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지을 때와 쇠를 녹일 때. / 무여 스님
마음 공부는
밥을 짓는 이의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좋은 쌀을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불을 잘 조절해서 끓이면
아주 고슬고슬한 맛 좋은 밥이 됩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밥을 짓는다고 하면서
손에 불길이 닿을까 말까 할 정도로
불을 약하게 때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불을 때면 아무리 해도
밥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불을 너무 많이 때면 밥은 타버리고 맙니다.
물을 많이 넣으면 죽이 되고
물을 적게 넣으면 고두밥이 됩니다.
마음 공부는 이와 같습니다.
마음 공부는 쇠를 녹이는 이의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쇠를 녹일 때는 충분한 불이 있는 용광로에 넣고
적당한 온도를 올리기만 하면 바로 쇠가 녹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쇠를 녹이려고 하면서
숯불로 쇠를 녹이려는 분이 있어요.
숯은 아무리 피워도 쇠를 달굴 수는 있어도
쇠를 녹일 수는 없습니다.
마음 공부는 이와 같습니다.
화두 공부가 될 만큼 노력도 하지 않고
안 된다고 괴로워하기만 하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밥이 될 만큼 충분히 불을 지피지 않고 밥을 하듯이
약하디 약한 숯불로 무쇠를 달구려고 하듯이
그렇게 공부를 하면
몇 년을 하고 몇 십년을 한다 하더라도
바라는 공부는 되지 않습니다.
출처 : 무진장 – 행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