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화심씨가 집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있다. |
“하느님 믿고 살아야죠. 제가 이만큼 사는 것도 다 하느님 덕이라고 생각해요.”
곽화심(63)씨를 처음 만났을 때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곽씨가 색안경을 끼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됐다.
그는 심한 당뇨병을 앓고 있다. 그 합병증으로 왼쪽 눈 시력을 잃었다. 지금은 오른쪽 눈만 조금 보이는 상태다. 6년 전에는 왼쪽 발가락 하나가 썩었고 올해 4월에는 다른 발가락 하나도 썩었다. 그의 왼쪽 다리는 현재 무릎 밑으로 감각이 없는 상태다. 당연히 발가락이 썩는 줄도 몰랐다.
곽씨는 27살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병이 심하진 않았다. 불행의 그림자는 그가 37살 되던 해에 찾아왔다. 그 해 그는 이혼했다. 전남 여수를 떠나 서울로 올라와 안 해본 일이 없다. 살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바빠서 약을 제때 챙겨 먹지 못했다. 그에게 식이요법은 사치였다.
당뇨 합병증으로 8년 전부터 신장에도 이상이 생겼다. 그는 지금 집에서 하루 4번 복막 투석을 한다. 투석은 새벽 4시에 시작해 6시간마다 하고 있다. 투석을 한 번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투석하고 나면 온몸에 기운이 빠진다.
뇌에도 이상이 생겼다. 병원에서 MRI를 찍어보니 뇌가 조금 틀어져 있었다. 자주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이유였다. 곽씨는 “병원에 가려도 해도 걸을 때 술 취한 사람처럼 몸이 흔들린다”고 했다. 그가 두려운 건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곽씨는 지금 장애 2급으로 수급비 31만 원, 방세 22만 원을 지원받는다. 서울 자양동본당에서도 10만 원을 지원받고 있다. 그런데 매달 방세로 24만 원이 나가고 병원비로도 20만 원이 들어간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매달 나오는 전기료와 가스비도 부담이다. 곽씨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을 수 없다. 아이들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과는 연락이 끊겼다. 조카들 도움으로 간신히 버텨나가고 있다.
곽씨가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화장실이 있는 방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그가 이용하는 화장실은 집 밖에 있다. 화장실에 가려면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계단에 난간이 없다. 화장실도 좌변기가 아니다. 그에게 화장실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곽씨는 세례를 앞두고 있다. 주님 부활 대축일에 세례를 받으려고 했지만, 발가락 절단 수술을 하게 되면서 세례를 받지 못했다. 곽씨는 “앞으로 하느님만 의지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임용선 노엘 서울 자양동본당 사회사목분과장
▲ 임용선 분과장 |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분들의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곽화심 자매님의 생활에 희망의 불씨를 밝혀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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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화심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6일부터 2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52)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