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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오봉산(象皇峰, 644m)
언제? : 2011년 6월9일
누구랑? : 해미 오름산악회를 따라서
날씨는? : 운무로 가득찬 조망은 꽝.
코스는? : 대구리 - 심봉 - 상황봉 - 백운봉 - 업진봉 - 숙승봉 - 불목리 청소년 수련원 (10.7km 5시간)
상황봉(해발 644m)을 중심으로 다섯 봉우리가 섬 한가운데 솟아 있기 때문이다.
북쪽으로부터 숙승봉(461m), 업진봉(544m), 백운봉(601m), 상황봉(644m), 심봉(598m) 등 5개의 봉이 일렬로 솟아있는 오봉산 중 가장 높이 솟은 봉이 상황봉이다.
정상에 오르면 환상적인 조망이 산객을 사로잡는다는데.....
동·서·남 삼면으로 아름다운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시계가 좋은 날엔 멀리 한라산까지도 관측된다고....
하지만 이날은 중부지방에 비가오고 남부지방엔 비소식은 없었지만 운무로 가득차서 그 좋다던 조망을 즐길수가 없었다
날씨만 좋았다면 서쪽 내륙쪽의 해남 달마산과 함께 두륜봉, 가련봉, 강진의 덕룡산, 주작산, 월출산.동쪽의 천관산까지도 한눈에 들어왔을텐데.....
완도의 산에는 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난대성 상록활엽수림이 가득해서 등산로를 걷다보면 숲이 얼마나 울창한지 마치 야간등산을 하고 있다고 착각이 들정도로 캄캄한곳도 있었다.
완도에 이렇게 숲이 울창하게 된 것은 신라시대 이래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고 한다.
장보고의 죽음 이후 서기 851년 완도 사람들은 모두 전라북도 김제군으로 강제 이주됐다가 고려 공민왕 때인 1351년에야 다시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무려 500년동안 비워둔 섬이니 숲이 울창해질 수밖에 없었을법 하다.
서산에서 06시에 출발 산행의 들머리인 완도의 대구리에는 11시가 다되서야 도착을 했다
길가에 대구리라고 쓰여 있는 와석이 놓여 있었다. 대구미? 대구리? 이름이 혼돈스러워 자료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고산 윤선도 선생이 제주도로 귀양길에 산세가 수려함을 보고 뱃길을 돌려 가까이 와서 보니 보이는 뫼의 형태가 마치 큰 거북이와 같다 하여 大龜尾(대구미)라 했다가, 글자가 획순이 많고 까다로와 후세에 대구리(大口里)로 개칭하여 부르고 있다고 한다
도로에서 내려서서 상황봉 표지판을 걷다보면 한우를 키우는 대영농장이 나오는데 농장의 바로 위에서 산행길이 시작된다
산행을 시작하기전 진시황님의 구령에따라서 가벼운 몸풀기를 한다
특히 오르막을 앞두고 이렇게 다리의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면 오르막 걷기가 훨씬 수월하다는걸 느낄수가 있다
산행은 들머리인 대구리에서 심봉을 거쳐 주봉인 상황봉.그리고 백운봉.업진봉.숙승봉.불목리 주차장 총연장 10.7km이다
출발 하기전에 단체사진 한장 건지고....
약 30여분 급경사를 오르고나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짙은 운무로 인해 조망은 꽝이지만 능선을 스치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 할수가 없다
지난번 천지산악회 사량도의 산행에는 서령중학교 총동창회가 있어 참석을 못했다는 진시황님이 해미 오름산악회에서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진시황님과 이렇게 세분이 동창이시라고..... 두분의 신발에서부터 모자까지 쌍둥이 같아서 남다른 친구의 우정을 가름해 볼수가 있엇다
적당히 오르고 나면 곳곳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쉴수있는 전망대가 많았지만 조망을 볼수가 없으니 답답했다
그러나 오르막길에 흠뻑젖은 땀을 식힐수 있는 시원한 바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첫번째 봉우리인 심봉까지는 오르막 산행길이 중간중간 쉴수 있는 전망지를 빼놓고는 울창한 난대림 숲속이었다
심봉은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오르는 길마져도 밧줄을 타고 올라가야 할만큼 누구에게나 쉽게 속살을 내어주기가 싫은 모양이다
모두가 겁을 먹고 돌아서 간다는걸 내가 뒤에서 받쳐줄테니 걱정말고 오르자고 해서 밧줄을 타고 오르고나니 그기쁨은 두배~~~~
심봉의 정상에는 원추리가 지천에에 자라고 있었다 원추리가 꽃을 피울쯤 다음달에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렇게 완도의 오봉산이 우리에게 조망을 주지않는건 다음을 기약하라는 자연의 섭리가 아니고 무엇이랴....
세상살이의 이치도 그렇게 마음먹은대로 살아갈수가 없는것처럼 오봉산도 한번에 모든것을 보여주기가 싫음이리라....
심봉에서 상황봉까진 약 500여미터... 약 20여분을 걷노라니 오봉산의 최고봉인 상황봉이 나온다
상황봉 정상석 바로옆에는 봉화대도 있는데 왜구의 침략을 알리는데 쓰였을듯 하다
요즘엔 한반도의 어느산엘 가나 산딸나무의 수줍은듯 피어난 꽃잎이 너무 화려하지도....향기가 너무 진하지도 않은 수수한 모습이 이웃집 갓시집온 새색시 같다
이곳 상황봉에 올라서면 충무사가 있는 고금도. 진달래 군락지인 금당도. 굴곡해수욕장이 있는 생일도. 다시마 주산지인 금일도. 명사십리 바닷길의 신시도. 서편제 영화촬영지인 청산도. 등 수많은 크고작은 섬들이 조망된다는데....
그 중에 남동 방향의 장도는 신라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할 때 그 본진이 위치했던 곳이라 한다.
이곳 상황봉에서 날씨가 좋을때 엎드리면 닿을듯 가깝게 보이는 장좌리 앞 바다에 마치 전복을 엎어놓은 듯 둥글넓적한 섬 장도(일명 장군섬)가 있다.
마을에서 장도까지의 거리는 약 180m 쯤 되고 하루 두 차례씩 썰물 때는 바닥이 드러나 걸어갈 수 있다.
이곳은 통일신라시대의 무장 장보고 장군이 이룩한 청해진의 유적지이다.
장보고 장군은 이곳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소탕하여 삼해의 해상권을 장악, 신라, 일본, 당나라 3국의 해상교역에서 신라가 주도권을 장악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당시의 유적으로 장도에 외성과 내성이 있었다고 전한다.
이곳에서는 당시 화려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와, 토기 등 여러 유적과 유물이 장도를 중심으로 완도의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물이 빠졌을 때는 장도 남쪽 갯벌에서, 원래 청해진을 방비하기 위해 굵은 통나무를 섬 둘레에 박아놓았던 목책의 흔적이 드러난다.
유적으로는 청해진성, 와당편 다수, 토기편, 사당, 법화사지터 등이 있다
그렇게 조망이 끝내준다는 상황봉을 오늘 천지산악회의 4형제가 접수를 했다
그래서 그러한 역사적 배경이 조망되는곳에서 나도 기념샷 한장 박아야만 했다ㅎㅎㅎ
산딸나무의 꽃은 하얀색과 연두색으로 피어나는데 연두색의 꽃잎이 청아님의 수수함과 잘 어울린다
이꽃은 때죽나무의 꽃인데 산딸나무가 꽃을 하늘을 향해 꼳추세워 꽃을 피운다면 이 꽃은 땅을보고 아래를 보고 피어난다
내가 어렸을적엔 이 나무의 열매를 짖찧어서 광목에 싸서 개울의 둠벙위에서 물에 헹구어대면 물고기들이 기절을 해서 물위에 둥둥뜬다
그렇게 해서 고기를 잡았던 기억이 있다
이제 상황봉에서 땀을 충분히 식히고 난뒤 함께한 4형제에게 나는 앞에가서 적당한곳에 자리를 잡고 라면을 끓이고 있을테니 천천히 뒤따라 오라고 이르고는 혼자서 출발을 한다
상황봉에서 백운봉까지는 2.5km 약 1시간이면 도착할수 있을것 같다
오다가 크고 넓적한 적당한 바위위에 올라서 라면을 끓이고 있을때 세분이 도착해서 점심으로 라면과 김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백운봉을 향해 걷는데 하느재에 도착을 해서 기념샷 한장 했다
하느재에서 업진봉쪽으로 다시 오르는데....
올라가는 동백수림의 숲이 마치 동굴처럼 아늑한 그 어떤 느낌이 있어 앞서간 세분을 뒤돌아보게 했다
사시사철 파란잎의 난대류숲속에 떨어진 낙옆은 고즈넉한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고 그 길을 걸어가는 우리 대원들의 뒷모습은 영화속의 한장면처럼 다가오지 않는가?
마치 어느 영화속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듯한 저 그림속의 두사람.....지팡이를 짚은 두사람은 과연 어떤 새로운 세계의 길을 가려하는 메세지일까?....
천국의 세계로 들어가는 메세지를 그려내려 함일까?....
하느재를 조금 올라가면 나무데크로 지어진 3층 전망대가 나오지만 조망을 전혀 볼수가 없으니 무용지물....
기억력이 좋고 지도를 읽어내는데 남다른 소질이 있는 다올님이 무언가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데....
청아님과 란이님의 다정한 자매처럼 오손도손 정답게 애기하며 걷는모습이 참 좋았다
우리가 걷는 완도의 오봉산은 녹음이 짇푸른 여름과 낙옆으로 표현되는 가을.....이렇게 두개의 계절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적당히 땀이 흘러 내릴때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쉴수 있는곳....조망만 있다면야 가슴속 모든 찌꺼기들까지도 씻어질수 있으련만.....
그래도 좋다....비록 조망은 없지만 눅눅한 가슴을 씻어낼수 있는 시원한 바람.....
적당히 미소를 머금은 다올님의 얼굴이 오늘의 행복함과 평화로움을 대변해 주고있지 아니한가?...
이 산속에서 명상을 깨는 저 전화는 또 뭐람....문명의 이기여.....ㅎㅎㅎ
곳곳에 찔레꽃과 산딸나무의 꽃향기를 맡으며 도시의 향기에 찌들렸던 우리의 콧구멍들은 엿치기를 해서 훅 불어댄 구멍처럼 시원스레 뚫렸다
우리가 지나온 능선의 양쪽에서 서로의 운무가 밀어내기를 하듯 기싸움을 하고있다
철이른 원추리는 벌써 고고함을 뽐내고 있고....
하늘을 향해 수줍은듯 피어난 싼딸꽃도 우리들처럼 계절을 즐기고 있다
조망이 없어도 마음속으로 산하를 즐기는 사이 느새 백운봉에 서있었다
백운봉의 정상석이 있는곳은 수많은 벌떼들이 우리들의 침략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런 벌떼들의 세계를 침범하고 싶지가 않아서 우리는 업진봉을 향하여 다시 출발한다
숲속은 이렇게 시작도 안된 여름이지만 벌써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상록수림에서만 느낄수 있는 특권이다
백운봉에서 약 20 분 걸었을까? 업진봉에 도착했다
업진봉 역시도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업진봉 봉우리의 근처에고 나무가 없어 원추리가 바닥을 이루고 있었고 이곳 또한 조망이 좋을듯 하다
남의 산악회에 와서 너무 앞서가도 눈총인지라 우리는 충분히 쉬엄쉬엄 마음껏 즐기며 느긋하게 걸었다
이제 마지망 봉우리인 봉을 향해 가는데 어느 숲속에 들어서니 갑자기 사방이 캄캄해서 까만 밤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숲이 우거졌다는 이야기....
캄캄한 숲속터널을 빠져나오니 시원스럽게 밝아진 임도가 나온다. 불목리가 1km이니 이제 거의 다왔다
우리는 시그널이 많이 붙어있는 길을 잡고 또다시 걷는다
숙승봉에 오를려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짙은 운무로 조망을 즐길수가 없어 그냥 하산을 하며 거대한 암봉인 숙승봉을 잡아봤다
불목리로 하산중에 주차장에 거의 다달아서 내려다본 해신 촬영장. 비교적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다
우리가 하산할 주차장이 보인다
산행시간 널널하게 5시간....
장보고 이름을 딴 팬션도 지어졌고....
하루의 일과가 빈말 투성이인 내가 이글을 읽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앞으론 참말만 하며 좀 진지하게 살아야지....ㅋㅋㅋ
짙은 운무에다 습도가 최고치인 오늘같은 산행길은 특히나 물이 많이 들이켜진다
하산해서 여러 선배님들이 권하는 시원한 막걸리의 맛은 말로는 표현이 불가능할만큼 최고이다...이렇게 산행후에 마셔보지 않은 막걸리맛을 누가 알겠는가?...
해미 오름산악회에서 산행후에 저녁식사까지 준비해준 정성이 너무나 고마웠다
천정에 집을짓고 엄마가 물고올 밥을 기다리는 저 네마리의 새끼 제비들처럼....문득 오늘 우리 천지산악회 4형제들이 무쏘님이 차려준 맛있는 밥상을 받은 기분이었다
2011년 6월11일 청미
첫댓글 운무가 많아서 조망은 없었지만 처음만나는 해미오름산악회 여러분들과 함께 할수있어너무 좋았구요.오랜만에 방가운 진시황님도 뵙고요 ...아기자기하고 약간 스릴잇는 암릉과 숲속길을 트렉킹해보는 시간도 즐거움이 두배 엿답니다....다음에 꼭 다시한번 가고싶은곳으로 기억되네요...
흠...사진을 보니 가보고 싶네요 대장님~담달 원추리 필때쯤 번개라두 해서 가보는건 워떠실런지??ㅎㅎ;
너무 멀어서....자가용 가지고 가면 좀 덜 무료할려나?....
동백수림이 시크릿 가든같아요 그속을 걸어가는 님들에게서 환상의 세계를 거니는 느낌까지...
즐거운 산행하심 축하드려요^^
다들 아름다운 산행하고 온것 같습니다.드립니다^^세세한 설명과 의미를 부여해 주시는 대장님께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에 그져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진 한장마다