질 정도고.
전기고 뭐고 아무것도 손볼줄 모르는 다른집 남편이 부러울 정도다.
차라리 모르면 사람을 부르면 되겠지만
이건 쎄빠지게 조수노릇 해주고 좋은소리 못들어먹고
머리나쁘단 소리 18번으로 들어먹고..흑흑.
그래서 난 울집 1번이 뭘 건드리면 겁이 살살 난다.
지머리나 내 머리나 밥먹고 뭐할때는 그기 그거드만...우이씨.
어느 시인의 말마따나 내가 이러구로 사는것도
더러버서 사는거다.
누가 지 좋아서 사는줄 아나. 어휴.
이것 저것 다하고 나서 입이 뭣같이 나와있으니
손씻고 방으로 들가면서 하는말.
"수고했다'
어휴. 내가 저넘의 수고했단 소리땜시 번번히 속는다니까...
사람 오장육부 싫컨 다 디비놓고선 마지막에 수고했다.
아니면 미안타..이건 진짜 병주고 약주는 꼴 아닌가?
그래도 병주고 약이라도 안주면 어쩔까란 생각에
스스로를 위로 하고 있는데
"쨍그랑"
애구 또 이기 뭔 소리고?
"빨리 와봐라"
쫓아가보니 스킨병뚜껑 올려놓은걸 뚜껑만 들다가 쨍그랑 한거....
에구 임자 만났다. 이침에 나도 성질 좀 내자 싶어 마악
따질려고 하는 찰라 이남자 내보다 1초 더빠르게
"병뚜껑도 왜 제대로 안닫아놓고 이러냐?"
오히려 깬사람이 큰소리 치는겨....
세상에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아니 시방 누가 성질 내야 하는데?"
"누가 성질 내는게 문제야? 뚜껑을 꽉 닫았으면
이런일 없잖아"
"누가 건드리랬어? 걍두지...내 화장품 왜 만지는데?"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고 오뉴월 개구리도 죽을땐
꽥 소리하고 죽는데 나라고 가만 있을까?
오늘 이 인간하고 확 끝장을 내버려?
끝장을 낼때 내드라도 유리 파편은 치우고
끝장을 내야겠지.
그래서 너 오늘 죽었다. 두고 보자란 심정으로
씩씩거리며 유리조각부터 치우고 있는데
"비켜라 비켜. 유리조각에 찔려"
휴지를 갖고 와선 대강 훔치드니 청소기로 싸악
유리를 흡수시켜버린다.
(니도 쪼매 니 잘못은 아는구만....그래 죽는건 심하고
살려는 준다. 두고보자)
여전히 입이 옷걸이 몇개 걸어도 될정도로 튀어나와가지고
눈을 착 내려감고 있었드니....
"영화나 보러가자"
아이구 저 인간 영화한편 5500원으로 사람 메수하려 드는구만.
"안본다. 내가 지금 영하보게 됐나"
"그러지말고 갔다오자. 백화점가서 스킨도 새로사고"
뭐시라~ 스킨을 새로 사준다고?
아이구 그라믄 가야지...히히.
결국 못이기는체 나가서 스킨 1병과 덤으로 주름살
없애야된담서 아이크림하고 영화1편 때리고 왔다.
안그랬슴 진짜 니죽고 나살고 사생결단 낼려고 했는데....히힛.
남편일기.
엔간해선 말이 하고싶어서도 성질 잘 안내는 마누라가
입 꾹 다물고 있으면 이건 좀 심각한거다.
이럴땐 없는 돈이라도 조금 투자를 해야지 안그러면
일상이 재미없고 조상이 시끄럽다.
콘센트가 나가서 이것 저것 손보다가
내가 생각해도 심할 정도로 이것 저것 마지막에는
담배 사달란 심부름까지 시켰는데....
군말없이 척척 주문하는데로 하든 마누라.
내 뭔 말한마디에 심기가 뒤틀렸는지 그때부터
입을 꽉 다물고 말을 않는다.
뭔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보나 안보나 돌대가리 비스무리한 소릴 했겠지.
진짜 돌대가리면 그런소리 안할꺼라는걸 왜 모르는지...
방에 들가서 스킨을 제자리에 놓을려다
뚜껑을 부실하게 닫아 놓은탓에 쨍그랑 깨버렸다.
몸통을 들어야하는데 뚜껑을 들었는 내가 조금
잘못이지만 순간적으로 고함이 나왔다.
별말없이 유리조각을 치우는 마누라.
어슬픈게 꼭 파편에 찔릴거 같아서 비키라고선 내가 치웠다.
휠끗보니 진짜 입이 복숭만하게 나와있다.
아이구 안되겠다 싶어서 쥐약을 놓았다.
영화가자. 스킨 사준다.....
내가 깨트렸으니 스킨은 당연하게 사줘야 하는거고
영화는 내가 보고 싶으니 가지고 한건데
자그마한 미끼에 덮석 물리는 마누라.
순진한건지 어리석은건지....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고 또 유창한 생방송 시작이다.
인제 의무방어전 할게 남았나?
어이구 사는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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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처일기(24)
마누라일기
아는분이 강냉이를 튀겨서 한자루 갖다주길레
한소쿠리 탁자에 놓고 1번하고 맛있게 먹고 있는데...
술 안먹는 울 1번 먹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가만히 보니
잠시도 손이 쉴틈이 없다.
집어먹고 또 먹고....
예로부터 콩자루하고 여자는 옆에 있슴 손이 간다는 말이 있지만
아니 여자인 내한테는 손길한번 안주면서
강냉이에는 왠 손이 그리도 자주 가는지.....
"좀 천천히 먹어요. 내 한번 집는 동안 솥뚜껑같은
손으로 세번째나 짚네"
"왜 아깝냐?"
조금 성질이 나서 강냉이 그릇 치우고 내가 1번옆으로
바싹 붙어 앉았드니
"왜 이리 붙냐? 멀건 대낮에..."
아니 멀건 대낮이라니...
그럼 대낮에 옆에 붙어앉으면 안되는 법이라도 있나?
"대낮이니까 붙어앉지, 밤같으면 미쳤다고
붙어앉나. 옆에 눕지"
"말되네. 강냉이나 이리 줘라. 먹게"
역시 나보다 강냉이에 더 미련을 둔다.
인제 나의 여자로서의 값어친 다 상실했는거 같다.
연애한다면 강냉이보다 내가 우선일건데.
꼴란 강냉이같은거 거들떠나 볼라고....
뭐든 글타.
옛날엔 내가 손톱에 메니큐어만 발라도 펄쩍 뛰든 사람이
인제는 메니큐어를 바르든 참기름을 바르든 예사로 보고
밥 한끼 안먹으면 그리도 신경쓰든 사람이 인제는
한끼아니라 두끼 세끼를 안먹어도
'지 배고프면 먹겠지'
하는 맘인지 거들떠도 안본다.
그게 편하다가도 한번씩 속이 상한다.
간섭도 사랑이라든데...
근데 날이 갈수록 간섭과 구속이 점점 줄어드니
좋으면서도 늙어버린거 같아 맘이 허전한건
또 무슨 심사인지...
사실 울나라에 통행금지 없어진지야 옛날 옛적이지만
울집에서 내 통행금지는 10시다.
하늘이 두쪽나도 10시까진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그걸 내가 조금씩 어기기 시작했다.
10시30분. 11시~
말이사 바른말이지 볼일보러 강남쪽으로 나가서
지우들과 밥먹고 얘기하다보면 시간이 얼마나
후딱 지나가는가?
집에 10시에 들오기위해선 적어도 8시에 출발을 해야하는데
우째 8시에 출발을 하노 말이다.
그때가 젤 재밋는 황금시간인데...히히.
그래서 조금씩 늦었는데 10시만 지나면 어김없이
휴대폰으로 전화가 온다.
"지금 몇시야?"
요렇게 묻든 사람였는데 요샌 상당히 관대해졌다.
아니 관대한건지 관심이 줄었는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
니인생 니가 알아서 기라는건지...
그래 슬쩍 10시 통행금지를 12시로 풀어달라고
배갯머리 송사를 했드니 왈
"10시라고 해야지 12시에라도 오지...12시라고 풀어주면
넌 2시에 올 여자야"
하이고 우째 그리도 내맘을 부처님 손바닥같이
잘 아는지....히히.
근데 그리 잘아는 사람이 강냉이 양재기에 손가지 말고
내한테 손길을 주면 좀 좋나.
비러먹을 내신세가 강냉이보다 못하단말이지?
아휴 젊은 시절이 그리워.
옆에 앉아있어도 거들떠도 안보는 내 나이가 억울해. 흑흑...
남편일기.
담배가 떨어져서 슈퍼에 간다고 스리퍼신고 나오는데
예전같으면 쪼르르 따라 나오는 마누라가 가든 말든
신경도 안쓴다.
관심이 없다는 건가?
아님 늙어가는 증거일까?
담배사고 껍질땅콩이 있길레 1봉을 사서
집에 왔드니 저넘의 마누라 역시 본척도 안하고
컴퓨터에만 정신이 빠져있다.
뭐든 배우고 몰두하는건 좋지만 컴퓨터에 너무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거 같다.
내 인상이 굳었는게 신경쓰였는지
옆으로 와서 앉든 마누라.
손가락을 뱅뱅 돌리드니
"어디 찌르게?"
그리곤 킥킥 거리며 의미심장하게 쳐다본다.
물어나 마나 뻔한거 아닌가.
화를 내고 한소리 할려고 했는데
손가락으로 장난을 치는 바람에 허걱~ 웃고 말았다.
안웃을 재주가 없다.
"웃으면 웃지. 침은 왜 튀노."
"야 그만 좀 웃겨"
결국은 내가 또 졌다.
잔소리 할려든게 혹 붙여서 오히려 잔소리를 들었다.
집의 기강이 이리 무너져도 되는건지...
역시 여자는 나이를 먹으나 안먹으나
요물임에 틀림 없어.
또 저넘의 마누라 기고만장해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고
석달열흘 외치고 다닐꺼다.
어휴~ 내 신세가 왜이리 나약하게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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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처일기(25)-펀글
마누라 일기
자신의 노트북이 고장이라고 투들대든 울집1번. 아니나 다를까? 컴에 앉아있는 날보고 비키란다. 것도 좀 부드럽고 미안스런 음성으로 글카는게 아니라 당연하게 자기물건 내놓어라는듯 "비켜라. 비켜" 그 소릴 듣는순간 왈칵 백조의 비애가 느껴졌다. 내가 백조아닌 직녀(직장에 다니는 여자)였담 그렇게 말하진 않았을꺼고 나역시 당당하게 "아유, 안돼. 내일 가져가야할 서류작성해야해. 요렇게 좀 뻐기면서 말하고 버틸껀데 말이다.
마침 홈페이지 답변을 달고 있어서 "쫌만 참아라" 글켔는데 그걸 못참아주고 얼른 비키라고 의자를 뒤로 휘딱 넘기다가 앞으로 땡기다가 별짓을 다하고 있다. 잘못하다간 팔자에 없는 뇌진탕 걸릴것같고. 더러버서 내 컴퓨터임에도 불구하고 권리도 못 내세우고 비켜줘야할판이다.
남녀평등? 울집에선 웃기는 소리다. 남녀평등하다고 저 1번 뭐라 글카는데 꼬박꼬박 겁없이 말대꾸하다간 우찌될까? 남녀평등이니까 니 잘했다 말할까? 천만만만 콩떡팥떡이다. "시간당 5000원이다." 뭔가 아무래도 억울해서 벼켜주면서 돈이나 벌자싶어 시간당 5000원이라 했드니 이 남자 간도 크게시리. "웃기고 있네, PC 방도 1000원이다" 참 나 그럴때는 디기 똑똑하네. "하이구, 양질의 써비스가 있잖아" 결국 물러나 앉아서 입만 삐쭉거리고 눈이나 꼴실밖에...
막간을 이용하여 시작한게 청소. 룰루랄라 노래 부르면서 청소삼매경에 빠져들다보니 컴생각도 까맣게 잊어먹었는데... 디기 급한거 찾는듯 컴퓨터 당장 안비키면 쥑일듯하든 사람이 슬며시 걍 나온다. 내가 청소기 돌리고 있으니 컴퓨터 비키라 소리하듯 청소기 비키라 하고 자기가 청소해주면 좀 좋을까? "아직 1시간 안됐는데....그래도 기본료는 줘야돼" "야. 이집의 법은 전부 니가 다 만드냐?" "그라믄 누가 만드는데?" 우째된셈인지 우린 둘이가 붙었다하면 쌈이다. 흑흑.
그래서 분위기 쪼매 바꾸어볼라고 "있잖아. 내 홈피에 다이어트 코너 넣었걸랑. 함 볼래여?" 업그레이드한거 자랑도 시킬겸 다이어트 코너 링크시킨걸 자랑했드니 이남자 정떨어지게끔 말하는거라곤.... "남 다이어트 걱정하지말고 니나 다이어트 해라" "뭐시라고? 내가 어때서?" "니는 손닿았다함 살밖에 안만져져" 아이구 문디. 알았다. 니잘났다. 하필 젤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다니... 사실 뭐 내가 뱃살이 좀 쪄서 글치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날보고 날씬하다고 글카는 사람도 있는데... (눈이 정상인지 아닌지는 몰겠다만...)
마누라라고 좀 다둑거려주고 결점을 커버해줄 생각은 씨할라케도 안하고 그저 결점을 확~ 들쳐내기 바쁘다. 생각같으면 점심 저녁 팍 다 굶기고 싶다만 내가 그럴힘있나? 우짜든동 미운넘 떡하나 더 준다는 심정으로 많이 먹여놔야 힘을 쓰지. 히히.
새해만 되면 올해는 정말로 다정하게 지내자고 골백번 노래 브르듯이 글카는데도 이남자는 자기 하는게 젤 다정한걸로 착각아닌 착각을 하고 있으니.. 아무리 봐도 내보다 더 얼팡하고 웃기는 사람인거 같다.
남편일기
영화 한프로 본다고 준비하랬드니 거짓말 조금 보태어서 몇시간을 꾸물거리는 마누라. 호박에 줄그어봐야 그나물에 그밥인데 열심히 동동구리무 찍어바르고 둥그란 원판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성질급한 내가 참는데도 한계가 있지. ""빨리 안할거야? 1분내로 안나오면 알아서 해" 꼭 큰소리로 언성을 높여야 말을 들어먹는 사람이다. 도데체 지금은 뭘하나 싶어 살펴보니 비닐에 콜라랑 뭔가 주섬주섬 줏어넣는다. 아니 이 마누라가 지금 소풍가는줄아나? "그거 두고 안와? 먹어러 극장가냐?" "심야라서 괜찮타. 다들 먹드라" 어휴~ 도데체 언제 철이 들런지.... 지말마따나 철든 그날이 눈감는날이라니 할말이 없다 쪕~
영화관은 주말이라 그런지 손님이 꽤 많았다. 우리처럼 나이든 사람은 없고 대부분 젊은 커플. 그래선지 휠끗 휠끗 우리를 쳐다보는 사람도 있는데 마누라 왈. "내가 당신보다 너무 젊게 보여서 쳐다보는갑다. 역시 눈들은 있어가지고." 졸도해서 뒤집어질뻔했고 안웃을 재간이 없다. 착각은 자유라는데 그래, 못난이 마누라야. 착각이라도 좋으니 오래 오래 살아라. 오래 살아야 내가 이렇게 웃을일도 있지....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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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으~~~~~~~~~~~~~~~~~`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